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경색과 북한 당국의 `12.1 조치'로 금강산과 개성 관광이 모두 중단되면서 이 사업을 벌여 온 한국의 현대아산이 존폐의 기로에 섰습니다. 대북 경제협력 사업의 첨병 역할을 했던 현대아산은 경영난을 이기지 못해 한국 정부에 지원을 호소하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뾰족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금강산 관광이 한국 관광객 피살 사건으로 중단된 데 이어 개성관광마저 북한 당국의 12.1 조치로 멈춰서면서 이 사업들을 펴 왔던 현대아산이 존폐의 위기에 몰렸습니다.

지난 7월11일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경영 위기가 촉발된 현대아산은 지난 달 28일 개성관광마저 중단되면서 빈사 상태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현대아산 관계자에 따르면 회사 측은 당초 금강산 사태가 올해를 넘기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 아래 비상경영계획을 짜놓았는데 개성관광마저 중단되면서 내년도 경영계획 조차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 금강산에는 북측이 남측 체류 인원을 대폭 줄이라는 통보에 따라 지난 4일부터 현대아산 필수 인력이 기존 25 명에서 22 명으로 줄었습니다.

개성관광도 북한의 중단 통보로 관광조장 24 명 등 관련 인력을 철수시켰으며 개성공단에 나가 있던 직원 50 여명도 본사로 돌아와 현지엔 40 명만 남아있습니다.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현대아산은 금강산 인력을 포함한 고성사무소 인원 일부를 개성관광에 배치해 인력 운용의 효율화를 꾀했으나 개성마저 막힘에 따라 이들 인력을 대거 재택근무로 돌려야 할 상황입니다.

본사 직원들은 이미 돌아가며 열흘씩 재택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현대아산 관계자입니다.

"7월 이후에 금강산 관광이 중단됐고, 그리고 이번 달부터 개성관광도 중단됐고요. 개성공단은 많이 축소되어서 지금 운영이 상당히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래서 지금 직원들은 돌아가면서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상황이고, 임직원들의 급여도 일부 삭감되는 조치를 했는데도, 사태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지금 내부적으로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현대아산은 지난 4일 한국의 통일부에 남북관계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한 정부의 획기적인 조처를 촉구하면서 위기 극복을 위한 긴급 재정지원을 요청했습니다.

현대아산 측은 올해 금강산과 개성관광 중단으로 매출은 지난 해의 3분의2 수준인 2천여억원에 그친데다 피해액이 8백65억원에 달하고 협력업체에서도 2백10억원의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별다른 구제책을 내놓지 못한 채 안타깝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입니다.

"정부는 금강산 관광에 이어서 개성관광까지 중단된 상황에 대해서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이 과정에서 현대아산이나 협력업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이와 관련해 동국대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는 현대아산의 피해에 대해 북한 당국이 책임이 있지만 남북관계의 당사자인 한국 정부도 일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북한이 금강산 관광 중단의 빌미를 제공한 건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북한에도 배상책임을 져야 하는 게 존재합니다만 남북관계의 특성, 특수성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그리고 금강산 관광은 우리 정부가 일단 중단시켰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우리 정부가 그 손실분을 부담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