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측과 회담을 곧 재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의 자치권을 확대하기 위한 중국 측과의 회담을 포기하겠다고 밝혔었는데요, 중국 측의 반응은 달라이 라마의 발언이 있은 지 며칠만에 나온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MC:  중국 정부의 발표 내용부터 살펴보죠.

기자: 중국 정부는 어제 (29일) 관영 신화통신에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특사단과 곧 회담을 다시 가질 예정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회담 날짜는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중국 관리들에 따르면 현재 양측은 회담 일정을 논의 중입니다. 중국 정부는 이번 회담이 달라이 라마의 요청으로 이뤄지는 것이라면서, 달라이 라마 측이 이번 기회를 소중히 여길 것을 촉구했습니다.

MC: 그런데 중국 정부의 이번 성명은 달라이 라마가 중국 측과의 회담에 더 이상 기대를 걸지 않겠다고 말한 지 며칠만에 나왔다구요.

기자: 그렇습니다. 달라이 라마는 지난 주말 티베트 망명정부가 있는 인도의 다람살라에서 공개발언을 했는데요, 중국의 지배 아래서 티베트의 자치권을 확대하려는 노력을 이제는 포기했다고 밝혔습니다. 달라이 라마는 자신이 지난 수 년 동안 티베트의 완전한 독립 보다는 자치권을 지지하는 중도적인 접근방식을 취해왔지만, 중국 지도부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 중국과 어떻게 대화를 진전시킬 것인가는 티베트인들의 손에 달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MC: 중국과의 대화가 이제는 티베트인들의 손에 달려 있다. 구체적으로 무슨 뜻으로 받아들여야 할까요?

기자: 티베트인 대다수가 티베트의 자치권 획득이 아니라 분리독립 같은 강경한 투쟁노선을 원한다면, 그 쪽으로 행동의 방향을 잡을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 문제가 자기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6백만 티베트인 전체의 문제라면서, 앞으로 행동방침에 대해 티베트인들과 논의해서 결정할 것을 티베트 망명정부에 요청했다고 말했습니다.

MC: 그렇다면 다음 수순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다음 달 중순께 중국에 대한 투쟁노선을 논의하기 위한 티베트 특별회의가 열립니다. 달라이 라마가 직접 소집한 이 회의에는 티베트 망명단체 대표들이 모두 참석할 예정인데요, 카르마 초펠 티베트 망명의회 의장은 이번 회의에서 어떠한 결과도 나올 수 있다면서, 회의 결과가 티베트 지도부의 향후 판단에 민주적, 도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MC: 달라이 라마와 티베트 망명정부가 이번에는 단단히 작심을 한 모양인데, 중국 측과 이번 회담이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달라이 라마의 특사단과 중국 정부는 그동안 7차례에 걸쳐 회담을 가졌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양측이8차회담을 다시 열기로 하기는 했지만,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게 달라이 라마의 판단인 것 같습니다. 중국 측과의 협상에 더 이상 큰 기대를 걸지 않겠다는 발언이나 8차회담이 끝난 뒤 티베트 특별회의를 열도록 일정을 잡은 것 모두 중국 정부를 압박해서 이번 회담에서는 뭔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입니다.

MC: 중국 정부와 달라이 라마 측이 7차례나 회담을 열었는데도 성과가 없었다고 했는데요, 어떤 문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겁니까?

기자: 티베트의 법적 지위에 대해서 양측이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티베트는 중국 서부 히말라야 고원지대에 있는데요, 중국 정부는 지난 13세기부터 티베트가 중국 영토의 일부였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티베트인들은 티베트가 수세기 동안 독립국가로서 왕국을 유지했던 역사가 있는 만큼, 중국의 지배를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티베트는 20세기 초 중국과 무력 충돌을 겪은 뒤 1912년 독립을 선언했고, 그 뒤 1951년까지 독립국가로 기능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이 티베트에 군대를 보내 주권을 이양하는 조약을 강제로 체결한 뒤로 중국 정부와 티베트인들 간에 마찰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MC: 지난 3월에는 티베트의 수도 라싸에서 소요 사태가 발생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20년만에 최악의 소요 사태가 지난 3월에 있었는데요, 승려들이 앞장선 반중국 항의시위를 중국 정부가 강경 진압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위자들이 사망하거나 다쳤습니다. 중국 정부는 티베트 사태로 사망한 사람이 22명이라고 밝혔지만, 티베트 망명정부 측은 사망자 수가 수백 명에 이른다는 주장입니다. 당시 티베트 사태를 계기로 국제사회에서는 베이징 올림픽 참가를 거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는데요, 세계 주요 도시에서 열린 올림픽 성화 봉송 행사도 반중국 시위로 몸살을 앓았었습니다. 이런 국제적인 압력 때문에 중국 정부는 결국 지난 5월과 7월 달라이 라마 특사단과 회담을 가졌는데요, 올림픽을 앞두고 일단 국제사회의 비난을 피해보자는 의도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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