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젊은 과학자들이 최근 시장경제와 국제금융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한국의 박찬모 청와대 과학기술특별보좌관이 밝혔습니다. 남북한 최초의 합작 대학인 평양과학기술대학의 설립위원장인 박찬모 보좌관은 또 내년 4월 개교할 예정인 평양과기대가 미국의 세계무역센터협회 등과 협력을 추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박찬모 청와대 과학기술특별보좌관은 3일 "최근 들어 북한의 젊은 과학자들이 시장경제와 국제금융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박 보좌관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이 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남북 과학기술협력의 새로운 지평'이란 주제로 연 토론회에서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목록에서 해제한 이후 북한의 젊은 엘리트들 사이에서 국제금융 체계를 배우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주로 북한의 젊은 과학자들을 만나는데 이들은 시장경제에 굉장히 관심이 있습니다. 요즘엔 국제금융과 금융수학에 관련된 책을 보내달라고 할 정도입니다. 이런 걸 공부함으로써 테러지원국에서 해제가 돼 국제기구에서 관리해야 하는데 미리 준비해두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박 보좌관은 지난 10년 간 남북 간 과학기술 교류를 주도해 온 한국 측 인사로 지난 달 15일에서 18일까지 북한을 다녀온 바 있습니다.

남북한의 동질성을 회복하고 신뢰를 쌓을 수 있는 분야로 과학기술 교류를 꼽은 박찬모 보좌관은 "북한의 젊은이들에게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 북한 스스로가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남북 합작 대학으로 처음 추진되고 있는 평양과학기술대학의 설립위원장이기도 한 박찬모 보좌관은 "남북 간에 지속적인 과학 분야의 협력을 위해선 구심점이 있어야 한다"며 "평양과학기술대학이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평양과학기술대학은 지난 2002년 6월 동북아교육문화협력재단과 북한 교육성의 합의에 따라 착공됐으며, 그동안 몇 차례 연기된 끝에 내년 4월 개교할 예정입니다. 교육은 정보통신, 농식품공학, 산업경영 분야 등 대학원 과정 중심으로 운영될 예정입니다.

박찬모 보좌관은 "평양과학기술대학에선 김일성대학이나 김책공대를 졸업한 우수한 인재들을 대상으로 과학기술 뿐 아니라 국제무역도 가르친다는 점에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한국 정부도 학교 건립을 적극 돕는다는 입장"이라고 전했습니다.

박 보좌관은 또 "평양과학기술대학 안에 한국의 대학과 연구소, 기업 등이 입주해 복합단지를 만드는 것도 추진 중"이라며 "현재 미국의 세계무역센터협회 등 외국의 공공기관이나 대학 등과도 협력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세계무역센터협회는 이미 몇 년 전에 평양에 무역센터를 세울 것을 결정하고 평양과기대 내에 무역센터를 짓자는 협의를 했고 여기에 들어오는 국제 상사와 학생들은 국제경제를 배우고 세계무역센터협회는 세계평화를 평양에 가져온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질 수 있지요"

평양과기대는 현재 본관과 학사동 기숙사 등의 공정을 마친 상태로 당초 오는 5일 준공식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최근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일정이 늦춰졌습니다.

박 보좌관과 함께 지난 달 15일에서 18일까지 평양을 다녀온 한 관계자는 "북한 당국이 지금까지 적극적으로 협력해 온 것을 보면 북측도 평양과학기술대학의 중요성을 인정하는 것 같다"며 "그러나 학교가 예정대로 문을 여는 데는 앞으로의 남북관계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열린 토론회에선 과학기술 분야의 교류가 막혀 있는 남북관계를 트는 데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통일연구원 임강택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당국이 극심한 경제난을 해소하고 2012년 강성대국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과학기술 산업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정치적인 상황과는 별도로 북한이 과학기술 교류에는 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습니다.

"최근 북한은 과학기술 발전 계획을 통한 새로운 도약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올해 특히 2012년 강성대국의 문을 열자는 기치를 내걸면서 그에 대한 구동력으로 과학기술의 발달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로써 남북관계가 힘든 상황에서 과학기술 분야의 남북협력은 새로운 기회로 다가올 수 있다고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