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흥미로운 소식과 화제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오늘도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문) 김정우 기자, 중국이 미국 정부의 최대 채권국으로 떠올랐다고 최근 미국 재무부가 발표했죠?

(답) 그렇습니다. 재무성 발표에 따르면 지난 9월 중국의 미국 재무성 채권 보유액이 전달보다 436억 달러가 늘어난 5850억 달러를 기록해서, 이제 중국이 5732억 달러를 보유한 일본을 제치고 미국의 최대 채권국, 즉 해외에서 미국에 돈을 가장 많이 빌려준 나라가 됐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제3국을 통해서 사들인 채권까지 포함할 경우에 이 액수가 8천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8천억 달러라면 미국 정부가 국내외에서 빚진 돈 10조 달러 중에 거의 1달러는 중국 돈인 셈입니다.

(문) 현재 미국 정부가 지고 있는 빚은 얼마나 되나요?

(답) 통계를 보니까, 지난 1913년부터 2001년까지 87년 동안 쌓인 빚이 약 6조 달러였습니다. 그런데 9.11 테러가 발생한 2001년부터 올해 9월까지 8년 남짓한 기간 동안에만 미국은 4조 달러에 달하는 빚을 국내외에서 꿔옵니다. 그래서 현재 미국의 국채 발행액은 거의 10조 달러에 달한다고 하네요. 그리고 이중에 27%가 외국에서 빌려온 돈이라고 합니다.

(문) 그런데, 김정우 기자, 세계에서 가장 부자나라로 간주되는 미국이 외국에 엄청난 빚을 지고 있다는 사실이 이해가 가지 않는군요?

(답) 그렇죠. 경제적으로 세계 최강국이고, 현재는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풍요로움을 만끽했던 미국이 사실은 외국에 엄청난 빚을 지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죠? 여러가지 방법이 있습니다만, 보통 한 국가는 돈이 필요할 때 모자란 부분은 정부가 채권을 발행해서 자금을 조달합니다. 미국도 예외는 아니라, 돈이 궁할 땐 국내외에서 국채를 발행해 왔죠. 그런데 특히 2001년 이후에 미국의 빚이 이렇게 엄청 늘어난 이유는 테러와의 전쟁에 막대한 돈을 쓴데다가, 이전에 발행했던 채권들이 연달아 만기가 되 돌아옴에 따라, 원금과 이자를 돌려주기 위해 더 많은 국채를 발행했기 때문입니다.

(문) 한 나라의 살림살이는 국가의 총 부채액 말고도 정부 재정적자와 국가경제의 활동 결과인 경상수지로도 파악이 가능한데, 이 두 부분의 적자도 심각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답) 그렇습니다. 이 재정적자와 경상수지는 총 부채액과는 달리 한 해 동안 국가가 살림살이를 어떻게 꾸려왔는 지의 결과를 의미합니다. 이는 정부와 국가가 벌어들인 돈과 지출한 돈의 차이를 나타내죠? 현재 미국의 재정적자는 2008년 회계연도에 4천548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정부가 벌어들인 돈보다 쓴 돈이 4천 548억 달러가 많았다는 의미죠? 8년 전에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현 조지 부시 대통령에게 정권을 넘겨줄 때, 정부재정이 균형을 이뤘던 것을 생각해 보면 8년 새 엄청 늘어난 셈이죠. 또 무역수지를 포함한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액은 지난 2007년 7390억 달러입니다. 이것도 미국이 경제활동으로 벌어들인 돈보다 쓴 돈이 7390억 달러가 더 많았다는 얘깁니다. 역시 엄청난 규모죠.

(문) 경상수지, 특히 무역수지와 정부 재정수지가 이렇게 큰 적자를 낸 데는 구체적인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요?

(답) 경상수지 적자가 늘어난 이유는 간단합니다. 미국인들이 한마디로 너무 많은 소비를 하고 있다는 얘깁니다. 이는 다른 말로는 수출보다는 소비를 위해서 외국에서 수입을 과다하게 한다는 의미죠. 정부 재정수지 적자의 증가는 총 부채액의 증가와 마찬가지로 부시 행정부의 경제와 외교정책 때문이죠? 지난 8년 동안 공화당이 꾸준하게 추진했던, 세금을 깍아주는 정책 때문에 정부 수입이 대폭 줄었고요, 또 이라크 전쟁으로 엄청난 돈을 쏟아 부었기 때문입니다.

(문) 미국의 부채, 심각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좀더 계속해 볼까요? 그런데 김정우 기자, 평범한 나라 같으면 나라 살림살이와 무역 적자액이 이 지경에 달하면 나라가 망했다고 표현하는게 상식인데, 미국이 망하지 않고, 오히려 한동안 번영을 구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뭔가요?

(답) 미국이 망하지 않고 이제까지 버텼던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로는, 먼저 미국의 달러화가 세계에서 물건을 사고 팔 때 공식적인 지불 수단으로 사용되는 돈이라는 점입니다. 또 이를 바탕으로 해서 미국에서 나간 돈이 다시 미국으로 흘러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이를 두고서 '달러 재활용'이란 말을 하기도 하는데요, 쉽게 설명해 드리면 이런 구조입니다. 먼저 외국에서 물건을 만들면 미국인들은 달러를 주고 이 물건을 삽니다. 이때 달러가 일단 미국 밖으로 유출되죠? 그런데 미국에 물건을 판 국가들은 수출대금으로 받은 달러를 가지고 미국 재무성에서 발행한 채권을 삽니다. 그러면 미국 밖으로 나간 달러가 다시 미국으로 들어 오겠죠? 흥청망청 물건을 사다 쓰고, 전쟁을 벌여 이 비용을 대기 위해서 재무성이 국채를 마구 발행한 뒤에도 미국이 이만큼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이렇게 다른 나라들이 미국으로부터 벌어들인 돈을 미국에 다시 빌려줌으로써 가능한 일이었죠? 그런데 이 말은 거꾸로 만일 외국이 가지고 있는 미국 국채를 만기일에 일시에 돈으로 찾아가거나, 아님 이들 국가들이 더 이상 미국 국채를 사주지 않는다면, 미국이 경제적으론 상당히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는 그런 말이기도 합니다.

(문) 손해가 난 돈을 국채를 발행해서 메꾸는 상황이군요? 그래서 먹고는 살아도 빚의 총액은 계속 늘어나는거구요. 그런데 미국 재무성 채권은 이자율이 낮은데, 이렇게 세계 각국이 그들 스스로 열심히 물건을 팔아서 번 달러로 왜 미국 채권을 사들이는거죠?

(답) 먼저 현재 전세계에서 상거래 시 통용되는 돈은 미국 달러홥니다. 또 미국은 언제나 필요하면 이 달러를 중앙은행에서 찍어낼 수 있기 때문에 미국 정부가 발행한 채권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투자처란 생각을 하기 때문이죠. 물론 원금과 이자가 보장되는 채권도, 발행자가 망하면 휴지조각이 됩니다만, 세계가 더 이상 달러를 쓰지 않거나 미국이 망하지 않는 이상, 이만큼 안전한 투자처가 없다는 이유로 미 재무성 채권을 사는 겁니다.

(문) 자, 그렇다면, 미국은 지금까지 빚을 내서 갚기도 하고 또 이 빚으로 물건도 사고 집도 사고, 다른 나라에 투자도 했다는 그런 얘기네요. 그런데 미국 국채를 사는 나라 중에서 중국이 가장 큰 손으로 등장했다면, 이 중국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그만큼 커지겠죠?

(답) 그렇습니다. 중국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엄청난 규모의 달러로 미국 국채를 사들여, 미국이 재정적자를 메우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는 셈이죠. 또 미국은 이를 바탕으로 해서 중국의 물건을 사들이고, 중국은 다시 달러를 벌어 들이는 그런 상황입니다. 미국 부르킹스 연구소의 에스와 프라사드 연구원은 중국이 막대한 규모의 미국 국채를 보유한 사실은 양국 경제가 서로 의존하는 정도가 더 심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문) 이번에 세계를 덮친 금융위기의 원인에 대해서 많은 말들이 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이 그 동안 빚으로 흥청망청 과소비를 한 것이 이번 세계금융위기의 원인이라고도 지적하기도 하죠. 물론 이에 대해 다른 견해가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여하튼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빚을 지고 있는 미국이 이 상황을 앞으로 어떤 식으로 해결할 지 관심이 가는 소식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