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정부가 터키와 이스라엘을 거쳐 중앙아시아의 석유와 천연가스를 수입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여러 나라를 거치는 이유는 안전하고 비용도 덜 들기 때문인데요, 김연호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MC: 석유와 천연가스 하면 중동 지역을 제일 먼저 꼽는데, 중앙아시아도 중동 못지 않은 산유 지역이군요.

기자: 중앙아시아의 카스피해는 아제르바이잔과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옛 소련방 국가들로 둘러싸여 있는데요, 이 지역도 석유와 천연가스가 많이 나기로 유명합니다. 유럽 국가들은 중동에 대한 지나친 의존을 줄이기 위해서 일찌감치 카스피해 지역으로부터 석유와 천연가스를 수입하고 있는데요, 카스피해에서 터키까지 송유관으로 수송한 뒤에 지중해를 통해 선박으로 가져오고 있습니다. 인도도 에너지 수입선을 다양화 한다는 차원에서 카스피해의 석유와 천연가스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MC: 인도가 중앙아시아의 석유와 천연가스를 어떤 식으로 수송하겠다는 건지 궁금합니다.

기자: 앞에서 설명드린대로, 카스피해에서 터키까지는 이미 송유관이 건설돼 있기 때문에 터키에서 인도까지 어떻게 수송할지만 고민하면 됩니다. 지금 논의되고 있는 계획은 터키에서 이스라엘까지 유조선으로 옮긴 뒤, 이스라엘 국내 송유관을 통해 홍해 연안 항구도시로 보내고, 여기서 다시 유조선으로 인도까지 간다는 겁니다.

MC: 수송 경로가 상당히 복잡해 보이는데, 그런데도 인도가 이런 수송 경로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이득이 되기 때문입니다. 인도 국방전략연구소의 다드왈 연구원의 말입니다.

인도는 현재 석유와 천연가스를 유조선으로만 수송하고 있는데요, 육지를 끼고 멀리 돌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하지만 송유관과 유조선을 적절히 이용하면 수송비가 배럴 당 4달러 정도 덜 든다는 겁니다. 수송기간도 현재의 29일에서 16일로 크게 단축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치적으로 불안한 중동 지역의 호르무즈 해협이나 수에즈 운하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만일 중동 지역에서 전쟁이 터진다면 홍해 수송로가 더 안전하다는 겁니다.

MC: 인도의 새로운 석유 수송 계획은 어느 정도까지 진행돼 있습니까?

기자: 터키의 에르도간 총리가 지난 20일부터 닷새 동안 인도를 방문해서 이 계획을 논의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달에는 인도와 터키, 이스라엘의 에너지 장관들이 모여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예정입니다. 터키 정부가 이미 타당성 조사를 끝내 놓은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사업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MC: 인도는 지리적으로 볼 때 중동 국가들과 더 가까운데, 중동에서 직접 석유나 천연가스를 가져오는 계획은 없습니까?

기자: 이란이 생산한 천연가스를 파키스탄을 거쳐서 가져오는 계획이 있기는 합니다. 송유관을 건설해서 빠르고 값싸게 천연가스를 가져온다는 건데요, 계획이 잘 진척되지 않고 있습니다. 세 나라가 수송 비용 문제를 놓고 아직까지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구요, 파키스탄의 정세가 불안하다 보니까 송유관을 건설해도 안전하게 유지, 관리되기가 어렵지 않겠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송유관 사업은 그동안 분쟁이 잦았던 인도와 파키스탄이 평화와 협력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될 수 있는데요, 말처럼 쉽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여기에 더해서 미국이 이 사업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란은 현재 국제사회로부터 핵무기 개발 의혹을 받고 있는데요, 미국은 이란이 유인책을 받아들여 협조할 때까지 경제제재를 가해서 핵 개발을 막아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따라서 송유관 사업은 이란을 고립시키는 정책과 배치된다는 게 미국의 판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