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관영매체들이 어제에 이어 오늘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활동 소식을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오늘 김정일 위원장의 공연 관람 소식을 전했는데요. 북한 매체들의 연이은 김 위원장의 동정 보도에 대해 한국 정부는 과거의 관례와 같다며 정상적인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일 위원장이 중앙 예술단체의 공연을 관람했다고 6일 새벽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참석한 이 행사에서 만수대예술단 등 예술단체들이 '동지애의 노래'를 공연했다고 전했지만 정확한 공연 일시와 장소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또 김 위원장이 공연을 관람한 뒤 "최근 창작한 몇몇 작품들은 기념비적인 대걸작이며 당 문예방침의 정당성과 생활력에 대한 뚜렷한 과시라는 말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이 최근 들어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을 활발히 보도하는 것과 관련해, 한국 정부는 과거 사례와 비교해 볼 때 정상적인 상황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통일부 김호년 대변인은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공개 활동을 할 경우 2~3일에 한 번씩 동정 현지 보도를 했었다"며 "현재 상황은 정상적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동정 보도가) 안 나온 것이 비정상적입니다. 대개 나오는 경우에는 이렇게 2~3일에 한번씩 동정 현지보도를 하는 것이 정상입니다. 약 80일 정도 안 나왔기 때문에 그것을 비정상적이라고 보는 것이고, 왜 정사진이냐, 날짜나 아니면 동영상이 안 나오냐에 대해선 북한의 관례라고 보시면 됩니다. 지금 나오는 것이 과거의 사례, 정상적인 상황과 비교할 때는 차이가 없다고 보면 됩니다."

김 대변인은 그러나 김 위원장의 건강 문제에 대해 객관적으로 확인해줄 사실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언론이 최근 1주일 동안 김 위원장의 동정을 보도한 것은 지난 2일 축구경기 관람과 5일 군부대 시찰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로, 북한 사회 내부에 퍼져있는 '건강 이상설'을 불식시키기 위한 의도로 풀이됩니다.

또 한국 시각으로 미국의 대선이 치러졌던 5일을 전후해 김 위원장의 행보를 연달아 보도한 것은 미 백악관의 새 주인에 대해 자신의 건재함을 드러내려는 의도라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이 같은 이유로 북한 당국은 앞으로도 김 위원장의 신체 이상 흔적을 최대한 감추는 선에서 군부대와 민간시설 시찰 그리고 공연 관람과 같은 공개 행보를 계속 연출해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통일연구원 정영태 선임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이 회복됐다는 것을 사진이나 관영 매체를 통해 계속해서 홍보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며 "김 위원장이 바깥 활동엔 제약이 있지만 주요 정책들은 직접 챙기고 결정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쪽 손에 마비가 오는 등 건강 이상으로 앞으로도 과도한 업무 분량을 소화하기엔 어렵겠지만 그러나 기본적인 정책들은 직접 챙길 수 있다고 보여집니다. 이는 기존의 정책에 변화는 볼 수 없다는 것으로 볼 수 있구요. 또한 현지 지도 같은 공개적인 대외활동을 많이 소개하는 형식으로 기존의 형식을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김성배 책임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이 예전처럼 모든 정책에 일일이 개입하진 않겠지만 대남, 대미정책은 직접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김 연구위원은 "북한이 최근 대남압박을 강화하면서도 통신 장비를 보내 달라고 하는 등 남북관계를 복원하려는 듯한 이중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이를 잘 포착해 한국 정부도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김 위원장의 건강에 이상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지난 8월 이후에도 북한의 대외 교류는 비교적 활발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 언론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평양을 방문한 해외 방북단이 18개에 이르고 8월에는 7개, 9월에는 14개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달에는 미얀마와 나미비아, 라오스 등 3개국 외교장관과 불가리아, 폴란드 외교차관이 각각 북한을 찾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