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회에서는 13일 탈북 청소년들을 위한 대안학교를 활성화 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정책세미나가 열렸습니다. 참석자들은 탈북 청소년들을 한국의 일반학교에 통합시켜 교육하려는 취지의 현행 관련 법들이 비현실적이라며, 여러 대안들을 제시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 입법을 위한 정책세미나'가 열렸습니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일선 대안학교 전문가들은 현장 경험을 토대로 탈북 청소년들을 한국의 일반 학교에 통합 교육시키려는 현행 관련법들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대안학교의 인가 요건을 완화시켜주는 등의 새로운 법 제정을 촉구했습니다.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인 여명학교 조명숙 교감은 "탈북 청소년들의 교육 공백을 감안해 현행 북한이탈주민 보호 및 정착 지원법이 중등 과정에 들어갈 수 있도록 허용한 만 25살 미만 탈북자들은 4천 명 가량이지만 실제 일반 초.중.고등학교에 다니는 탈북자는 9백 명 정도"라고 밝혔습니다.

또 "어렵게 고등학교에 진학한 탈북 청소년들의 중도 탈락률도 28%에 이른다"며 "탈북 청소년들을 일반 공교육에 편입시켜 사회에 적응시키려는 정부 방침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조 교감은 이에 대한 대책으로 소규모 대안학교 방식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조 교감은 탈북 청소년들의 폐쇄적인 북한사회와 탈북 과정에서의 경험, 그리고 남한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오는 심리적 불안 등을 감안해 심리치료와 사회적응 훈련을 병행할 수 있는 맞춤형 대안학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현행법상 이런 대안학교가 정식 인가를 받는 게 아주 힘들게 돼 있다며 인가 요건을 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인가 기준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건물을 소유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건물은 최소학생 60 명 기준으로 2백50 평을 소유해야 하는데, 그렇다면 서울 등 대도시에선 아무리 뜻이 있어도 그런 경제력이 없으면 불가능하게 되죠, 돈이 있다면 학생들을 지원하는데 써야 하는데, 건물이나 외형적인 부분에 투자를 많이 할 수 없는 상황이고…

간디학교 양희창 교장도 대안학교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현재 유일하게 정식인가를 받은 1백20 명 정원의 한겨레 학교만으론 앞으로 계속 늘어날 탈북 청소년들을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학교가 인가를 받지 못하다 보니까 국가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전혀 받을 수 없구요, 그러다 보니 교육의 질이 떨어지거나 교사의 수급에 있어서도 굉장히 불안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또 한가지는 비인가라서 졸업장을 따려면 검정고시를 봐야 돼요, 남한의 아이들에겐 검정고시가 별로 어려운 것이 아니지만 이 아이들에겐 무척 어렵습니다"

양 교장은 특히 소규모 대안학교를 활성화하더라도 농촌형 집단기숙형 학교보다는 도시형 학교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양 교장은 일반 남한 학생들이 다니는 간디학교가 일부 탈북 청소년을 받았던 경험을 기초로 탈북 청소년들의 도시 선호 의식이 매우 강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아이들이 탈북해서 한국에 왔을 때 농촌보다 도시를 선호하는 경우가 훨씬 높습니다, 농촌으로 간다는 것은 그 아이들 사고로 봤을 땐 자본주의에 편입했을 때 굉장히 뒤떨어지는 것으로 생각해요, 그래서 농촌으로 가는 것을 굉장히 꺼려합니다, 저희도 학교에 아이들을 받아봤지만 농촌에 오게 된다는 것은 내가 못나서 또는 다른 이유로 가는 것이냐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죠"

이날 세미나를 주최한 한나라당 정의화 의원도 대안학교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대안학교가 탈북 청소년들이 이미 북한사회에서 경험한 집단적 통제 형태인 농촌 기숙형이 아니라 새로 경험하는 남한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도시 통학형이어야 한다"고 공감을 표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