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5일 공개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군 부대 시찰 사진이 조작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영국 언론들이 8일 보도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텍스트: 영국의 'BBC' 방송과 '더 타임스' 신문은 북한이 지난 5일 공개한 김정일 위원장의 군 부대 시찰 사진을 분석한 결과 세 가지 의혹이 불거졌다고 보도했습니다.

'BBC' 방송은 전문가의 분석 결과, 사진 속 김정일 위원장과 다른 군인들의 그림자가 다르다며, 김 위원장은 12시 방향에 그림자가 있는 반면 다른 군인들의 그림자는 11시 방향으로 비스듬하다고 지적했습니다.

'BBC'는 또 김 위원장의 왼발 부분을 확대한 결과 발과 다른 배경의 사진 픽셀, 즉 화소의 수가 일치하지 않았으며, 사진 속 다른 군인들의 뒤 연단에는 검은 선이 뚜렷하지만 김정일 위원장의 다리 뒤에만 검은 선이 없어 합성 의혹이 짙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앞서 지난 5일 장소와 시기를 밝히지 않은 채 김정일 위원장이 인민군 2200부대와 534 구 분대를 시찰했다며 관련 사진 2장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북한 전문가인 영국 리즈대학의 아이던 포스터-카터 연구원은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사진 조작 가능성은 오히려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이 상당히 좋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동서대학에서 북한의 선전술과 매체를 가르치고 있는 브라이언 마이어스 교수도 사진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마이어스 교수는 북한의 뛰어난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와 기법으로 봤을 때 북한이 공개한 김 위원장의 사진은 약간 놀라울 정도로 엉성하다며, 한국의 대학생도 그 보다는 더 낫게 합성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마이어스 교수는 북한 정부는 역사 날조를 통해 주민들을 통제하고 체제를 유지할 목적으로 오랫동안 사진들을 조작해 왔다며, 사진의 사실 여부에 대해 우려할 필요도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지난 달 11일에도 김정일 위원장의 군 부대 시찰 사진을 공개했지만 김 위원장 뒤 나무와 풀이 여름을 연상케 할 정도로 푸르러 10월에 찍은 사진으로 보기 힘들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8월 중순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의 정보 당국은 김 위원장이 뇌수술을 받은 뒤 회복 중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편 한국 정부는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사진 조작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 통일부의 김호년 대변인은 김 위원장의 사진 조작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이는 언론의 시각이라며, 어느 나라든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1호 사진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