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서울에서는 지난 해 평양에서 개최된 10.4남북정상회담 1주년을 기념하는 국제학술회의가 열렸는데요. 토론회에선 당시 남북한의 두 정상이 합의한 10.4선언에 대한 평가와 앞으로의 한국 정부가 지향해야 할 대북정책을 놓고 열띤 토론이 벌어졌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10.4 남북 정상선언 1주년 기념위원회는 2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10.4 정상선언과 한반도 평화와 번영'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문정인 연세대 교수 등 참여정부 시절 관계자들과 국내외 학자들이 참석해 10·4선언의 의미 등을 짚었습니다.

참석자들은 지난 해 정상회담을 비롯해 과거 10년 간 거둔 대북정책의 성과를 기초로 현재 상황에 맞춰 대북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을 주문했습니다.

전인영 서울대 명예교수는 "이명박 정부가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추진해온 대북정책을 전면 부정해서는 안된다"며 보다 유연한 자세를 가질 것을 촉구했습니다.

과거와 무조건 단절하기 보다는 남북관계에 도움이 되는 정책은 살려 나가고 부족한 부분은 보완해 나가는 등 실용적인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난 10년 간 남북 간 무수한 접촉과 시련을 겪으면서 얻은 교훈이 있습니다.. 살릴 것과 이룬 성과들을 살펴보고 지난 10년 간의 대북정책 중 좋은 것은 유산으로 살려야 합니다. 앞으로 이명박 정부가 대북관계를 개선해 나가야 하는지 또 우리가 염원하는 통일로 접근해 나가야 할지 고민해봐야 합니다. "

알렉산더 제빈 러시아 극동문제연구소 한반도연구센터장은 "10.4선언은 다른 국가의 개입 없이 남북 당사자가 중심이 돼 한반도 평화체제를 논의했다는 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며 "이같은 논의를 보다 진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방연구원 서주석 연구원은 "10.4선언은 북한이 처음으로 한국 정부를 한반도 평화체제의 동반자로 공식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서 연구원은 이어 "한국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 2단계 조치가 완료되는 때를 대비해 '북 핵 폐기 협상'과 '한반도 평화체제의 논의'가 동시에 진행될 수 있도록 외교적인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외교안보전략 비서관을 역임한 박선원 브루킹스연구소 객원 연구원도 "10.4선언의 경우 남북 간 군사적인 신뢰를 쌓겠다는 양국 정상의 의지가 반영된 만큼 이를 토대로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를 보다 구체적으로 다듬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남북 정상은 지난 해 군사 문제와 평화체제 문제, 군사적 신뢰를 구축하면서 평화체제로 가는 과정에서 종전 선언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매우 구체적으로 합의했습니다. 당분간 3 ,4년 간 북한이 이를 어길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므로 이 틀을 토대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군사신뢰, 미-북 간 평화협정 체제 등의 추동력을 확보해 나가야 합니다".

반면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은 "일부 긍정적인 평가가 있지만 국민의 합의가 전제되지 않은 선언이라는 비판도 있었다"며 "합의를 이행하기 위해선 막대한 돈이 들 것으로 추산되는 만큼 새 정부에서 면밀히 검토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한국 정부는 10.4 남북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별도의 성명이나 논평 없이 통일부 대변인의 브리핑으로 입장을 밝혔습니다.

통일부 김호년 대변인은 "남북 간 합의들은 기본적으로 한반도의 평화를 정착시켜 나가겠다는 정신에 기초한 것들"이라며 "지금까지 이뤄진 모든 합의들의 정신을 존중한다는 것이 한국 정부의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김 대변인은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전날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한 것과 관련해 "대북정책이라는 것이 특정 정권의 산물은 아니다"며 "현 정부의 대북정책도 지난 정책의 성과를 최대한 활용해 남북관계를 한 단계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정신에 입각해 있다"며 우회적으로 비판했습니다.

 "대북정책이라는 것이 특정 시기나 특정 정권의 산물은 아닙니다. 오늘날까지 역대 정부는 시대적 상황과 여건에 따라 속도와 방식은 달리해왔지만 방향의 일관성은 유지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한반도 미래와 국익을 위해 남북관계를 한 단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