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권에서는 남북관계 전면 차단을 경고한 북한 측 위협에 대한 대응 방안을 놓고 엇갈린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북 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숙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북한이 만성적인 식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본적 변화에 대한 약속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남북관계 전면 중단을 위협한 북한 노동신문 논평과 관련해 한국 정치권에서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보수 야당인 자유선진당의 이회창 총재는 17일, 북 핵 폐기를 위해서 한국은 북한의 압박에 굴복하면 안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총재는 지금이 남북관계에서 중요한 분수령이 될 시점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 총재는 북한은 자국에 굴종하는 남한을 활용해 북 핵 폐기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을 피하고 상황을 누그러뜨렸다면서, 북한의 압박에 굴종해서 다시 지난 10년 간의 대북 관계로 돌아간다면 북 핵 폐기를 영영 이룰 수 없는 상황으로 갈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6.15 남북 정상 공동선언의 주역인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 정부가 남북 간 대화를 열지 못해 국제적 흐름에서 소외된 처지에 놓여 있다며, 5대 결단을 촉구했습니다.

" 첫째 6.15선언과 10.4 선언을 이행해야 하고, 둘째 인도적 쌀 지원의 조속한 재개를 해야 합니다. 셋째 개성공단 노동자 숙소를 약속대로 건설해야 합니다. 넷째 금강산 관광을 재개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해야 합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북한에 대한 미국의 테러지원국 해제와 관련, 남북관계도 큰 진전이 이뤄질 것이라면서, 북한은 핵에 대해 모든 것을 공개하고 완전히 포기해야 하며 국제사회로 나와 중국, 베트남처럼 평화의 대열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북 핵 6자회담의 한국 측 수석대표인 김숙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북한이 만성적인 식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본적 변화에 대한 약속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김 본부장은 17일 열린 '세계 식량 위기: 동북아시아에서의 사회적 경제적 위협과 도전' 이란 주제의 워크숍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그러나 북한이 아직 올바른 방향으로 나가고자 하는 조짐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본부장은 북한의 근본적인 변화가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관측통들은 하지만 북한이 여전히 핵 포기 의사를 분명히 하지 않고 있고, 한국 정부에 대한 비방 등 대결적 자세를 계속 취하고 있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 본부장은 연설에서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아무런 조건없이 진행될 것이라며, 북한이 지원을 요청하면 검토를 거쳐 즉시 지원할 것이고, 심각한 식량위기나 자연재해가 닥칠 경우에는 북한의 공식 요청이 없더라도 식량 지원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한국 국회 국정감사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지난 6월 북한에 옥수수 5만t 지원을 제안했지만 북한의 거부로 성사되지 못하는 등, 올해 한국 정부가 북한에 지원한 식량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