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오는 13일로 시한이 만료되는 북한에 대한 경제재재를 또다시 연장키로 결정했습니다. 북한 핵이나 납치자 문제에 진전이 없다는 이유인데요, 이에 따라 최근 출범한 아소 다로 정권이 북한에 대한 강경 노선을 견지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도쿄 차병석 기자를 연결해 자세한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진행자: 우선 일본 정부가 대북 제재 기한을 연장하기로 했다는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네, 일본 정부는 이달 13일로 기한이 만료되는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를 6개월 간 연장키로 결정했습니다. 이로써 북한으로부터의 모든 품목 수입 금지, 모든 선박의 입항 금지, 조총련계 간부들의 재입국 금지 등을 담은 일본의 독자적인 대북 제재 조치는 내년 4월까지 연장 적용됩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06년 10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에 따른 대응 조치로 북한에 대한 독자적인 경제제재를 부과했는데요, 이 제재는 6개월 단위로 지금까지 계속 연장되고 있는 것입니다. 일본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가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고, 핵 문제도 북한이 영변 핵 시설을 복구하는 등 악화되고 있기 때문에 북한에 대한 압력을 지속한다는 방침입니다.

이와 관련해 나카소네 히로후미 일본 외상은 어제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영변 핵 시설의 불능화 작업을 중단하고 시설을 다시 복구하고 있고, 지난 8월 북한과 실무회담에서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한 재조사에 착수하기로 합의했지만 재조사 이행에는 실패했다"면서 대북 제재 연장의 불가피성을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대북제재 연장에 대해 일부에서는 최근 출범한 아소 다로 내각이 대북 강경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나오고 있다지요?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일본이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를 시작한 2006년 당시에 아소 다로 총리는 외상이었는데요, 아소 총리는 최근 대북정책과 관련해서도 '대화와 압력'이라는 기존의 노선을 계승하면서도 압력에 더 큰 비중을 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가와무라 다케오 관방장관도 최근 대북 제재와 관련해서 "완화할 단계가 아니다"면서 기존의 강경 노선을 유지할 것임을 확인했습니다. 가와무라 장관은 또 앞으로 대북정책 기조에 대해 "후쿠다 전 총리의 정책을 따를 것은 따르겠지만, 더 힘을 쓸 필요가 있다"고 말해서 북한의 태도에 따라 앞으로 더욱 강경해 질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아소 다로 총리의 강경 노선은 취임하면서부터 예상됐던 일이기도 한데요, 아소 총리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2차세계대전을 '대동아전쟁'으로 표현해서 논란이 되고 있다요.

그렇습니다. 아소 총리는 어제 오후 총리실에서 일본의 과거 전쟁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에게 "일-청·일-러(전쟁)과 이른바 대동아 전쟁, 제 2차 세계대전은 조금 종류가 다르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는데요, 그는 이어서 "메이지(明治)헌법 이래 약 1백20년 간 일본의 역사는 자랑할 만한 것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역사도 있었다"고 언급했습니다.

문제는 대동아전쟁이란 표현을 썼다는 건데요, 대동아전쟁이란 표현은 침략 전쟁 당시 일본이 사용한 용어지만 2차대전 후 일본을 점령한 연합군총사령부(GHQ)가 공문서에서 침략 전쟁을 정당화하고 미화하는 용어라는 이유로이 표현의 사용을 금지했었습니다. 때문에 일본 교과서에서도 대동아전쟁이란 말은 쓰지 않고 '태평양전쟁'이나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가와무라 관방장관은 "아소 총리는 어릴 적부터 외조부인 요시다 시게루 전 총리로부터 교육을 받았는데, 제2차 대전을 당시 어른들은 대동아전쟁이라고 불렀다"면서 진화에 나섰는데요, 하지만 아소 총리의 '대동아전쟁'발언은 그의 국수주의적인 사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진행자: 일본 정부가 대북 강경노선 쪽으로 기울면서 최근 유엔총회장에서북한과 일본 대표가 설전을 벌이는 일발생하지 않았습니까?

그렇습니다. 지난 달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총회장에서 북한 대표와 일본 대표가 과거사 문제 등을 놓고 한바탕 설전을 벌였습니다. 이날 설전은 북한의 박길연 외무성 부상이 기조연설에서 "조-일 관계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는 원인은 일본이 희대의 범죄로 얼룩진 자기의 과거를 청산하지 않는 데 있다"면서 먼저 공격을 했고, 이에 대해서 일본 대표가 나서 "북한 대표의 발언은 전혀 근거 없다"면서 "일본은 진정성과 일관성을 갖고 과거를 직시하고 있다"고 반박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이에 대해 다시 북한의 박덕훈 유엔대표부 차석대사가 "일본 대표는 참회한다고 하면서 과거사를 왜곡하고 있고, 2007년 3월 일본 총리는 군대위안부 문제에 대한 증거가 없다는 무책임한 발언으로 책임을 회피했다"고 공박했고, 이에 대해 일본 대표가 "북한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반박하면서 20여분 간 총회장에서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