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바락 오바마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가 아니며, 따라서 미국의 차기 정부 출범 초기에 대북 특사가 파견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가 말했습니다. 이 전문가는 그러나 오바마 행정부가 부시 행정부의 현 대북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진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 연구기구인 한미경제연구소의 잭 프리처드 소장은 10일 언론을 상대로 바락 오바마 차기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견해를 밝혔습니다.

부시 행정부 집권 초 대북 교섭 담당 특사를 지낸 프리처드 소장은 이 자리에서, 오바마 행정부가 집권 초기에 북한에 고위급 특사를 파견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말했습니다.

프리처드 소장은 북한 문제가 오바마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가 아니라는 점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무엇보다 미국경제 회복에 전적으로 매달릴 전망이며, 외교 문제에 있어서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이 초점이 될 것이란 지적입니다.

이와 관련해 프리처드 소장은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 등 한반도 관련 주요 보직을 채우는 데만 3~4 개월이 걸린다며, 주요 당국자들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대북정책의 상당 부분이 결정되고 시행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프리처드 소장은 그러나 오바마 행정부는 성 김 국무부 대북 교섭 특사 같은 북한 담당 관리들을 당분간 그대로 두면서 정권이양 기간 동안 북한과 접촉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프리처드 소장은 오바마 행정부가 2차 북 핵 위기의 발생 경위와 북한의 핵 확산 문제 등을 특히 주의 깊게 검토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아울러 현 북한 비핵화 협상 과정의 시간표를 살피면서, 시간이 오래 걸리는 비핵화 3단계를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좀 더 빠르고 나은 방안을 찾을 것인 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프리처드 소장은 이어 차기 행정부는 현 6자회담의 틀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며, 다만 미국 정부가 회담을 좀더 주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앞으로 한국, 일본 등 동맹국과의 사전협의도 강화할 전망이라고 프리처드 소장은 말했습니다. 현 부시 행정부처럼 북한과의 양자회담 결과를 사후 통보하는 게 아니라 사전협의를 통해 의견을 조율할 것이란 지적입니다.

한편, 프리처드 소장은 미국의 경제 위축에 따른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과 관련, 오바마 행정부는 2만 8천 5백 명인 현재의 주한미군 병력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