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는 19일 민간 연구단체인 평화재단이 미국 차기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제안서를 발표했습니다. 평화재단은 이 제안서에서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간 정상회담 등 큰 틀의 협상을 통해 북 핵 문제를 해결하고 양국 관계도 정상화할 것을 미국 측에 당부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의 민간 연구단체인 평화재단이 1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창립기념 토론회를 열고 '미국 차기 정부의 한반도 정책에 대한 제안서'를 발표했습니다.

제안서는 통일외교안보, 북한 경제개발, 북한인권 분야 전문가 15명이 공동 집필했습니다.

제안서는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접근법을 주장하며 대북 압박 보다는 적극적인 포용정책을 통해 북 핵 문제를 해결할 것을 제언했습니다.

그 해법으로 미-북 관계 정상화와 북한의 개혁·개방 지원, 포괄적 비핵화 프로그램 추진을 내놓았습니다

이를 위해 지난 2000년 미국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장관과 북한의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이 합의한 '미-북 공동 코뮤니케'를 새로운 대화의 출발점으로 삼을 것을 제안했습니다.

미-북 관계 정상화와 관련해 제안서는 "가능하다면 내년에 미-북 정상회담을 개최해 김정일 위원장이 오바마 정부의 임기 안에 핵 포기를 약속하고 미 대통령이 서면으로 안전보장을 제공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제안서 집필에 참여한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신안보연구실장은 "김 위원장이 핵 폐기를 약속한다면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 말인 2012년까지 북 핵 폐기가 완결되고 대사급에서의 미-북 수교와 평화협정 체결까지 마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북한의 개혁개방을 이끌어내기 위해선 대북 금융제재 해제와 북한의 국제금융기구 가입 지원, 미-북 간 무역협정 방안 등이 제시됐습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조성렬 실장] "북한의 금융기구 가입을 적극 지원해야 합니다. 국제기구에 기입하려면 각종 국제적인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북한이 국제통화기금에 가입하려면 통계자료를 공개해야 합니다. 국제기구에 문호를 열어줌으로써 북한의 실질적인 개혁개방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 오바마 정부의 개혁개방 정책의 내용입니다."

북한의 인권 문제와 관련해 제안서는 "미-북 두 나라가 관계 정상화를 통해 신뢰가 형성된 상태에서 인권 개선을 요구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일방적으로 북한에게 인권 개선을 요구하는 것은 북한이 받아들이기 어려워 실질적인 인권 개선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제안서는 이 밖에도 한반도 평화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한반도에 군대를 주둔하고 있는 남북한과 미국의 군사 대표들이 참여하는 3자 군비통제 체제를 갖출 것을 주장했습니다.

유엔사령관의 위임을 받은 한국군의 대표와, 주한미군의 대표, 그리고 북한군 대표로 위원회를 구성하되 사안에 따라 미국과 남북한 간에 양자 또는 3자 군사회담을 갖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북 핵 문제는 미국과 한국 정부 간에 다뤄야 할 현안 중 가장 까다로운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양국 간에 긴밀한 조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숙명여대 홍규덕 교수는 "북 핵 해법을 둘러싸고 미국과 한국 정부 간의 시각 차를 좁혀야 한다"며 "한국 정부는 대북정책과 관련한 입장과 우려를 미 당국에 전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과 한국 양국 정부 간의 기대수준을 조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핵 포기 의지를 알 수 있는 수단이 바로 북 핵 검증인데 이는 북한에 대한 압박이 아니라 국제사회로의 진입을 위한 길을 터주는 것이라는 점을 알리고 한국 정부의 핵 불용 정책원칙을 미국 정부에 얘기해야 합니다."

브라이언 맥피터스 주한 미대사관 정치과 대외관계 팀장은 "미 행정부가 새로 들어선다 해도 기존의 대외정책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며 "북 핵 6자회담과 북한 인권 정책은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브라이언 맥피터스 팀장은 "북한 인권 문제는 차기 정부에서도 정책의 우선순위로 채택될 것"이라며 "북한 인권 문제는 미 의회뿐 아니라 미국 정부의 주요 관심사항"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