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북한이 지난 6월26일 핵 신고서를 제출하자 다음 날 곧바로 북한에 대한 적성국 교역법 적용을 종료했습니다. 45일의 의회 통보기간이 필요한 테러지원국 해제 절차와는 달리 행정부의 결정으로 즉각 적용이 종료된 것입니다. 하지만 미국과 북한 간 교역에서 아직까지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고 미국의 북한상품 수입업자가 밝혔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 6월27일 0시 1분을 기해 북한에 대한 '적성국 교역법' 적용을 종료했습니다. 이로써 북한과 미국이 58년 만에 처음으로 정상적인 교역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습니다.

지난 4월 말 북한산 평양소주를 사상 처음 미국에 수입해 판매하기 시작한 미주조선평양무역회사의 박일우 대표는 당시 미국 정부의 조치에 커다란 환영을 표시했습니다.

박 대표는 특히 기존의 품목별 허가가 북한 공산품에 대한 포괄적 수입 허가로 대체되고, 일반 관세 이외에 추가로 부과되던 특별부가세가 폐지되는 등 미-북 간 교역 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그로부터 3개월 여가 지난 지금, 박 대표는 북한으로부터 물품을 수입하는데 적성국 교역법 적용 종료 이전과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고,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밝혔습니다.

" 8월19일부로 새로 생긴 조례 규칙에 의해서 어플라이 해서 프로세스 들어가는 과정이 적성국 교역법이 존재하고 있을 때와 하나도 다른 게 없어요"

지금도 개별 품목에 대해 일일이 수입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은 물론, 처리기간에 대한 규정도 없고 제출해야 하는 서류도 적성국 교역법 적용 종료 이전과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입니다.

미 재무부 외국자산통제국은 지난 8월19일 발표한 대북제재 관련 문건에서 북한산 물품 수입과 관련,

수입업자들은 수입 물품에 관한 정보를 외국자산통제국에 서면으로 제출해 허가를 받아야 한다면서, 허가를 받지 못할 경우 북한산 물품을 미국으로 수입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박 대표는 바로 그같은 새로운 규정 때문에 2년 반 전부터 추진해 온 북한산 대동강 맥주 수입도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금년 6월26일부로 그게 (개별품목에 대한 허가) 필요 없다고 해서 본격적으로 샘플을 들여오려고 하던 차제에 8월19일 날 다시 그런 인포메이션을 내라..."

박 대표는 이에 대해 재무부 외국자산통제국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구체적인 답변은 듣지 못한 채, 새로운 허가를 신청하는 대신 과거에 제출했던 신청서를 재검토할 것이라는 대답을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박 대표는 컨테이너 3대 분량의 평양소주 2차 분이 지난 9월 초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가운데, 9월4일 뉴욕에 도착한 컨테이너 2대 분량의 평양소주는 이미 통관이 완료돼 판매에 들어갔지만, 9월10일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한 컨테이너 1대 분량은 아직 통관이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뉴욕 세관에서는 평양소주에 과거와 마찬가지로 특별부가세가 부과됐다고, 박 대표는 말했습니다. 박 대표는 미국 세관 직원들이 관련 규정이나 변경 사항에 대해 잘 모르고 있기 때문에 그런 일이 발생한 것 같다며 현재 세관당국에 이의를 제기한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최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박 대표는 북한에서는 평양소주 수출과 관련해 미국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작은 길을 열어줘서 고맙다 이런 얘기를 저한테도 하고, 미국 정부에 대해서도 그런 긍정적인 생각을 합니다. 그런 측면에 대해서는..."

박 대표는 컨테어너 4대 분량의 평양소주 3차 분이 북한을 출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