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납치자 문제 등 북한과 일본 간 주요 현안들이 최근 세계적 금융위기와 일본의 정권교체 등으로 인해 아무런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새로 출범한 일본의 아소 다로 내각이 북한에 일본인 납치 피해자 재조사를 촉구했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도쿄 현지를 연결해 최근의 일본 정국과 북한에 대한 정책 등에 대해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진행자: 우선 최근 아소 정권이 출범하자 마자 북한에 납치피해자 재조사를 촉구했다는 소식이 있던데요.

그렇습니다. 일본의 최대 신문인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가 아소 다로 정권 출범 직후 북한에 대해 일본인 납치 피해자 재조사에 조속히 나설 것을 요청했었다고 최근 보도했습니다. 일본과 북한은 후쿠다 내각 시절인 지난 8월 중국 선양(瀋陽)에서 국교정상화 실무회의를 갖고, 북한이 납치 피해자 재조사 위원회를 구성해 가능한 한 올 가을까지 결론을 내고, 일본은 북한이 재조사위원회를 구성하는 시점에서 대북 경제제재를 일부 해제한다는 데 합의했었습니다.

그렇지만 지난 달 후쿠다 당시 총리가 돌연 사임하면서 북한이 납치 피해자 재조사를 보류한 상태입니다. 이후 일본과 북한 사이에 별다른 진전이 없다가 아소 내각이 들어서면서 일본인 납치 피해자 재조사 문제를 다시 제기한 것인데요, 일본의 재조사 요청은 지난 주 베이징 주재 일본대사관을 통해 북한 측에 전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이에 대해 아직까지 구체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북한과 일본의 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가운데, 아소 총리가 오는 24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취임 후 첫 중-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라지요?

아소 다로 일본 총리는 오는 24일부터 이틀 간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아소 총리는 방중 기간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주석, 원자바오 총리와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을 가질 계획인데요, 이 자리에서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자 문제와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이 노력해 줄 것을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소 총리는 사실 중국과 관계가 악화됐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내각에서 외상을 맡았을 당시에는 단 한 차례도 중국을 방문한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중국과는 좀 거리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서 중-일 간 관계 강화를 재확인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온실가스 감축 문제 등에 대한 양국 간 협력을 확인하고, 최근 중국산 식품의 멜라민 첨가 문제 등에 대해서도 양국이 협력해 조기에 해결하자는 제안을 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원래 아소 내각이 출범할 당시엔 10월 초에 중의원을 해산하고 11월 초에 총선거를 실시하는 과도 선거내각이 될 것으로 알려졌었는데요, 그런 정치 일정이 순연될 가능성이 크다지요.

그렇습니다. 바로 최근의 세계적인 금융위기 때문인데요, 지금과 같이 전세계 경제가 불안한 상황에서 자칫 권력공백을 초래할 수 있는 중의원 해산·총선거 실시는 미루는 게 낫다는 지적이 일본의 여당인 자민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아소 총리도 어제 국회 답변에서 "지금의 국제적인 금융위기는 1929년 세계 대공황에 필적한다"면서 "선거 보다는 당장 급한 경기 대책과 금융 대책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중의원 해산과 총선거 시기에 대해선 "국민은 정부가 우선 경기대책에 힘쓰길 바라고 있다"면서 "위기에 확실하게 대응한 뒤에 중의원 해산을 하는 것이 옳다"고 말해서 중의원 해산 시기를 연기할 계획임을 시사했습니다. 때문에 일각에선 11월 중의원 해산, 연말 총선, 또는 연말 해산, 내년 총선설 등이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는데요, 어쨌든 내달 초 총선이 이뤄지기는 어려워진 게 사실입니다.

진행자: 조금 다른 소식입니다만, 북한을 탈북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늘면서 일본에 입국한 탈북자 수가 1백60 명을 넘었다는 보도가 있었다구요.

그렇습니다. 일본의 아시히신문이 워제 중국 선양(瀋陽)발로 보도한 내용인데요, 이 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중국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서 탈북자 수용 사실을 숨기고 있지만, 과거 북한으로 건너갔던 일본인과 재일 조선인들을 중심으로 탈북 후 일본 재입국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이들의 대부분은 중국과 북한의 국경을 넘어 일본대사관이나 총영사관을 찾아와 보호를 요청한 사람들인데요, 이들의 숫자는 1990년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현재는 1백60 명 이상이 된다고 일본 정부 관계자가 전했습니다.

신문은 선양에 있는 일본 총영사관에는 거의 매일 일본 요리점으로부터 도시락이 배달되는 모습이 목격된다면서 이는 총영사관에 머물고 있는 탈북자들을 위한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또 총영사관 측이 이들에게 요리를 하도록 하지 않는 것은 칼 등 요리 도구를 이용해 자살 기도를 하거나 싸움을 할 우려가 있고 화재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소개했습니다.

한편 일본 정부가 수용하고 있는 탈북자의 대부분은 1959년부터 1984년 사이 일본과 북한 적십자가 실시한 '귀환사업'에 따라서 북한에 들어간 사람들과 그들의 가족들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 기간 중 북한으로 건너 간 사람은 총 9만3천3백40 명이고, 이들 가운데 일본 국적자는 6천6백 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