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남북 군사실무회담이 오늘 판문점에서 열렸지만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한 채 성과 없이 끝났습니다. 북한은 이 자리에서 한국의 보수 민간단체들이 북한 비방 전단을 계속 살포할 경우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사업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북 군사실무회담이 한국의 이명박 정부 들어 처음 으로 2일 오전 판문점 남측 지역 평화의 집에서 열렸지만 별 성과를 내지 못한 채 1시간 반만에 끝났습니다.

한국의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 측은 이번 회담에서 한국의 민간단체가 북한에 대해 벌이고 있는 전단 살포 행위에 대해 강하게 항의했습니다.

박림수 대좌를 단장으로 한 3명의 북측 대표단은 한국의 민간단체에 의한 전단 살포 사례를 나열하며 이를 남북 간 합의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사과와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약속 등을 요구했습니다.

북측 대표단은 전단 살포가 계속될 경우 개성공단 사업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군사분계선을 통한 남측 인원의 통행이 제대로 실현될 수 없으며, 개성과 금강산 지구 내 한국 측 인원의 체류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국방부는 전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상철 국방부 북한정책과장을 수석대표로한 3명의 한국 측 대표단은 군사분계선 지역에서 선전 활동을 중단키로 한 합의를 성실히 준수하고 있다고 재확인한 뒤 북측이 민간단체의 전단 살포 문제를 개성공단과 개성, 금강산 관광 사업과 연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국방연구원 백승주 박사는 전단 살포행위를 개성공단 등 사업들과 연계하겠다는 북 측의 발언을 "가볍게 볼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남측이 북한의 여러 가지 내부 문제를 건드리는 데 대해서 시민단체 특히 보수단체들에 대해서 재갈을 물려야 되겠다, 이 것을 군이 앞장서고 있다는 의미가 있고 실질적으로 심각하게 봐야 할 것은 이 문제를 개성공단의 폐쇄 문제까지 거론하는 것은 좀 심각하게 봐야 할 문제라고 봅니다."

한국 측 대표단은 북측에 대해 "대통령에 대해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하면서 지속적으로 비방하는 것은 상호 비방을 중단키로 한 남북 간 합의에 배치되는 것"이라며 유감을 표명한 뒤 즉각적으로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한국 측 대표단은 또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면서 남북 당국간 협의를 통해 진상을 규명하고 재발방지와 신변안전 보장 대책 등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북측은 하지만 관광객 피살 사건의 책임이 한국 측에 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한국 측 대표단은 이와 함께 남북간 모든 수준의 대화가 전면적으로 재개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한편 이날 회담 직전 남북 양측은 회담의 공개 여부를 놓고 설전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북측 대표단은 회담 시작 전 갑자기 회담 전체를 취재진에게 공개하자는 제의를 했습니다.

북측 단장 박림수 대좌는 "비공개로 하겠다는 전제를 담보해야 회담을 하겠다는 게 무슨 경우냐"고 따졌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측은 회담 시작 부분만 공개하고 나머지는 비공개로 해 온 그동안의 관례를 강조했습니다.

한국 측 이상철 북한정책과장은 "문제 해결 방안을 강구할 수 있는 회담이 되기 위해선 비공개로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북측이 한국 측의 입장을 받아들여 회담 앞부분만 공개하는 데 합의를 보면서 회담은 예정보다 40분 늦게 시작됐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