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과 개성관광 등 남북한 간 주요 경제협력 사업을 겨냥한 북한 당국의 위협과 강경 조치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 측 업체 관계자들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개성공단 사업 등이 머잖아 폐쇄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높아가고 있습니다. 이연철 기자와 함께 지금까지의 남북 경제협력 현황에 관해 알아 보겠습니다.

진행자: 이연철 기자, 남북한 간에 본격적으로 경제협력이 시작된 것이 언제였나요?

네, 지금부터 20년 전인 1988년이었습니다. 당시 노태우 한국 대통령은 '7.7 특별선언'을 통해 대북 교역 문호 개방을 선언했습니다.

[노태우 전 대통령] "남북 동포 간의 상호교류를 적극 추진하여 해외동포들이 자유로이 남북을 왕래하도록 문호를 개방한다…"

민족공동체 형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남북 간의 인적, 물적 교류가 활성화돼야 한다는 점이 강조된 것입니다. 이어 그 해 10월에 '대 북한 경제개방 조치'가 발표됨으로써 남북 교역이 공식적으로 허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그 때로부터 20년이 지난 지금, 남북 간 경제협력은 양적인 면에서나 질적인 면에서 비약적인 성장을 했다고 할 수 있죠?

이= 그렇습니다. 한국의 현대경제연구원이 집계한 남북 간 교역액 추이를 살펴보면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데요, 1990년에 1천8백70만 달러에 불과했던 교역액이 지난 해에는 17억 9천8백만 달러로 1백33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또한 교역 건수는 1990년의 83건에서 지난 해 5만1천8백 여 건으로 6백24배, 그리고 교역 품목 수도 1990년의 26개에서 지난 해 8백52개로 33배 늘었습니다.

이밖에 북한의 대외 교역 중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1990년 0.3%에서 지난 해에는 37.9%로 급증했고, 특히 지난 2002년부터 한국은 중국에 이어 북한의 제2의 교역상대국으로 자리를 굳혔습니다.

진행자: 같은 기간 중 남북 간 인적 교류도 당연히 크게 늘었겠죠?

이= 그렇습니다. 폭발적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입니다. 특히 지난 2000년 금강산 관광이 시작되면서 남북 간 인적 교류가 크게 늘었습니다. 지난 1990년의 경우 한국에서 북한을 방문한 사람은 1백83명에 불과했지만, 지난 해의 경우 일반 방북 15만8천1백 여 명으로 8백64배 늘었습니다. 거기다가 금강산 관광객 34만8천2백 여 명, 그리고 개성관광객 7천4백여 명을 합치면 지난 해 북한을 방문한 사람은 모두 51만3천8백 여 명으로 1990년에 비해 무려 2천8백 배 이상 늘었습니다.

진행자: 이처럼 남북 간 교역이나 인적 교류가 급증한 것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개성관광 등이 주요 원동력이 됐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지 않습니까. 현재 이들 3대 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이= 지난 2000년에 시작돼 2004년부터 제품을 출시하기 시작한 개성공단은 올해 6월 말을 기준으로 누계 생산액이 약 4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개성공단 북한 측 근로자는 3만1천5백 명을 넘었습니다.

금강산 관광은 1998년에 선박관광이 시작된 뒤, 2003년에 육로 관광, 2006년부터는 내금강 관광이 가능해지면서 관광객이 크게 늘어나 올해 6월 말까지 총 관광객이 1백95만 여 명에 달했지만, 지난 7월11일 한국인 관광객이 총격 사고로 사망하면서 잠정적으로 중단된 상태입니다. 그리고, 지난 해 12월 시작된 개성관광에는 올해 7월 말까지 모두 8만3천 명 이상이 참가했습니다.

진행자: 이 같은 3대 사업들을 포함해 남북경협을 통해 북한이 받는 경제적 혜택이 적지 않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최근 개성공단 폐쇄를 비롯한 남북관계 전면 차단을 위협하고 있지 않습니까? 특히 대남 경협기구를 축소 개편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 그렇습니다. 최근 북한을 방문했던 한국 기업은행 경제연구소의 조봉현 연구위원은 북한 측 관계자들로부터

북한이 대남 경제협력기구로 내각 아래 두었던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민경협을 폐지하고 민경협 산하에 있던 민족경제연합회, 민경련을 노동당 통일전선부 산하로 옮겼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민경협을 발족시킨 것은 남북경협을 적극적으로 활성화시키기 위한 것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조직 축소와 개편은 북한 당국이 남북경협을 포기하고서라도 대남 압박을 늦추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조 연구위원은 지난 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군부나 당이 남북경협 문제를 직접 통제하려는 데 주목했습니다.

" 북한의 경제 관료들은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가 굉장히 큰 것을 많이 느꼈는데요, 당이나 군부 쪽, 정치 쪽에 있는 사람들과 얘기를 해 보면, 오히려 경제협력을 포기하더라도 대남 강경 압박정책을 많이 추진하겠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을 느꼈어요."

진행자: 하지만, 일단 한국 정부는 북한이 남북관계를 전면 차단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죠?

이= 그렇습니다. 현재 한국 정부는 북한의 움직임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의연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입니다. 한국 통일부의 김호연 대변인은 개성공단의 경우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시한 사업이라며, 북한이 남측에 이들 선언의 전면적 이행을 강조하면서 개성공단을 차단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전문가들도 북한이 실제로 개성공단 폐쇄 같은 조치를 단행할 가능성은 여전히 높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