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이른바 `좌편향 역사교과서'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교육 당국과 보수단체들의 특정 역사교과서 거부 움직임에 전교조 등 진보 성향 단체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자세한 소식을 서울에 있는 김규환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1) 한국에서 좌편향 교과서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구요?

네, 그렇습니다. 이번 파문은 국민행동본부 등 20여개 단체로 구성된 '반국가교육척결국민연합'이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좌편향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금성출판사의 근현대사 교과서를 채택하고 있는 학교의 명단을 공개하면서 촉발됐습니다. 금성의 역사교과서가 교육과학기술부의 수정 권고 항목 50건 가운데 가장 많은 38건을 싣고 있어 좌편향됐다는 주장입니다.

이 단체에 따르면 금성출판사의 근현대사 교과서를 124개 서울 시내 고등학교가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서울 시내 전체 학교의 40%에 이릅니다. 김영수 반국가교육척결 국민연합 상임집행위원장입니다.

"미군은 점령군, 소련군은 해방군으로 묘사한 대목 등 핵심 부분의 본질은 건드리지 않은 채…"

(진행자 2) 이에 대해 진보 성향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교조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학교의 자율성을 해치는 태도라고 맹비난했습니다. 특히 해당 학교에 특정 교과서를 채택하지 말라고 공개적으로 압박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한만중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정책실장입니다.

"자신들의 잘못된 이념을 관철하기 위해서 학교의 기본적 체제를 농단하는 그런 조치이기 때문에 중단돼야 한다고 봅니다"

이에 따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는 "근현대사 교과서 선정과 관련해 학교 현장에서 불미스러운 사태가 발생할 경우 모든 방법을 활용해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전국역사교사모임 등 7개 역사·교육단체도 어제 "교육청은 역사교과서에 대한 명분 없는 월권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3) 교육 당국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네, 교육과학기술부는 원만하게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기 수정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검정교과서 도입 취지를 살리고 교과서 선정에 있어서의 학교 운영위원회 심의권과 학교장 결정권 등 학교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교과부 장관이 이미 "좌편향"교과서로 규정한 상태인 만큼 그냥 손 놓고 있을 수도 없는 형편입니다.

교과부의 한 관계자는 오늘 "뉴라이트 등 일부 단체에서 주장하듯 금성출판사 역사교과서의 검정 취소 및 직권 수정을 검토할 수 있다."면서도 "11월 말까지 시간이 있으니 더 대화하고 설득해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시·도교육청은 일선 학교 측에 강도 높게 문제의 교과서를 수정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서울 240여개 고교에 공문을 보내 "교과서 수정 주문 계획을 다음달 2일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현재까지 1백50여 개 고교가 보고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부산시교육청도 금성출판사 교과서를 채택한 고교 교장들을 소집해 교과서 교체를 지시했습니다.

(진행자 4) 정치권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지요?

네, 그렇습니다. 여권과 야당 간에 의견이 서로 엇갈리고 있습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오늘 "이 정권은 출범 시에 과거 좌파 정권이 박아놓은 대못을 뽑겠다. 그 대못 중 가장 큰 것 중 하나가 좌편향 교과서"라며 "교육과학부는 좌편향된 근현대사 교과서 6가지에 대해 수정권고안을 이미 제시해 놓고 편집진이 이를 반대하고 나서자 무대책으로 지금 손을 놓고 있다."며 비판했습니다.

민주당은 이에 발끈하고 나섰습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역사 교과서까지 자신들의 마음대로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진행자 5) 좌편향 역사교과서 논란의 중심에 있는 금성출판사 측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네, 금성출판사 측은 교육과학기술부의 권고를 따르고 싶지만 쉽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금성출판사 김인호 대표이사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수정 권고를 따르고 싶지만 집필진이 반대해서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대표이사는 "회사 차원에서는 수정권고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결정하고 저자들을 설득했지만 저자들이 권고사항 일부만 수정 가능하다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김규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