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영변 핵 시설의 불능화 작업을 마치기로 약속한 시한이 지난 달 말로 지났습니다. 현재 핵 검증과 테러지원국 해제 문제로 중단됐던 불능화 작업은 재개됐지만 핵 검증의정서 채택과 중유 지원 문제 등 앞으로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않은 상황입니다. 손지흔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 먼저 북 핵 협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현재 상황부터 정리해주시죠.

답: 네, 그동안 6자회담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와 미-북 검증 합의 문제는 일단 해결됐습니다. 북한이 검증의정서에 합의하면서 미국은 지난 11일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했습니다. 또 북한은 테러지원국 명단 해제 지연을 문제삼아 일시 중단했던 영변 핵 시설의 불능화 작업을 완전히 재개했습니다. 그러나 당초 10월 말까지 불능화 작업을 완료하기로 했던 약속은 결국 어겼습니다. 이런 가운데 다음 6자회담은 4일 실시되는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이달 (11월) 중순께 열릴 전망이라고 한국 외교통상부 고위 당국자가 최근 밝혔습니다.

: 앞으로 6자회담이 열리면 어떤 현안들이 다뤄질 예정입니까?

답: 우선, 미국과 북한이 합의한 핵 검증 합의 내용을 6자 차원에서 검증의정서로 공식화하는 방안이 다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미-북 검증 합의에는 북한 내 시설 방문과 문서 검토, 기술자들과의 인터뷰 등 앞서 합의됐던 내용과 추가 방안이 담겨있습니다. 6자회담 당사국 전문가들이 검증 활동에 참여하고, 국제원자력기구 IAEA가 검증에 중요한 자문과 지원 역할을 하며, 전문가들은 신고된 모든 시설에 접근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다만 신고되지 않은 시설에 대해서는 상호 동의에 의해 접근하도록 돼 있습니다. 이와 함께 미-북 양측은 시료 채취와 과학적인 절차의 이용에 관해서도 합의했고 검증체계에 포함된 모든 조치들은 플루토늄 프로그램과 우라늄 농축, 핵 확산 활동 등에 적용됩니다.

: 검증의정서 채택은 순조롭게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까?

답: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북 간 검증의정서 합의 내용을 놓고 관련국들의 입장 차이가 있고 일부 내용이 애매모호하다는 지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번에 일본의 반대가 핵심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됩니다. 일본은 납북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북한에 약속한 중유 지원에 동참하지 않고 있는데다 자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해서 불만이 큽니다. 그런데 일본 뿐아니라 북한의 입장도 주목됩니다. 북한이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이미 삭제된 상황에서 검증의정서 채택에 적극 협력할지 불분명합니다.

: 다음 6자회담에서는 중유 지원 문제도 논의될 텐데요. 일본이 대북 중유 지원에서 빠지면서 미국은 새로운 지원국을 찾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지요.

답: 그렇습니다. 북한이 영변 핵 시설을 불능화하는 대가로 나머지 5개 참가국들은 중유 1백 만t 상당의 경제적 지원을 제공하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1백 만t중 지금까지 40여만t만 지원된 것으로 알려져있고 일본의 몫은 20만 t입니다.

이에 대해 미국은 일본을 대신해 북한에 중유를 제공할 나라를 찾고 있다고 북 핵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최근 밝혔습니다. 한국의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미국 정부가 호주와 뉴질랜드, 유럽연합에 대북 경제.에너지 지원에 참여해 줄 것을 타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한국 정부도 북한에 경제 지원을 제공하기로 돼 있지 않습니까?

답: 네, 한국 정부는 6자회담 차원에서 북한에 철강재 3천 t을 제공하기로 돼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6자회담에서 핵 검증의정서가 채택될 때까지 철강재 지원을 보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국의 `연합뉴스'가 지난 31일 보도했습니다. 북한의 입장과 검증의정서 채택 여부가 불투명한 만큼 6자회담 결과를 보고 난 뒤에 지원하겠다는 것입니다.

: 끝으로, 이번 주에는 미국 대통령 선거와 북한 정부 대표단의 미국 방문이 예정돼 있어서 앞으로 북 핵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요.

답: 그렇습니다. 미국 유권자들은 4일 투표장에 나가 내년 1월 20일 취임할 새로운 대통령을 뽑습니다. 민주당의 바락 오바마 후보와 공화당의 존 맥케인 후보 모두 북 핵 문제를 외교로 해결해야 한다고 의견을 같이 하고 있기 때문에 누가 당선되든 대북 협상은 6자회담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맥케인 후보가 당선되면 미국의 대북정책은 보다 강경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선 직후 7일에는 리근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이 정부 대표단을 이끌고 미국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미국의 비정부기구 초청으로 방문하는 북한 대표단은 뉴욕에서 비정부기구와 회의를 가질 예정이며, 미국 정부의 성 김 대북 교섭 특사도 만날 계획입니다. 그런데 이번 방문이 대선 결과가 나온 뒤에 이뤄지는 만큼 북한 대표단이 대통령 당선자의 외교안보 담당 참모들과 만날지 여부와, 만나면 무슨 얘기가 오고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