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20일로 임기가 끝나는 부시 행정부에서 마지막 6자회담으로 관측됐던 6자회담이 성과 없이 끝나면서, 앞으로 남은 임기 중 부시 행정부의 북 핵 대응과 차기 정부에서의 협상 전망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김근삼 기자와 함께 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 6자회담에서 결국 검증 의정서 마련에 실패했는데요. 미국 내에서는 이번 6자회담에 대해 어떤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까?

답: 네. 이번 6자회담을 앞두고 부시 행정부는 검증 합의를 마무리 짓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난 번 핵 신고 때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입장을 일부 고려하는 선에서 검증의정서가 마련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미국과 북한이 '시료 채취' 문제 등에서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는데요.

회담에서 기대했던 합의가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북 핵과 관련해 심각한 위기 상황을 야기하지 않은 채 다음 정부로 이어질 수 있는 협의의 틀을 유지했다는 점은 성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국장을 지낸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의 말을 들어보시죠.

차 교수는 "대화가 단절되고 북 핵 위기 상황이 발생하거나, 반대로 부시 행정부가 시료 채취 문제를 양보해서 서둘러 합의를 이루는 것 모두 오바마 행정부 입장에서는 어려운 상황을 안게 되는 것"이라면서 "다음 정부에서 이어갈 수 있는 협의의 틀을 유지했다는 점이 성과"라고 말했습니다.

문: 이번에 검증 합의에는 실패했지만, 6자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협의의 틀을 계속 이어간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평가군요.

답: 그렇습니다. 또 미국 국무부는 시료 채취 등 검증 관련 문제가 미-북 양자 간 문제가 아니라 6자회담 당사국 모두의 문제로 부각된 점도 성과로 평가했는데요. 션 맥코맥 대변인의 말을 들어보시죠.

맥코맥 대변인은 11일 정례브리핑에서 시료 채취가 포함된 검증 초안을 중국이 작성했고, 러시아도 북한에 시료 채취의 정당성을 설명했던 점 등을 강조하면서, "검증 문제는 그동안 종종 미-북 간 문제로 비쳐졌지만, 북한과 6자회담 나머지 당사국 5개국 간의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문: 부시 대통령의 임기가 앞으로 40일 정도 남았는데요, 이제는 추가적인 6자회담이나 극적인 진전은 기대하기 어렵게 된 게 아닌가요?

답: 미국 국무부는 부시 행정부의 남은 임기 동안 추가 회담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로 일부 전문가들은 부시 행정부가 검증의정서를 채택하기 위해 한 번 더 유연한 태도를 보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미 의회 산하 의회조사국의 래리 닉쉬 박사는 "부시 행정부가 임기 내 검증 합의를 위해 한 차례 더 양보할 수도 있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미국 정부는 검증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미국 측 의무사항인 에너지 지원 중단을 검토하는 등 시료 채취와 관련해 강경한 입장을 밝히고 있구요, 또 지적하신대로 부시 대통령의 임기가 40일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추가적으로 중대한 진전은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입니다.

문: 이번에 검증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핵심적인 이유 중 하나는 북한의 시료 채취 거부인데요. 북한이 이렇게 시료 채취를 거부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답: 네.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텐데요. 우선 시료 채취를 하게 되면 북한의 핵 개발에 관한 정보를 매우 정확하게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입니다. 따라서 핵을 가장 중대한 협상카드로 삼고 있는 북한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정보가 상세하게 노출될 시료 채취를 허용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의회조사국 래리 닉쉬 박사의 말을 들어보시죠.

닉쉬 박사는 "북한은 지난 1990년대 초 자신들이 신고한 내용과 국제원자력기구 IAEA가 시료 채취를 통해 분석한 결과에 큰 차이가 나면서 결국 핵 위기가 야기됐던 경험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부에서는 북한이 오바마 행정부와의 협상카드로 사용하기 위해, 검증 합의를 미루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문: 북한이 오바마 행정부에서 보다 유리한 협상을 위해서 시간을 끌고 있다는 말인데. 오바마 행정부에서의 미-북 간 협상 전망은 어떻습니까?

답: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는 한 때 발언을 통해 미-북 간 정상회담 가능성을 열어놓았고, 임기 초에 특사를 파견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하지만 협상 내용 면에서는 북한 입장에서 부시 행정부 때에 비해 결코 유리하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빅터 차 교수의 말을 들어보시죠.

차 교수는 "미국 외교에서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특정한 현안에 대해 더욱 유연한 태도를 보인 적은 별로 없다"면서 "북한이 오바마 행정부 초기에 더 나은 협상을 기대한다면 오산"이라고 말했습니다. 닉쉬 박사도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서자마자 곧바로 북 핵 문제에서 큰 양보를 하기는 어렵다"면서 "그런 면에서는 북한 입장에서는 현 부시 행정부가 오히려 더 나은 협상 상대"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