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내 많은 탈북자들이 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남다른 노력으로 성공적으로 정착한 탈북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직장생활에서 실력을 인정받아 경영자가 된 사람부터, 알뜰살뜰 모은 돈으로 어엿한 업체 사장이 된 탈북자도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성공한 탈북자들의 얘기를 전해드립니다.

2002년 한국에 입국한 안철복 씨는 오는 10월 초 서울 방이동에서 편의점을 열 계획입니다.

탈북자 정착교육기관인 자유시민대학에서 취업교육을 받은 안 씨는 장사를 하며 알뜰살뜰 모은 돈으로 탈북한 지 5년 만에 한국의 유명 편의점인 '훼미리 마트'을 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한국에 온 지 2년이 되던 해에 위암 수술을 두 차례나 받은 안 씨는 '이대로 죽을 수는 없다'는 생각에 이를 악물고 길거리에서 땅콩 장사부터 시작했습니다.

스스로의 힘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한 푼 두 푼 모은 덕택에 지난 해 11월에는 뻥튀기 도매점도 차렸습니다.

매달 3백50만원 이상 수입을 낸다는 안 씨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당장 큰 돈을 벌고 싶은 유혹도 많았지만 자신의 힘으로 하나씩 일궈가자는 생각으로 밑바닥부터 일했다"고 말했습니다.

 "처음에는 광고전단지를 보면서도 '혹시 이런 곳에서 돈을 벌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적도 많았습니다. 이후 내가 허황한 꿈에서 깨어나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그 누구의 말에도 동요하지 않고 오직 내가 맡은 일에서 열심히 해서 사는 것이 남한 생활에서 성공하는 길이다'란 생각을 하게 됐지요. "

2004년 탈북한 유금단 씨는 남자들도 하기 힘들다는 대형 시내버스를 몰고 있습니다.


키 150㎝에 불구한 작은 체구지만 매일 아침 나갈 수 있는 직장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다는 유 씨는 '탈북자들이 한국에 와서 살기란 고통의 연속'이라고 말했습니다.

몸져 누운 남편의 병원비를 벌기 위해 직장을 구하러 다녔지만 퇴짜를 맞기도 십 수 차례, 탈북자에 대한 한국 사회의 편견에 눈물이 났지만 좌절하고 있을 수 만은 없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탈북 당시의 배고픔을 떠올리며 고통을 이겨냈다는 유 씨는 "우리 같은 탈북자들이 어떻게 해서 이곳까지 왔는데 극복 못할 일이 뭐가 있겠느냐"라며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유 씨는 지난 8월 15일 광복절에 탈북자로는 최초로 타종 행사에 참여하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한국의 대기업인 현대 모비스에서 중국 해외수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탈북자 문길성 씨는 "직장에서 탈북자라고 특별한 대우를 기대하지 말고 자신이 맡은 업무에서 전문가가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출퇴근 시간을 이용해 매일 영어와 중국어를 공부한다는 문 씨는 "전혀 다른 체제에서 수십 년을 살다 온 탈북자들이 남한 사람들과의 경쟁에서 뒤쳐지는 것은 당연하다"며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지 말고 악착같이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본인들의 의지가 부족한 것이 문제입니다. 대부분의 탈북자들이 학력이나 경쟁에서 뒤쳐지기 시작하면 빨리 포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기가 뒤쳐진 것을 스스로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정기적으로 영어시험인 토익 공부와 중국어어학평가시험도 공부하고 있습니다 출퇴근 시간을 이용해 가방에 항상 넣고 다니며 공부하지요 ."

97년 탈북해 강원도 소재의 정밀기계공장에서 일하다 회사 대표로 발탁된 이강씨는 "남한사회에서 차별대우를 받고 있다는 피해의식을 버리고 '나도 사회의 일원'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남한 사람들이 '탈북자'라로 편견을 갖고 보고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나도 한국사회의 일원으로 동등한 위치에서 살아가는 생각을 해야 동등하게 생활할 수 있는 것이죠. 남한 사람들이 도와준다는 게 돈을 벌 수 있게 해준다든지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아니라 결국은 자신이 만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탈북자들의 취업을 돕는 자유시민대학의 양영창 사무처장은 "성공한 탈북자들은 직업의 귀천에 상관없이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분야를 공략해 성실하게 한 우물을 판 경우가 많다"며 "자신이 노력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문제이므로 결국은 본인의 의지에 달려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