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프데프 대통령이 최근 중남미 지역을 방문했는데요. 지난 달 28일에는 쿠바의 전 지도자인 피델 카스트로를 면담해 관심을 모았습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중남미 순방은 최근 미국과 러시아 간 외교적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인데요. 오늘은 메드베데프 순방의 의미와 성과 등에 대해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중남미 방문 마지막 날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을 면담했죠?

답: 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페루와 브라질, 베네수엘라에 이어 마지막 방문국으로 지난 27일 쿠바를 방문했는데요. 피델 카스트로 전 의장과 동생인 라울 카스트로 현 의장과 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 개선 방안 등을 협의했습니다.

문: 쿠바는 옛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의 지원이 끊기면서 경제가 많이 악화되고, 또 양국 관계도 경색됐는데요, 이번 방문으로 어떤 성과가 예상됩니까?

답: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번에 상당히 바쁜 일정을 보냈습니다. 27일 쿠바에 도착해서 같은 날 라울 카스트로 현 의장과 두 차례 회담을 가졌고요, 이어 28일 피델 카스트로 전 의장과 면담했습니다. 또 쿠바의 독립 영웅인 호세 마르티 기념비와 수도 아바나의 소련군 기념비를 방문하기도 했는데요. 양국 지도자 간의 회담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양국 간 관계 개선 외에도 국제 금융위기를 포함한 다양한 의제가 논의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특히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라울 카스트로 의장과의 회담 직후 기자들에게, 러시아는 중남미 지역과의 정치적 관계 개선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러시아의 역내 경제적 입지를 향상시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경제협력 등을 중심으로 양국 관계 개선에 기여할 조치들이 취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쿠바 방문에 앞서 다른 중남미 지도자들과도 회담했죠?

답: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번에 중남미 4개국을 순방했는데요. 베네수엘라에서는 우고 차베스 대통령을 비롯해서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과도 만났습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27일 러시아-베네수엘라 간 합동 군사훈련을 위해 파견된 러시아 군함에서 우고 차베스 대통령과 선상 회담을 갖기도 했는데요. 양국 간 경제협력 확대와 함께 러시아가 베네수엘라의 평화적 핵 에너지 개발을 지원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베네수엘라는 러시아제 항공기를 구입하기로 했고요. 또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방문에 앞서 페루와 브라질에서도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문: 그런데 앞서 잠깐 언급됐지만, 현재 미국과 러시아 간에 외교적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중남미 지역에 러시아 대통령의 방문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되지 않았습니까?

답: 러시아 정부는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이번 순방에 대해 중남미 지역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과 경제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지, 미국을 자극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여러 차례 밝혔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러시아에 인접한 체코와 폴란드에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을 추진하면서 러시아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 정상이 미국의 앞마당인 중남미를 순방한 것은 양국 간 외교적 갈등과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문: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중남미 순방 중에, 구체적으로 미국을 자극할만한 행보들이 있었나요?

답: 앞서 말씀드린 대로, 러시아와 베네수엘라의 합동 군사훈련을 앞두고 양국 정상이 러시아 군함에서 선상 회담을 가졌죠. 또 러시아는 베네수엘라의 핵 에너지 개발 지원 외에,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볼리비아 등과 협력해서 이끌고 있는 사회주의 경제권과의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또, 과거 냉전시절 동맹국인 쿠바와의 적극적인 관계 개선도 추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런 행보들은 미국의 입장에서는 불편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죠.

문: 앞으로 중남미 지역에서 러시아의 외교적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할 수 있겠군요?

답: 그렇습니다. 러시아의 입장에서 미국과의 외교적 갈등을 배제하더라도 중남미 지역에서의 경제적, 정치적 영향력 확대가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발언에 주목하게 되는데요.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중남미 지역과의 관계 개선에 관해"어떤 면에서는 러시아가 이제야 제대로 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할 수 있다"면서, "러시아는 경쟁을 피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용감하게 싸움에 뛰어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중남미 지역에서 러시아의 행보가 더욱 활발해지고, 또 이를 통해 중남미 지역에서 미국과 러시아 간의 외교적 경쟁과 갈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겠습니다.

김근삼 기자와 함께 최근 러시아 대통령의 중남미 순방에 관해 살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