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북 핵 6자회담 참가국들은 당초 예정했던 회담 시한인 10일에도 검증의정서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는 데 실패했습니다. 이에 따라 참가국들은 일정을 하루 연장해 11일에도 의견 절충을 계속할 예정이지만, 회담장 주변에서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근삼 기자가 자세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북 핵 6자회담 사흘째 회담에서도, 북 핵 검증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남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6자회담 참가국 대표들은 10일 검증의정서 마련을 위한 양자와 다자 회의를 잇따라 열었지만 끝내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습니다.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회담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검증과 관련해 아무런 진전도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북한을 제외한 나머지 5개국 사이에서는 의견 일치가 이뤄졌다"면서 "하지만 북한은 중국이 제시한 의정서 초안을 논의의 기본으로 삼는 것 조차 원치 않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이어 러시아 측 대표의 말을 빌어, 북 핵 검증 방안은 비정상적이거나 불합리한 요구가 아니며 단순히 국제적인 기준을 적용하자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측 수석대표인 김숙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검증의정서와 관련해 진전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김 본부장은 "시료 채취 등 과학적 절차가 반드시, 명확하게 들어가야 한다는 점을 밝혔지만 북한이 미국의 적대시 정책과 주권 문제를 언급하며 시료 채취 수용을 거부했다"고 말했습니다. 김 본부장은 이어 "중국이 검증의정서 수정안을 만들 여건도 되지 않는다"면서 이번 회담에서 검증의정서 합의가 어려워졌음을 내비쳤습니다.

특히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힐 차관보가 베이징 시간으로 11일 오후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어서, 11일 오전에 추가 회담이 열리더라도 극적인 합의는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미국은 북한이 당초 미-북 간 양자회담에서 검증의 과학적 방법에 시료 채취가 포함된다는 데 합의했으며, 6자회담 검증 의정서에 이를 명문화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시료 채취에 합의한 적이 없으며, 시료 채취는 주권침해 행위로 절대 허용할 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 국무부의 션 맥코맥 대변인은 10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계속 검증과 관련한 합의를 거부할 경우 테러지원국 지정 원상복구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맥코맥 대변인은 "현 상황에서 테러지원국 지정 원상복구를 검토하고 있냐"는 질문에 "언제든지 원상복구 할 수 있다"면서 "이는 북한의 행동에 달린 문제"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