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6자회담 합의에 따른 대북 중유 지원을 거부하고 있는 일본 대신 다른 나라가 지원에 동참하게 될 가능성을 밝혔습니다. 힐 차관보는 또 북한 지도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관련, 북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6자회담 합의에 따라 일본이 제공하도록 돼 있는 대북 지원 중유 20만t을 다른 곳에서 충당하는 방법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밝혔습니다.

북 핵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인 힐 차관보는 19일자 일본 `아사히 신문'과의 회견에서 아직 어떤 나라가 북한에 중유를 제공할지 말할 수 없다면서, 그러나 다른 곳에서 추가로 중유를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징후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연합뉴스'는 이와 관련해, 대북 에너지 지원에서 일본 몫 20만t을 대신 부담할 나라를 찾고 있지만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는 정부 고위 당국자의 말을 보도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일본인 납치 문제로 대북 에너지 지원 참여를 거부하고 있는 일본의 입장에 따라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유력한 대상이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외교가에서는 호주나 유럽연합 등을 유력한 대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6자회담 참가국들은 북 핵 2.13 합의에서 북한의 불능화에 대한 상응 조치로 중유 1백만 t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일본은 북한이 자국민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며 중유 지원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힐 차관보는 납치 문제가 일본에 매우 중요한 문제라는 점을 이해한다면서도, 북한의 비핵화가 일본에도 이익이 될 것이라는 점을 일본이 깨닫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북한 핵 검증 문제에 대한 협상을 위해 이달 초 북한을 방문했던 힐 차관보는 북한 지도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관련한 질문에, 북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힐 차관보는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 같은 것은 북한을 방문해 쉽게 알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힐 차관보는 김 위원장이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기 시작한 8월 중순 이후 북한과의 접촉이 잠시 중단됐었다면서, 그 때는 북한 측의 반응을 듣는데 일부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힐 차관보는 9월과 10월 초에는 보다 신속하게 반응을 들을 수 있었다면서,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모르지만 이제는 다시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또 이달 초 방북시 이룬 북한과의 검증 합의를 근거로 북한이 생산한 플루토늄의 총량을 정확히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밝혔습니다.

힐 차관보는 북한이 1980년대 중반 이후의 영변 원자로 일일 생산기록을 제공했다며, 핵 기술자들에 대한 접근과 현장 방문 등을 통해 북한이 얼마나 많은 플루토늄을 생산했는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