북한 당국이 최근들어 나라 안팎의 체제정비 작업을 부쩍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됩니다. 일부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구도 작업을 위한 기강확립 의도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데요. 김영권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 북한의 위 아래 국경과 주민생활이 모두 얼어붙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요. 어떤 얘깁니까?

답: 네, 남쪽으로는 한국과의 관계가 경색돼 있고, 북쪽으로는 중국과의 변경무역이 얼어붙고 있다는 얘깁니다. 게다가 북한 정부가 주민들의 생존을 지탱하던 장마당을 이른바 '10일제 농민시장' 과 '국영상점'으로 대체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한 내 분위기는 더욱 경직되고 있다고 대북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로이터' 통신은 최근 탈북인권 운동가들의 말을 인용해 북한 당국이 도강자 처벌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대북 소식통들은 북한 당국이 뭔가 총체적으로 정리, 차단 작업을 벌이는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말합니다.

: 올해 북-중 간 교역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이란 중국 당국의 통계도 있었는데, 변경무역이 얼어붙고 있다는 얘기는 뭡니까?

답: 북-중 간 무역은 정부 대 정부, 북한 정부 대 중국 민간기업과 상인, 그리고 변경에서 밀수 위주로 이뤄지는 민간 대 민간 등 세 부분으로 이뤄집니다. 이 중 정부 간 교역은 과거보다 늘었지만 변경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나머지 두 교역 형태는 크게 감소하고 있다는 게 현지 소식통들의 공통된 지적입니다.

: 북한 당국이 최근 라진.선봉 경제특구에 진출한 중국 기업인들에게 철수를 요구했다는 보도도 있었는데, 같은 맥락으로 들리는군요.

답: 그렇습니다.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이 라선 특구에서 활동해 온 복수의 중국인 사업가들에게 확인한 결과 많은 기업들이 철수 요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CT1: " 전체적으로 그런 흐름은 사실입니다. 장사나 무역하는 사람들 만나면 다 그 얘기죠. 초청장 그 문제 때문에 모두 신경 쓰고 어떤 회사에서는 절반씩 잘리고 어떤 회사는 몇 명씩 잘리고 그렇죠."

라선 특구에는 현재 1백50~2백개 외국 기업과 북-중 합자회사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 중 실적이 나쁘거나 북한 당국에 큰 도움이 안 되는 기업들이 계속 퇴출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요즘 전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 각국이 외부 투자 유치에 진력하고 있는데 북한 당국은 오히려 자국에 투자한 기업을 내쫓는 상황이군요?

답: 그렇습니다. 북한경제 전문가인 한국 기은경제연구소의 조봉현 연구위원은 15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정부가 체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외국 기업들을 모두 내쫓는 추세라고 말했습니다.

ACT2: " 외자를 들여오더라도 북한의 체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다 아웃시키는 것으로 작업을 하고 있어요. 라진,선봉도 마찬가지구. 뭔가 체제 목적으로 들어왔거나 체제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들은 북한에서 다 퇴출시키고 있거든요."

조 연구위원은 북한 당국이 실질적으로 성과를 내고 개발 계획에 도움이 되는 일부 외국 기업 이외에는 연말까지 대부분 퇴출시킬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 퇴출된 외국 기업들의 빈 자리가 적지 않을 텐데 북한 정부가 이를 어떻게 메울 것으로 보입니까?

답: 앞서 말씀드렸듯이 정부 간 교역과 투자 확대를 통해 새로운 활로를 찾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일성대학 경제학 교수 출신인 한국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조명철 통일국제협력팀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ACT3: "개인들이 들어오면 정보가 들어가고, 부패가 들어가고, 문화가 들어가고, 심지어는 당국과 결탁된 정보 행위도 하고, 이렇게 생각한단 말이에요. 사실은 북한 정부가 가장 안정적인 북-중 교역을 하려면 정부 대 정부 간 경협이 제일 유리하고 안정적이라고 생각을 한단 말이죠."

북한 정부의 이런 의도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는데요. 류사오밍 북한주재 중국대사가 지난 9월 라선 시를 방문해 상호이익과 지원을 강조했고, 10월에는 라진과 러시아 하싼을 잇는 철도와 러시아가 지원하는 라진항 재건 착공식이 진행되는 등 북-중, 북-러 간 정부 대 정부 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 개인이나 민간기업 유치는 체제 유지에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북한 정부가 정부 간 교류를 선호한다는 얘기군요.

답: 그렇습니다. 조명철 팀장은 특히 북한 내 강경파를 중심으로 지난 수 년 간 개방을 통해 얻은 게 없다는 회의론이 강하게 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ACT4: "외부에서는 아직도 대단히 불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 그 사람들(북한 당국자들) 입장에서는 대단히 많이 열었다고 생각한단 말이에요. 그런데 열은 결과가 뭐냐. 이 시점에서. 북한 경제는 여전히 어렵고 조금도 나아진 게 없다고 북한 당국자들은 생각하고 있죠."

북한 당국자들은 개성과 금강산을 열고, 라선 특구를 통한 경제발전을 시도했지만 오히려 내부질서가 흔들리고 여론이 악화되는 등 부정적 영향이 더 크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입니다.

: 그런데 일부에서는 북한 정부의 이런 강경 기류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따른 후계구도와 관련이 있다는 관측을 하고 있다구요. 어떤 얘깁니까?

답: 네, 북한 정부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이 그리 좋지 않은 것으로 듣고 있다며,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이 김 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을 지원하면서 체제안정 기반을 다지기 위해서 강경책을 구사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조명철 팀장도 북한 정부가 강경책을 구사하는 배경의 하나로 후계구도를 간과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후계구도로 갈 때는 북한이 엄청난 기강확립, 전사회적인 운동이 벌어진단 말이에요. 김일성에서 김정일로 넘어갈 단계에도 전사회적인 기강확립, 소위 사회적인 엄청난 규율을 확립하는 통제가 이뤄지지 않았어요? 지금도 그런 상황일 수 있죠."

일부 소식통들은 북한 정부의 내년 신년 공동사설에 체제 강화를 통해 북한주민들에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내용이 담길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