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는 30일 한국의 정부기구인 국가인권위원회 주최로 북한 인권 상황과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국제 학술회의 이틀째 행사가 열렸습니다. 참석자들은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선 6자회담과 같은 다자 기구를 만들거나 인권과 대북 지원을 연계해야 한다는 등 다양한 견해들을 제시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의 국가인권위원회가 '국제사회의 북한 인권 인식과 과제'라는 주제로 연 이틀째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북한의 인권을 개선하기 위해 다자기구를 만들거나 대북 지원과 연계하는 방안 등 다양한 의견들을 내놓았습니다.

미국 국제 종교 자유 위원회(USCIRF) 스콧 플립스 동아시아 담당관은 "북한에서의 종교자유를 보장하기 위해선 6자회담과 같은 협의기구를 만들거나 외교채널 간 양자접촉을 통해 풀어나갈 것"을 주문했습니다.

플립스 담당관은 "최근 들어 김일성대학 종교학부 졸업생들로부터 교육을 받은 경비대들이 주민들의 종교 활동이 확산되는 것을 막고 있으며 학교나 공공기관을 통해 반종교 선전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북한 당국이 기독교로 개종하거나 기독교인과 만난 탈북자들을 모두 정치범으로 보고 다른 이유로 탈북한 이들보다 더 가혹한 처벌을 내리고 있다"고 플립스 담당관은 덧붙였습니다.

플립스 담당관은 "북한의 종교자유 문제는 미-북관계와 남북관계가 진전되면서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고 "경제 지원과 국교 정상화의 조건으로 북한에 인권 개선을 요구하는 외교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플립스 담당관은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 시민단체 대표들이 모여 북한의 인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적 논의와 사회적 공감대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서 벌어지는 인권침해를 고발하는 증언도 이어졌습니다.

요덕수용소에 수감됐다 탈북한 북한민주화운동본부 김태진 대표는 "수감자들 대부분이 칼슘과 단백질이 부족해 영양실조에 걸려있다"며 "배고픔을 견디다 못해 나무열매나 돼지먹이까지 먹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하루에 5백, 6백 그램에 불과한 식사량을 먹는데다 소금이나 봄철이면 풀뿌리를 캐다가 먹습니다. 먹을 것만 보면 아무 것도 가리지 않을 정도로 인간 이하의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피골이 상접한 채 살다가 이들이 죽게 되면 봉분을 하지 않고 그냥 묻어버린다고 합니다."

김 대표는 "매끼 옥수수밥만 먹는 탓에 설사병이나 피부질환을 앓고 있고 혹독한 노동으로 폐결핵과 간염에 걸린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대표는 "외부에선 간단한 약물로 치료가 가능한 병이지만 몇 개월 안에 죽게 되는 곳이 정치범 수용소의 실상"이라며 "6개월 동안 설사가 멎지 않아 죽는 경우도 있고, 정신 이상과 폐결핵에 걸린 이들은 특별한 치료 없이 격리 수용돼 사망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김 대표는 "정치범 수용소 문제는 식량 지원이나 핵 문제보다 우선돼야 할 본질적인 문제"라며, 미국과 일본 등 해외 인권단체들과 힘을 모아 정치범 수용소 문제를 국제사회에 알릴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식량난을 겪으면서 북한 여성들의 인권이 더 취약해졌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통일연구원 임순희 연구위원은 "고난의 행군 이후 식량 배급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해 여성들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게 됐다"며 "과도한 노동으로 건강이 나빠지거나 돈을 벌기 위해 성 매매를 하는 일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2000년 고난의 행군이 끝난 이후에도 여성들의 다양한 경제 활동을 통해 가족의 생계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여성들이 여전히 과도한 노동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는 거죠. 이어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매춘 행위를 했습니다. "

국제 엠네스티 노르마 강 동북아시아 연구원은 "중국으로 넘어온 여성들 대부분이 인신매매나 강제결혼, 노동력 착취 등의 고통을 당하고 있다"며 "탈북 여성들의 이런 불행은 그들이 낳은 아이들에게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노르마 강 연구원은 "탈북 여성과 중국 남자와 결혼해 낳은 아이들만큼은 중국 정부가 북한으로 강제추방하지 말고 국적을 허용하는 등의 인도주의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UNHCR) 제니스 마셜 한국대표는 "탈북 여성들에게 특정 기간 동안 머물며 일할 수 있는 임시 문서를 발급해 강제북송을 막거나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과 한국 정부가 중국에 있는 탈북 여성을 보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