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 불능화 작업이 재개됨에 따라 6자회담 참가국들의 북한에 대한 중유 등 에너지 지원도 재개됩니다. 하지만 일본은 6자회담 당사국 중 유일하게 일본인 납치 문제를 이유로 대북 에너지 지원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의 지원분을 호주가 대신 부담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는데요, 도쿄 현지를 연결해 자세한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진행자: 북한에 대한 에너지 지원에 일본 대신 호주 등 제3국이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구요?

그렇습니다. 일본이 납치 문제 해결을 이유로 북한에 대한 경제·에너지 지원에 나서지 않기로 한 데 대해 미국 정부가 이를 대신할 카드로 호주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일본의 요미우리신문이 어제 보도했습니다. 요미우리 신문은 일본은 핵 시설 불능화의 대가로 북한에 중유 20만t을 지원해야 하지만 일본인 납치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이에 동참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미국 정부가 호주를 포함해 다른 국가를 일본을 대신해 북한 에너지 지원에 참여시키는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아소 다로 일본 총리는 오늘 기자들에게 "일본이 거부하고 있는 대북 에너지 지원을 호주 등 다른 나라가 떠맡는 문제에 대해 미국 측이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6자회담에서 일본 입장이 약화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일본만이 소외되거나 하는 피해자 의식 같은 얘기는 없을 것이다. 특히 미국은 납치 문제에 충분히 이해를 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일본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납치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것이고, 앞으로도 이런 자세로 나갈 것"이라고 밝혀서 납치 문제의 진전이 없는 한 지원에 응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일본은 대북 에너지 지원에는 참여하지 않지만, 북한의 핵폐기를 위한 자금과 기술 지원에 참여하는 것을 검토중이라지요?

그렇습니다. 일본의 나카소네 히로부미 외무상은 어제 기자회견에서 "납치 문제에 진전이 없는 한 북한에 에너지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일본의 정책에는 변함이 없지만, 일본은 핵 포기와 관련해서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통해 기여해 왔고, 이를 어떻게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해 관련국들과 논의하고 싶다"고 밝혔는데요, 이 말은 북한의 핵 폐기를 위해 자금과 기술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이와 관련, 일본 외무성의 다른 고위급 관계자는 "핵 폐기에 기여하는 것은 북한에 이로움을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에너지 지원과 다르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본이 검토 중인 방안은 북한 영변 핵 시설의 폐연료봉과 플루토늄 제거, 원자로와 다른 시설 파기 등과 같은 작업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라고 복수의 소식통이 전했는데요, 일본은 에너지 지원 대신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는 데 1백60억엔 규모에 달하는 자금과 기술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일본이 대북 중유지원에는 참여하지 않으면서, 핵폐기 지원에는 나선다는 점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일본은 일본인 납북 문제를 이유로 6자회담에서 합의된 대북 에너지 지원을 거부함으로써 자칫 6자회담 당사국들로부터 비판을 받을 위험이 있는데요, 바로 이런 위험을 피하기 위해 다음 단계로 추진될 핵 폐기 과정에는 적극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6자회담에서는 현재 북한이 제시한 핵 계획의 신고와 핵 시설의 불능화를중심으로 제2단계를 진행하고 있지만 2단계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연내에 마지막 과제인 핵무기와 물자의 폐기를 실현하기 위한 3단계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북한은 2단계 완료의 대가로 중유 제공 등 에너지 지원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그런 상황에서 일본이 에너지 지원에 참여할 수 없다고 계속 버티면 한국 등 다른 6자회담 참가국들로부터 핵 문제를 경시하고 있다는 비난을 살 가능성이 있습니다. 때문에 일본은 북한의 비핵화에 적극 협력하고 있다는 자세를 보여줌으로써 6자회담에서의 고립을 피하는 한편 핵 시설 해체와 핵 폐기에 필요한 비용 부담을 통해 북한 측에 핵 폐기 압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진행자: 다른 소식입니다만, 지난 9월 추진됐다가 무산됐던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이 12월 초순에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요.

그렇습니다. 일본의 아소 다로 총리가 한국과 중국에 대해 오는 12월 초순 후쿠오카에서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타진하고 있다고 교도통신이 어제 보도했습니다. 통신은 12월 첫 주말인 6일이나 7일에 회담을 여는 방향으로 일정이 조율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은 지난 9월 고베에서 개최하는 방안이 추진됐지만 독도 영유권 문제로 대일 관계가 불편해진 한국이 소극적으로 나온 데다 일본의 당시 후쿠다 야스오 총리의 갑작스런 사퇴라는 돌발 변수로 무기연기됐던 것입니다. 국제회의와는 별도로 개최되는 3국 정상회담에는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과 중국의 원자바오 총리가 참석하게 되는 데요, 북한의 핵 폐기 촉진을 위한 공조 방안과 세계적 금융위기에 대한 공동 대응,기후변동 문제, 식품안전 문제 등에 대한 협의가 이뤄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