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2일 북한에 전단지를 살포하려는 보수 민간단체와 이를 저지하려는 진보단체 회원들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습니다. 이번 충돌은 보수단체들이 경기도 파주 임진각에서 북한에 전단을 뿌리는 과정에서 발생했는데요, 서울에서는 남북 문제의 해법을 둘러싸고 이념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내 탈북자 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과 납북자 가족모임 등 보수단체들은 2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자유의 다리에서 북한에 삐라 10만 장을 뿌릴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전단지 살포가 이뤄지기에 앞서 이 자리에는 한국진보연대, 전국여성연대, 한국청년단체협의회, 민주노총 등 진보단체 회원 50 여명이 현장에 먼저 나와 전단 살포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한국진보연대 정대연 정책위원장은 회견에서 "대북 전단 살포 행위가 남북관계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남북관계가 수 십 년 간 대결과 반목을 겪다가 겨우 이제 화해와 협력의 길로 들어섰는데 일부 단체들이 무분별하게 삐라를 살포함으로써 남북관계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으로 치닫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서 우리가 행동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보수단체 회원 7 명은 화물차에 전단을 싣고 임진각에 도착해 진보단체 회원들에게 전단 살포를 막지 말라고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양측은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습니다.

1시간여 벌어진 몸싸움 과정에서 한 보수단체 회원은 가스총을 하늘을 향해 발사하는가 하면, 진보단체 회원 한 명은 둔기에 맞아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경찰 측은 사태 수습을 위해 경찰관 50 여명을 현장에 투입했습니다.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는 "합법적인 민간단체 활동을 이적 좌파단체들이 힘으로 막으려 했다"고 주장하고, "대북 전단 살포 행사에 우익단체들을 광범위하게 참여시키겠다"고 말했습니다.

"보수의 진영에서 광범하게 대중적으로, 전단지를 보낼 때 보수 진영에서 5백명, 6백명이 나와서 대중적인 운동으로 전개하려고 합니다."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전단 살포는 납북된 가족의 생사를 확인하려는 것이지 남북관계 단절을 바라는 것은 아니"라며 "납북자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대북 전단 살포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보수단체 회원들은 진보단체 회원들의 격렬한 저지에도 불구하고 전단 1만 장이 담긴 풍선 1개를 날려 보냈고 진보단체 측에선 나머지 전단 9만 장을 빼앗았습니다.

한편 한국의 집권여당인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2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이 사태와 관련해 "삐라를 살포하는 사람들의 충정은 이해한다"면서도 "남북관계를 고려해 삐라 살포 단체와 즉각 대화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지금 대북 삐라 살포가 북한이 내세우는 남북관계 경색의 가장 큰 원인 중에 하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들이 삐라를 살포하는 그 분들과 즉각 대화에 나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