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인도는 지난 주 양국 간 민간 핵 협력 협정에 공식 서명했습니다. 이로써 인도는 핵확산금지조약, NPT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과의 핵 거래가 가능하게 됐습니다. 미국과 인도 사이의 민간 핵 협정 체결이 북한 핵 문제에 미치는 영향을 서지현 기자와 알아봅니다.

진행자: 먼저, 미국과 인도 사이에 체결된 핵 협정 내용을 전해주시죠. 이번 협정으로 어떤 점이 달라지게 되는 겁니까.

답: 협정의 골자는 인도가 국제 핵 사찰을 받는 대신 미국은 인도에 핵 기술과 연료를 공급하는 것입니다. 협정은 지난 8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서명에 이어 10일, 양국 정부 간 공식 조인식으로 발효됐습니다. 미국은 지난 35년 간 인도와의 민간 핵 거래를 금지해왔었습니다. 인도는 핵확산금지조약, NPT에 서명하지 않고 지난 1974년과 1998년 핵실험을 단행한 바 있습니다. 원래 미국 법에 따르면 NPT 비가입국에는 원자력 관련 기술이나 물자를 제공할 수 없지만, 미국은 지난 2006년 12월 법을 개정하면서까지 인도에 예외를 적용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NPT 에 가입하지 않은 인도에 예외를 인정해 핵 거래를 하기로 한 이유는 뭡니까.

답: '왜 하필 인도만 되느냐'에 대해서는 명백한 답이 있습니다. 미국에 이익이 되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아시아에서 핵을 보유한 중국과 러시아 등을 견제해야 한다는 확고한 안보 목표가 있습니다. 앞으로 중국에 비견되는 경제대국으로 부상할 것이 예상되는 인도와 손을 잡음으로서 군사적 균형을 맞추려는 것입니다. 또 '핵무기를 가진 적' 보다는 '핵무기를 가진 친구'가 안전합니다. 인도 내 핵 시설을 국제원자력기구, IAEA 의 사찰 범위로 묶어두고, 더 이상 핵실험을 하거나 무기급 핵 물질을 생산하지 못하게 함으로서 핵을 가진 인도를 미국의 친구로 만들려는 것입니다. 또 미국 민간 부문에서 얻는 경제적 이윤 역시 무시할 수 없는 혜택입니다. 조지 부시 행정부가 이번 인도와의 민간 핵 협정을 '지난 60년 간 미국과 인도의 관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구상'이라고 밝히며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이번 핵 협정은 세계 최대의 민주국가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민주국가 간의 협력을 공고히 할 것이라며, 이로써 미국과 인도 관계의 기반도 더욱 확고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미국과의 핵 협정이 인도에는 어떤 이익이 됩니까?

답: 인도의 인구는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입니다. 게다가 연 평균 9%의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인도는 미국과의 핵 협정 체결이 지지부진해지자 지난 해 러시아와 원전 건설 계약을 체결하는 등 핵 발전 능력을 높이기 위한 사활을 건 외교전을 펼쳐왔습니다. 인도는 오는 2050년까지 현재 3% 수준인 원전 발전량을 25%까지 높인다는 계획인데요, 미국과의 핵 기술과 물질 거래 체결은 인도의 전력 발전 가동량에 엄청난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북한이나 이란 등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는 나라들의 입장에서는 미국이 유독 인도에 대해 다르게 대처한다는 불만이 있을 것 같은데요. 물론 이란이나 북한과의 핵 협상은 외교관계 수립 여부나 국제사회와의 관계 등 여러 사안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는 하지만요.

답: 네, 핵 보유 유무 한 가지만 따지자면 이란과 북한은 핵을 보유해서는 안 되고, 인도는 핵을 보유함으로서 미국으로부터 기술 지원을 받는 등 실제로 이익을 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당연히 해당국들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란 정부는 미국과 인도가 체결한 핵 협정은 NPT 위반이라며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NPT에 서명하지 않은 인도에 핵 기술을 전수하는 것은 NPT를 위반하는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게다가 이란 역시 자국의 핵 개발도 인도와 같이 전력 개발 등 평화적 목적을 위해서라고 주장해왔는데요. 이밖에 파키스탄과 중국 등의 반발도 상당합니다.

진행자: 지난 2006년 미국과 인도가 핵 협력 협정에 합의한 뒤 최종 발효까지 햇수로3년이 걸린 것은 두 나라 내부의 복잡한 정치 사정 때문이기도 했지만 이같은 국제사회의 비판도 작용한 것 아닌가요?

답: 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이 인도와의 이번 협정으로 핵 보유 야심을 가진 국가들에 대해 핵 보유 명분을 제공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특히 북 핵 협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국 몬터레이 국제문제연구소 핵 확산금지센터의 윌리엄 포터 소장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미국과 인도의 핵 협정은 북한에 대해 핵 포기를 부정하고, 핵 보유를 위해 강경하게 더 버티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인도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결국은 무릎을 꿇을 것이라는 신호를 보낸 셈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서로 다른 기준을 적용해 '좋은 핵 확산국', '나쁜 핵 확산국'을 구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포터 소장은 북한과 이란의 핵 보유에 대해서는 미국이 다르게 접근하고 있는 데 대해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상당수는 '예외적인 접근법'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핵 보유에 대해 똑같은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국제법의 적용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고, 포터 소장은 강조했습니다.

현재로서 인도는 미국에 있어 '핵을 가진 친구'이고, 북한은 '핵을 가진 것으로 추정되는 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