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 합동군사령부가 최근 보고서에서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명시한 데 이어 미국 국방장관이 이례적으로 북한의 핵무기 제조 사실을 언론 기고를 통해 밝혀 주목됩니다. 한국 정부는 미국이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사실상 인정하려는 움직임이 아니냐는 일부의 해석을 경계하면서, 북한은 영원히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최근 외교전문지인 `포린 어페어즈' 2009년 1.2월 최신호에 실은 기고문을 통해 "북한은 여러 개의 핵폭탄을 제조했고, 이란은 핵 클럽 가입을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지난 2006년10월 핵실험을 실시한 뒤 그동안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는 추정은 여러 차례 제기됐지만 미국의 국방장관이 직접 북한의 핵무기 제조를 기정사실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게이츠 장관의 언급은 미 국방부 산하 합동군사령부가 최근 보고서에서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명기한 사실이 알려진 뒤 미국 정부가 이 보고서 내용을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해명한 직후 또 다시 불거진 것이어서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와 관련해 미국의 새 행정부가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사실상 인정하려는 움직임이 아니냐는 해석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데 대해 경계심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한국의 이상희 국방부 장관은 11일 언론사 부장단 초청 정책설명회를 갖고 "북한은 영원히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장관은 "핵확산금지조약 NPT 체제 출범 당시의 핵 보유국에 한해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하고 있을 뿐"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문태영 외교통상부 대변인도 11일 기자설명회를 통해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 한국 정부에 전달된 미국의 공식 입장임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미 합동군사령부는12월 10일자 군사령부 홈페이지에 성명문을 게재했습니다. 이 보고서의 북한 관련 내용이 미국의 공식 입장이 아니고, 미국의 공식 입장은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그런 내용입니다. 그 내용을 이미 주미 한국대사관을 통해서 한국 측에 전달했다고 되어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특히 북한 당국이 미국 합동군사령부의 보고서와 게이츠 국방장관의 언론 기고문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활용하려 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황의돈 국방정보본부장은 "북한이 선전매체를 통해 미국이 핵 보유국으로 인정했다고 발빠르게 다각적인 공세를 펼침으로써 핵 보유국으로 공인 받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점으로 미뤄 앞으로도 이를 최대한 활용하고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미국의 합동군사령부 보고서 내용이 알려진 직후 미국 정부가 자국을 핵무기 보유국으로 발표했다고 이례적으로 신속히 보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