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표적인 법률가 단체가 탈북자들에 대한 면접조사를 토대로 `2008 북한 인권백서'를 발간했습니다. 백서는 불법구금과 폭행, 부당한 식량배급 실태 등 다양한 인권침해 사례들을 지적하면서, 북한의 인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감시 활동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의 대한변호사협회는 2000년 이후 북한을 탈출한탈북자 1백 명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2008 북한 인권백서'를 13일 발간했습니다.

백서에 따르면 북한에서 범죄를 저질러 체포, 구속된사람들의 상당수가 구속영장 등을 제시받지 못했고 변호사의 도움도 거의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전체 대상자 가운데 형사 사건으로 수사 또는 재판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43 명 중 구속영장을 제시받지 못했다고 응답한 사람은 35 명으로 81.4%에 달했습니다. 또 자백을 강요받은 사람도 22 명으로 51.2%였고 체포 당시 변호인의 도움을 받을 권리를 듣지 못한 사람도 81.4%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조사에 참여한 경북대 허만호 교수는 "북한도 이미형사소송법상 인권보호 장치들이 마련돼 있지만 법과 현실이 따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가장 최근 2005년도에 개정된 북한의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그런 절차를 다 밟도록 돼 있죠, 그런데 그것이 아직 법 집행 실무자들에게 충분히 인지가 안되고 있는 것 같구요, 북한 당국도 그런 것을 경우에 따라서는 아마 이야기 하는 것 같은데 거치지 않았을 경우에 법 집행에 있어서 문제가 된다는 인식은 제대로 하고 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

특히 조사 대상자 중 70 명은 북한에서 국가기관에 의해 하룻밤 새 가족이 전부 사라지는 일을 경험하거나 들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대다수가 실종 이후 생사 여부를 알 수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또 백서에 따르면 탈북자 1백 명 가운데 67 명은 "유엔이나 한국 등 외부 국제사회가 지원한 식량 물자를 배급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으며 51 명은 "내가 살던 곳에서 굶어 죽은 사람이 있었다"고 응답했습니다.

백서는 또 이번 면접조사 결과 북한 사람들의 인권 의식이 매우 희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에서 인권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라는 질문에 탈북자들의 69%가 '없다'고 답했고, 북한에서 인권교육이나 비슷한 교육을 받은 적이 한번도 없는 사람은 전체의 92%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대해 허만호 교수는 "노동자 농민이 주인인 사회주의 국가에선 인권 문제가 논의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 북한 정권의 태도"라며 "이 때문에 북한주민들이 자기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는 법 지식을 얻는 게 어려운 형편"이라고 말했습니다.

상당수 탈북자들은 국제사회의 북한 인권 감시 활동에대해서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백서에 따르면 '국제사회가 북한의 인권규범을 제시하는 등의 활동이 상황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63명이 '그렇다'고 응답했습니다.

대한변호사협회 이재원 변호사는 이와 관련해 국제사회의 활동이 북한 인권 개선 활동에 미치는 영향은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국제사회에서 문제를 삼고 떠들고 하는 것은 북한 당국이 면전에서는 반박하고 부인하고 했지만 사실상 나중에 뭔가 고치거나 국제사회에서 확인하고자 했을 때 뭔가 개선된 것처럼 보일 수 있도록 신경을 쓰는 게 분명하다, 그런 정도는 확인이 되거든요."

대한변호사협회는 지난 2005년 '북한 인권 소위원회'를 구성해 북한 인권 관련 법률 규정을 중심으로 북한인권 실태를 연구하고 있으며 2006년부터는 이를 기초로 2년마다 북한 인권백서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