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당국 간 경색된 관계가 전혀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지만 남한 측 지방자체단체들의 대북 교류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북한 평양시내 중심지인 창광 거리가 인천시의 지원을 받아 대대적인 공사를 하고 있는가 하면, 남북 강원도 간 교육협력 사업도 논의하고 있는데요.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이 삐라 살포를 이유로 최근 남북관계의 전면 차단을 경고하고 나서면서도 남측 지방자치단체와의 교류는 이어가고 있습니다.

인천시는 평양시내 중심가인 '창광 거리' 개선 사업을 지원하기로 북한과 합의하고 이달 말까지 10억 상당의 물품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3일 밝혔습니다.

인천시 국제협력관실 투자협력남북교류팀의 류영렬 담당관은 "평양시 창광 거리의 개보수 작업을 돕기 위해 지난 4월부터 북측과 협의해왔다"며 "이미 1, 2차 물품을 전달했고 이달 말까지 지원을 끝낸다는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달 중순경까지 3차 물품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물품은 한 30여 가지로 음식점 안에 들어가는 주방 설비나 전자제품입니다. 온풍기, 냉장고나 소독기 커피나 피자 만드는 기계 등 식당에 들어가는 기계입니다. 인천시의 경우 지속적으로 북한과 협력사업을 해왔기 때문에 이번 사업을 인천시에 의뢰해 온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창광거리는 평양역에서 보통문까지 이어지는 3백80m의 거리로, 고층 아파트 30개동과 조선 노동당 당사, 그리고 김정일 26호 관저 등 북한의 주요 시설이 들어서 있습니다.

인근에는 고려호텔과 백화점이 있고, 한 번에 2천 명이 식사할 수 있는 식당거리도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지난 4월부터 창광 거리에 종합 전문 식당가를 만들기 위해 상하수도와 전기 시설을 설치하고, 건물 외벽을 새로 단장하는 등 내년 4월까지 개보수 작업을 마무리할 방침입니다.

제주도의 경우엔 북한과 제주도의 특산물인 흑돼지를 기르는 기술을 이전하는 방안을 놓고 협의 중에 있습니다.

제주도 관계자는 "지난 달 18일 실무자와 기술진 등이 평양에 머물면서 사육 부지를 결정하고 흑돼지를 기르는 기술을 이전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며 "다음 주 중 다시 개성을 방문해 구체적으로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협력사업은 지난 해 북한을 방문했던 김태환 제주지사에게 북측의 민족화해협의회가 먼저 제안한 데 따른 것입니다

제주도 측은 남북 간 '흑돼지 협력사업'이 제대로 추진되면, 북한에 3백마리 정도의 흑돼지를 제공한 뒤 양돈 기술을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제주도 관계자] "(북한의) 식량난을 해소한다던지 경제적인 도움이든지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추진하는 사업입니다. 제주도에는 흑돼지가 유명하잖아요. 북한에 제주 흑돼지를 공급하고 북한에 양돈장 시설을 보수하는 등 이른바 제주도 흑돼지 협력농장이 북한에 지어지는 거죠."

지난 달 29일에는 강원도 교육청이 북한 개성을 방문해 남북 강원도 간 교육 분야의 교류를 위한 실무회담을 가졌습니다.

이날 회담에서 양측은 북측 강원도에 학교 건립을 지원하는 것을 비롯해 남북 학생과 교사들간에 공동 행사를 개최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습니다.

남측 강원도 교육청은 북한과의 교육 분야 교류를 위해 이미 특별교부세로 기금 5억원을 확보한 상태입니다.

강원도청 관계자는 "당국 간 관계가 막혀 있는 상황에서 지자체의 교류는 북한의 태도를 가늠할 수 있고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물꼬를 틀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며 "남북 교류를 보건의료와 문화, 환경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문수 경기지사는 남한과 북한의 지방자치단체가 중심이 돼 '남북교류협의기구'를 설치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김 지사는 지난 31일 한국의 CBS방송에 출연해 "지방자치단체 간의 협력은 남북 정부 간 대화를 복원하는 돌파구"라며 "한국의 각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하는 남북교류협의기구의 구성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정부 간 채널은 끊어져있습니다. 하지만 경기도의 경우 채널이 연결돼 있구요. 남북교류 협력을 위한 지방자치단체 모임은 남쪽의 경우입니다. 한국의 지방자치단체 들이 북한과 교류할 때 우리끼리는 정보 교환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끼리 먼저 정보도 교환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해서 북한과 협력하는 좋겠다는 취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