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마의 정치범 문제 해결을 위해 전직 세계 지도자들이 나섰습니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등 전직 대통령과 총리 등 1백여 명의 전세계 지도자들은 최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낸 공개서한을 통해, 버마의 정치범 석방 문제를 조속히 해결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연철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이연철 기자,먼저 전직 세계지도자들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낸 서한 내용부터 소개해 주시죠?

이= 네, 키엘 본데빅 전 노르웨이 총리의 주도로 작성된 전직 세계 지도자들의 서한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버마를 방문해 정치범 석방 문제를 조속히 마무리 지을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서한은 버마 군사정부가 올해 말까지 모든 정치범들을 석방해야 하며, 만일 버마 군정이 유엔의 석방 요구를 계속 거부한다면 반 총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추가로 구체적인 조치를 실행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서한은 또 반 총장의 버마 방문은 버마 군사정권이 유엔 안보리를 비롯한 국제사회가 요구하고 있는 변화를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는지를 전세계에 알려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서한에는 지미 카터와 조지 H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마가렛 대처와 존 메이저, 토니 블레어 등 전 영국 총리,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등 전직 대통령과 총리 1백12명이 서명했습니다.

진행자 = 전직 세계 지도자들이 이처럼 대규모로 나서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인 것 같은데요, 그만큼 버마 정치범 사정이 악화되고 있다는 말인가요?

이=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전직 세계 지도자들은 이번 서한에서 지난 해 6월 이후 수많은 정치인들이 수감되면서, 현재 버마의 정치범 수는 1천2백 명에서 2천1백 명으로 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국제 인권단체들의 집계도 비슷한데요, 태국 방콕에 본부를 둔 '정치범 지원협회 (AAPP)'와 미국에서 활동하는 '버마를 위한 미국 캠페인(USCB)'등 인권단체들도 지난 10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 해 6월 버마의 정치범 수가 1천1백92명이었지만 지금은 78% 늘어난 2천1백 32명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처럼 정치범 숫자가 급격히 증가한 것 뿐만 아니라 정치범들에 대한 처우도 더욱 악화되고 있습니다. 버마 군사정부의 특별법정은 지난 달 비공개 재판을 통해 야당과 반체제 인사, 소수민족 활동가 등 80여 명에게 징역 4년에서 65년의 터무니 없는 중형을 선고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았습니다. 아울러 최근에는 버마 군사정부가 정치범들을 오지의 교도소에 분산 수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 버마 군사정부가 최근 들어 이처럼 정치범들을 더욱 탄압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이= 네,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워치'는 버마 군사정부가 2010년 실시되는 총선거에서 재집권을 노리고 야당과 민주인사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버마 군정은 자체적으로 마련한 '민주화를 위한 7단계 로드맵'에 따라 올해 5월에 국민투표를 통과한 새 헌법을 토대로 2010년에 총선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새 헌법은 상원과 하원 의석의 25%를 군부에 할당하도록 명시해 사실상 군정체제를 굳히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영국인과 결혼하고 두 아들이 영국 국적인 아웅산 수치 여사는 대통령 선거와 총선 출마 자격이 박탈된 것으로 확인돼 국내외의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진행자 = 이런 가운데, 버마 내부에서는 반체제 세력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죠?

이= 네, 버마 정부 당국은 지난 해 8월 전국적으로 확산된 민주화 시위를 유혈진압한 이후 반정부 단체들이 대부분 무력화됐다고 판단했지만, 그 같은 판단은 오산이었다고, 미국의 워싱턴포스트 신문이 얼마 전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사이클론 나르기스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버마 군사정부가 정권 안보를 위해 국제사회의 원조를 거부하면서,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새로운 세대가 출현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하면서, 주로 학생과 승려들, 그리고 1988년 버마 민주화 운동을 이끌었던 사회 운동가들로 구성돼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들은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야당인 국민민주주의연합의 활동이 너무 약하다고 주장하면서, 2010년 총선에 참가할 강력한 야당 창당 작업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 전직 세계 지도자들의 공개 서한에 대해 유엔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요?

이= 네, 지난 5월 버마를 방문했던 반기문 총장은 다시 버마를 방문해 다양한 현안들을 논의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반 총장은 의미 있는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버마를 방문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이브라힘 감브리 유엔 버마 특사도 실질적인 진전이 이뤄질 가능성이 없다면 다시 버마를 방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 총장 대변인은 밝혔습니다. 정치범 석방 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 합의가 이뤄져야 버마를 방문할 것이라는 이야기인데요, 유엔은 실질적으로 유일한 버마 문제의 중재자지만 버마 군사정부의 협조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현실적인 한계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 이연철 기자와 함께 전직 세계 지도자들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버마의 정치범 석방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한 것과 관련한 소식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