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현재 한국에 살고 있는 탈북자 1만3천7백 여명 중 47%는 북한에서 직업을 갖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체제도 다르지만 직업 경험이 없는 이들 탈북자들이 한국사회에서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각별한 지원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관련 소식을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의 통일부에 따르면 올해 5월 현재 한국에 살고 있는 탈북자 1만3천7백 여명 중 47%가 북한에서 직업을 갖지 않은 이른바 무직 부양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노동자 출신은 전체 탈북자의 44%, 관리직과 전문직 출신 탈북자는 5%에 불과했습니다.

통일부 관계자는 "무직 부양은 가사노동과 학생 등이 포함된 것으로 실제 실업 상태인 '무직' 개념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처럼 직업을 갖지 않은 탈북자의 비율이 높은 것은 최근 들어 여성들이 탈북자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통일부는 보고 있습니다.

실제 지난 1989년까지 전체 탈북자의 7%에 불과했던 탈북 여성의 비율은 2002년부터 크게 늘어나 올해 5월 현재 전체의 6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입국 전 학력을 분석한 결과 70%인 9천5백 여명이 한국의 중고등학교에 해당하는 중학 학력이었습니다. 이어 대학교 졸업자가 7.6%, 소학교 졸업자는 6%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입국 당시 연령을 기준으로는 30대가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밖에 20대가 28%, 10대 12%로 뒤를 이었고, 60세 이상도 5%였습니다.

전문가들은 수십 년 간 사회주의체제에서 직업을 갖지 않고 살아온 탈북자들이 빠른 시간 안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은 만큼 각별한 지원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북한인권시민연합의 이영환 조사연구팀장은 "단순히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취업교육을 제공하고 끝날 게 아니라 북한에서의 경험과 학력, 직업 성취도가 각기 다른 탈북자들에게 적합한 취업 교육이 어떤 것인지를 엄밀히 평가하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JK ACT 1 09-22"북한에 있을 때의 경험, 나이, 직업 등이 한국에서 어떤 직업 교육의 효과를 거두고 실제 어떠한 취업 교육들이 이뤄지는지 연관성을 정부가 얼마나 추적하고 있는지 의문스럽습니다. 교육을 시행하고 나서 '나머지는 탈북자의 의지다'라고만 볼게 아니라 실시한 그 교육이 성과가 있었는지 없었는지 엄정하게 평가를 해야 한다고 봅니다.

최근 들어 탈북자 수가 늘어나면서 이들에 대한 초기 정착지원금을 줄이는 쪽으로 정부의 정책이 바뀌면서 취업을 하지 못한 상당수의 탈북자들이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이들을 위한 특화된 교육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이주민지원센터 허영철 소장: "과거 1인 1세대 기준으로 과거 3500만원 정도 되는 정착금이 지금은 대폭 축소돼 1900만원으로 줄어들었습니다. 나머지 차액에 대해선 한군데 직장에서 1년에서 최장 3년까지 일하는 경우 취업 장려금으로 받는 이른바 인센티브 시스템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취업을 못한 분들의 경제적 상황이 어렵습니다. 이들을 위한 지원 교육이 새롭게 짜여져야 한다고 봅니다."

특히 점차 늘어나고 있는 여성 탈북자를 위한 맞춤형 지원정책도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서울대 통일연구소 박정란 박사는 "탈북 여성의 경우 중국인이나 조선족과 가정을 이루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남성보다 제3국 체류 기간이 길다"며 "상당 기간 탈북 여성들의 교육 기회가 박탈되는 만큼 이를 반영한 지원 정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