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융위기가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 경제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미국의 유력 금융회사들이 잇따라 파산하는 것을 보면서 전세계 투자자들이 공포에 떨고 있는데요, 이연철 기자와 함께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미국 금융위기의 원인과 세계적 파장, 그리고 전망 등을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이연철 기자, 현재의 미국 금융위기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입니까?

이= 지난 1929년 시작된 대공황 이후 최악의 위기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위기는 지난 3월 미국 5위의 투자은행인 베어 스턴스가 제이피 모건 은행으로 넘어가면서 본격화 했는데요, 이 달 들어 최고조에 이른 느낌입니다. 미국 주택담보 대출시장의 절반 이상을 떠받치고 있던 양대 업체인 패니 메이와 프레디 맥이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미국 정부에 인수됐습니다. 미국 3위의 투자은행인 메릴린치는 뱅크 오브 아메리카로 넘어갔고, 4위인 리먼 브라더스는 파산보호를 신청했습니다. 그리고 세계 최대 보험회사인 AIG가 미국 정부의 법정관리로 넘어갔습니다. 미국 연방정부가 7천억 달러의 공적자금을 투입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사태가 잠시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아직도 위기가 끝나려면 멀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진행자: 이번 위기는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에 엄청난 타격을 가하고 있죠?

이= 그렇습니다. 미국 금융위기의 여파로 전세계 금융시장이 큰 혼란에 빠진 모습입니다. 미국의 주가가 폭락할 때마다 세계 주가도 동반 폭락하는 양상이 되풀이 되고 있습니다. 올해 초와 비교할 때 전세계 주요 주가지수 대부분이 미국의 다우존스 지수보다 큰 폭의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는데요, 특히 중국이나 러시아의 경우 3배 이상 떨어진 상태입니다.

진행자: 전세계가 이처럼 금융위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이유가 뭔가요?

이= 2000년대 초반에 연방기금 금리가 사상 최저수준인 1%까지 떨어지면서 시중에 풀리는 돈이 급격히 늘어났고, 이 돈이 부동산으로 몰리면서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은행들은 신용도가 낮은 사람들에게도 무분별하게 융자를 제공했는데요, 이 것이 바로 서브프라임 모기지입니다.

경제전문가인 거스 포샤이 씨는 돈을 갚은 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너무 쉽게 많은 돈을 빌려준 것이 지금의 후유증을 낳았다고 지적합니다.

주택가격이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는 매달 내야 하는 이자를 감당하기 힘들 경우 주택을 팔아 모기지를 상환하면 됐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금리가 올라가면서 이자 부담이 늘자 이를 감당하지 못해 주택을 차압 당하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고, 은행들은 담보로 잡았던 주택을 경매에 넘겼습니다. 이같은 상황이 바로 은행들의 부실로 이어진 것입니다.

진행자: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부실해져도 해당 업체만 문을 닫으면 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왜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일으키게 된 거죠?

이= 서브 프라임 모기지가 미국 금융위기의 기본적인 원인이라면 보다 근본적인 원인으로 모기지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파생 금융상품'을 지적하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파생금융상품, 참 생소한 용어인데요, 주식과 채권 등 전통적인 금융상품을 변형하거나 이를 근간으로 창출된 금융상품입니다. 그러나, 전문가들 조차도 정확히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복잡한 구조를 지니고 있는데다가 이에 대한 통제도 허술하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었습니다.

워싱턴 경제정책연구소의 국제경제전문가 로버트 스콧 연구원은 가장 큰 실수는 금융 분야에 대한 규제에 실패한 것이라며, 규제를 강화했다면 현재의 위기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진행자: 결국 파생 금융상품의 문제점들이 위기를 초래했다고 볼 수 있겠군요?

이= 그렇습니다. 미국의 은행들은 모기지 대출 자산을 담보로 주택저당 채권을 만들어 팔아 미리 돈을 회수하는데 적극적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투자은행들이 큰 역할을 했는데요, 은행들이 발행한 채권을 파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기초로 다시 파생상품들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는데요, 바로 이 파생상품에 전세계 금융기관들이 거액을 투자했다가 타격을 입게 된 것입니다.

진행자: 이번 위기가 언제쯤 끝날까요?

이= 네 막대한 공적자금을 투입하기로 결정한 미국 정부는 이제 금융시장이 안정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부시 미국 대통령은 정부가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시키기 위해 계속 조치를 취할 것임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금융 불안이 장기간 계속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합니다.

뉴욕대학교의 토마스 쿨리 교수는 금융체제가 당면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라면서, 현 시점에서 그 문제가 가장 우려사안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부실 규모가 예상보다 훨씬 커서 추가 파산이 잇따르고 그 파장으로 실물경제마저 더욱 악화된다면 위기가 다시 발생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금융위기의 원인을 제공했던 부동산 시장이 더 나빠진다면 상황이 악화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미국 금융위기의 원인과 세계적 파장 등을 살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