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회생 위해 양보한 미국 자동차 노조 & 급증하는 주정부 재정적자

(문) 현재 미국의 자동차 회사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의회에 구제금융을 요청하는 등 회사를 살리기 위해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요? 이런 와중에 지난 주에 미국자동차노조가 자동차회사들이 정부의 지원을 얻는 것을 돕기 위해서 자신들이 누리고 있던 각종 혜택들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했죠?

(답) 그렇습니다. 미국자동차노조, 영어론 UAW라고도 하는데요, 이 UAW는 최근 기자회견을 갖고, 고용보장을 양보하는 한편, 노조의 퇴직자 건강보험 기금에 대한 회사 자금 지원을 미루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노조는 특히 그동안 논란이 되어 왔던 해고된 노조원에게도 연봉의 95%까지 지급하도록 되어 있는 '일자리 은행', 영어론 '잡 뱅크' 제도의 변경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문) 그동안 이 자동차노조는 자동차회사들을 어려움에 빠지도록 만든 한 원인이라는 비난을 받아왔죠?

(답) 네, 그동안 미국 자동차회사들이 몰락한 이유에 대해서는 많은 말들이 있었습니다. 이중에서 특히 소비자의 요구를 무시한 차종을 고집하고 품질 향상을 게을리한 것이 이들 자동차회사들의 몰락한 주된 원인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데요, 이와 더불어 그동안 무리한 임금인상과 복지혜택을 고집한 자동차노조도 그 책임을 나눠져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문) 그런데 미국의 자동차회사들은 종업원들이 퇴직을 해도 평생 의료비와 연금을 지급하는 제도가 있었다면서요?

(답) 네, 이런 제도는 지난 1950년대 노사협약으로 등장한 제도입니다. 이런 제도는 영어로는 LEGACY COST, 한국 말로는 유산비용이라고 하는데요, 이 제도로 GM같은 경우는 지난 2006년에 종업원의 의료비로만 지출한 돈이 48억 달러였다고 합니다. 자동차 매 1대 가격에서 1500달러가 의료비로 지출된 셈이라고 하는군요. 그리고 이 GM의 종업원 수가 약 8만명인데, 연금과 의료비를 타가는 사람이 근로자와 그 가족을 포함해 현재 모두 43만명이라고 합니다. GM을 퇴직한 후에 무려 47년째 계속 연금과 의료비를 타가는 사람도 있다는 군요. 이런 점들이 비판의 화살이 되고 있는거죠.

(문) 이런 유산비용 외에도 아까 언급했던 ' 일자리 은행' 제도도 여론의 도마에 오르고 있죠?

(답) 그렇습니다. 이 제도는 10년여 전에 체결된 단체협약입니다. 해고된 종업원에게도 평소 급여의 95%까지 지급하는 제도죠. 이렇게 해고됐음에도 불구하고 돈을 받는 사람들은 회사에 출근도 한다는데요, 회사에 나와서 일은 하지 않고 신문을 보거나, 회사 주변 청소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네요.

(문) 지금은 이렇게 세력이 크게 약화됐지만, 이 자동차노조는 과거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었죠?

(답) 그렇습니다. 지난 1935년에 만들어진 UAW는 미국 노동운동사에 있어서 하나의 전설입니다. 1946년에 GM이 노조의 1% 임금 인상 요구를 거부하자 무려 113일 간의 파업을 한 바 있었구요, 1970년에는 67일 간 파업을 통해서 연금 관련 협약을 체결한 바 있지요. 이 UAW의 조합원 수가 최고에 이르렀던 때는 1979년입니다. 이때 조합원 수가 150만 명이었는데요, 현재는 이 수가 작년 말 기준으로 465,000명이라고 합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까, 1990년대 까지만 해도 조합원들의 요구사항을 얻기 위해서 몇 달씩 계속되는 파업도 마다하지 않고 강경하게 나갔던 UAW가 회사가 파산위기에 몰리니까 각종 혜택을 축소하고 조기 퇴직안에 합의해 주는 등 유연한 자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문) 이번에 자동차회사들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가 단지 노동자들 탓만은 아니겠지요. 이제 노동자들까지 나서서 회사를 도와줄 것을 호소하고 있는데요, 행정부를 비롯한 의회가 어떤 선택을 내릴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BRIDGE

(문) 김정우 기자, 다음 소식 들어볼까요?

(답) 현재 미국 금융위기의 여파로 재정적자가 산더미처럼 늘어난 가운데, 미국 내 각 주 정부들이 연방정부를 향해서 앞다퉈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문)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캘리포니아주죠?

(답) 그렇습니다. 캘리포니아주, 지난 달 끝난 주 임시회기에서 재정적자를 해결할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자, 아놀드 슈와제네거 주지사가 결국엔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캘리포니아주의 재정적자는 현재 112억 달러에 이릅니다. 전문가들의 예상에 다르면 이 추세가 이어질 경우, 캘리포니아주의 재정적자는 2010년에는 280억 달러 까지 불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 이런 적자사태는 비단 캘리포니아주뿐만의 상황은 아니죠?

(답) 네, 일리노이주 역시 40억 달러의 적자를 보고 있고요, 조지아주의 애틀란타시 같은 경우는 6천만 달러의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서 5일 간 시청업무를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50개주 의회의 입법활동에 대한 연구를 담당하는 '주입법부 전국회의', NCLS가 발표한 보고서는 2009년에는 모두 12개의 주정부가 평균 10억 달러가 넘는 재정적자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문) 그동안 고유가로 재정적자를 피해 갈 수 있었던 주들도 서서히 재정수지가 악화되고 있다면서요?

(답) 그렇습니다. 고유가로 비교적 호황을 누렸던 텍사스주와 알라스카주도 이제, 재정적자에서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합니다. NCLS는 주정부의 재정적자의 총계가 400억 달러 이하일 때는 그럭저럭 통제가 가능하지만, 현재와 같이 적자 총액이 940억 달러에 달한 상황에서는 18개월에서 24개월 안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문) 재정적자가 많이 늘어나고 이 적자를 메울 채권 판매가 여의치 않자, 주정부들 연방정부에 도움을 요청하고 나섰죠?

(답) 그렇습니다. 이미 전미주지사협회는 자신들의 모임에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를 초청한 바 있고요, 연방의원들에 대한 설득 작업에 착수해서, 연방정부의 지원을 끌어내기 위한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전미주지사협회는 각 주의 경기부양을 위해서 필요한 예산을 1천 260억 달러로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오바마 당선인이 제안한 주정부 재정 지원 기금의 규모는 500억 달러 규모입니다. 사회기반시설 투자에 250억 달러, 그리고 재정적자 해소에 250억 달러를 지원해 지방정부를 돕겠다는 계획이죠. 하지만 오바마 당선자의 이런 계획도 의회의 승인이 필요한 상태기 때문에 각 주정부가 재정지원을 얻기 위해서 가야 할 길은 아직도 많이 남아있는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