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평양 체류 일정을 연장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당초 오늘 서울로 돌아와 북한 측과의 회담 결과를 한국 정부 당국자들에게 설명한 뒤 베이징을 방문할 예정이었습니다. 힐 차관보는 북한 측에 핵 검증계획서 제출과 관련해 새로운 방식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크리스토퍼 힐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평양 방문과 관련, 그가 북한 측의 초청에 따라 6자회담을 진전시키기 위해 방북했다면서도 핵 검증과 관련해 미국의 새로운 제안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션 맥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1일 정례브리핑에서, 힐 차관보가 평양 당국에 핵 검증과 관련해 새로운 제안을 할 것이라는 일부 언론보도를 지적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맥코맥 대변인은 "힐 차관보가 새로운 제안을 들고 북한에 갔다는 기사를 봤다"며, "이는 검증안의 실질적 내용의 변화를 뜻하는 것이기 때문에 부정확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국무부의 고위 당국자는 익명을 전제로 한 기자 브리핑에서 힐 차관보가 실질적 내용은 아니지만, 검증 형식과 관련한 새로운 제안을 북한에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당국자에 따르면 힐 차관보의 제안은 북한이 핵 검증 계획을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에 제출하도록 하고, 미국은 제출이 확인되는 대로 곧바로 북한을 임시로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는 것입니다.

미국의 이같은 방안은 북 핵 협상의 최대 걸림돌인 테러지원국 해제 문제를 어떤 식으로든 해결해 6자회담이 좌초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미국이 제시한 핵 검증의정서에 합의하는 것이 북한이 테러지원국에서 해제되기 위한 전제조건이었습니다.

앞서의 미국 정부 고위당국자는 이같은 방식은 실질적인 내용의 변화는 아니며, 그보다는 검증 계획의 순서와 관련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션 맥코맥 대변인도 이같은 설명을 사실상 확인했습니다.

맥코맥 대변인은 힐 차관보가 "실질적 내용과 검증 방안을 바꾸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북한에 갖고 가지 않았다"면서, 그가 북한에서 `6자회담의 진전 방안과 누가 누구에게 무엇을 전달할지 등, 형식적인 문제들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이같은 미국의 계획에 동의해 핵 협상 교착상태에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힐 차관보는 평양 방문 첫 날인 1일 6자회담의 북한 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만났지만, 2일은 누구를 만났는지, 또 평양 체류를 연장한 이유가 무엇인지 등은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소식통은 다만 "평양에서 진행되고 있는 미-북 간 검증 협의가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평양 방문을 마치고 다시 육로로 서울로 돌아간 뒤 베이징과 도쿄를 잇따라 방문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