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이 지난 7일 조지 부시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공식 발효됐습니다. 새 법은 2004년 북한인권법을 기본으로, 북한주민과 탈북자의 인권 개선을 위해 미국의 역할을 더욱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오늘은 앞으로 어떤 점들이 달라지고, 또 북한의 인권 상황을 개선하는 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기여하게 될지에 대해 김근삼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문: 북한인권 재승인법이 공식 발효됐는데요, 아무래도 가장 궁금한 점은 북한 인권 개선과 관련해서 실질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지 여부일 텐데요, 어떤 점들이 달라집니까?

답: 네. 우선 이번에 발효된 북한인권 재승인법은, 지난 2004년 미국에서 처음 만들어진 북한인권법을 4년 더 연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북한인권법이 만들어진 이후 미국 정부의 북한 인권 관련 활동에는 중대한 변화들이 있었습니다. 탈북자들이 난민 자격으로 미국에 정착할 수 있게 되면서, 지난 9월로 마감된 2008년 회계년도까지 68명의 탈북자가 미국에 입국했습니다. 이밖에 미국 정부가 운영하는 대북방송 시간도 10시간으로 확대됐구요. 북한의 민주화와 인권을 위해 활동하는 단체들에도 매년 최대 2백만 달러의 예산이 지원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번에 새로 발효된 법에서 달라지는 점들을 말씀드리면, 새 법은 특히 탈북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미국 정부의 역할을 강화했습니다. 또 이와 관련한 행정부의 활동 내용을 매년 의회에 보고하도록 하는 조항도 추가했습니다.

문: 탈북자의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는데요. 좀 더 구체적으로 재승인법에 따라 미국 정부의 어떤 활동들이 예상됩니까?

답: 우선 탈북자 보호를 위한 미국 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새 법은 기존의 대북 인권 특사를 대사급으로 격상하면서, 명칭부터 '북한 내 인권을 위한 특사'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위한 특사'로 바꿨구요, 북한 내부의 인권 뿐만 아니라 탈북자들을 위해 더 많이 일하도록 했습니다. 특히 미국 국무부 내 '인구난민이민국'과 함께 탈북자 보호를 위한 업무를 주관하도록 규정했는데요. 따라서 국무부의 난민 관련 정책에 있어서, 탈북자 보호 측면에서 더 많은 노력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외교적인 측면에서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이 있는데요. 미국 정부가 탈북자 보호를 위해 북한 주변국들, 또 탈북자들의 제3국행 경로가 되고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협력하고, 그 결과를 매년 의회에 보고하도록 했습니다.

문: 고무적인 내용인데요. 제가 의회에서 통과된 법안을 보니까, 지난 4년 간 미국에 난민 자격으로 정착한 탈북자 수가 너무 적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개선을 요구하고 있던데요. 앞으로 미국에 입국하는 탈북자 수가 늘어나게 됩니까?

답: 중요한 지적인데요. 미국 의회는 이번에 북한인권 재승인법을 채택하면서,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 수가 너무 적다는 점을 여러 차례 지적했구요, 말씀하신대로 법안에도 포함돼 있습니다. 또 이의 개선을 위해 미국의 아시아 지역 고위 외교관들이 지속적인 외교 노력을 기울이도록 했구요. 미국 내에서도 탈북자 입국 절차를 보다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운용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새로 발효된 재승인법 자체에는 미국에 정착하는 탈북자의 규모가 어느 정도로 확대돼야 한다는 구체적인 내용은 없습니다. 미국 정부의 노력을 요구하기는 했지만, 구체적인 목표치는 없는 것이죠. 따라서 앞으로 행정부가 의회의 요구대로 미국에 입국하는 탈북자 수를 확대할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할 일인데요.

참고로 이번 달부터 시작된 2009년 회계년도에 미국이 동아시아 지역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난민의 수는, 2008년의 2만 명보다 오히려 1천 명 줄어든 1만9천 명으로 정해졌습니다. 이는 탈북자의 미국 입국 확대와 관련해서도 부정적인 소식이죠.

문: 그렇군요. 실제 미국에 입국하는 탈북자 수가 늘어날지는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한다는 얘기인데. 미국 정부가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지원하는 예산에도 변화가 있습니까?

답: 미국 정부가 지원하는 예산 규모나 내역은 2004년 북한인권법과 변화가 없습니다. 재승인법에서도 2012년까지 매년 2천4백만 달러의 예산을 지원하도록 했는데요. 탈북자 지원을 위해서 2천만 달러를 지원하도록 했구요, 북한 내 정보 전달을 위해 2백만 달러, 북한의 민주화와 인권을 위해 활동하는 단체들에 2백만 달러를 책정했습니다. 민주화와 인권 활동 단체에 대한 예산은 처음 하원에서 채택될 때는 4백만 달러였지만, 상원을 거치면서 2백만 달러로 절반이 삭감됐습니다.

또 북한인권 재승인법은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 등 미국 정부의 대북방송을 하루 12시간까지 확대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