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9일 미국이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하지 않고 있는 데 대해 거듭 강력히 비난하면서, 이에 대응해 영변의 핵 시설들을 원상복구하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북한 정부의 이번 조치로 앞으로 북 핵 협상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북한 외무성은 19일, 미국이 자국에 대한 테러지원국 해제 조치의 발효를 연기한 것은 북한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도를 여실히 드러낸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이미 천명한 바와 같이 우리는 미국이 우리나라에 대한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조치의 효력 발생을 무기한 연기한 데 대응하여 핵 시설 무력화 작업을 중단하였으며 얼마 전부터 영변 핵 시설들을 원상복구하고 있다."

북한 외무성은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외무성 대변인이 답하는 형식으로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이 6자회담 10.3 합의의 이행을 회피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북한은 그러나 원상복구 작업이 구체적으로 언제부터,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성명은 핵 시설 원상복구는 9.19 공동성명과 2.13합의, 10.3 합의에 규정된 행동 대 행동의 원칙에 따른 논리적 귀결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미국과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불능화된 핵 시설을 완전히 복구하는 데 약 1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또한 미국이 요구하는 국제적 기준의 핵 검증에 대해, 핵확산금지조약NPT와 국제원자력기구 IAEA의 회원국도 아닌 북한에 국제적 기준이라는 이름 아래 가택수색을 강요해 보려는 미국의 기도는 절대로 실현될 수 없는 망상에 지나지 않는다며, 거듭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북한은 특히 검증 문제가 합의돼야 테러지원국 해제가 발효된다는 미국의 주장은 6자나 미-북 사이에 문건상으로는 물론 구두로도 전혀 없었던 일이라며, 앞으로 테러지원국 해제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본성이 다시금 명백해진 이상 우리는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를 바라지도 않고 기대하지도 않으며 우리대로 나가면 될 것이다."

이와 관련해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한 간 6자회담 경제 에너지 지원 실무협의에 북한 측 수석대표로 참석한 현학봉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은 불능화 작업 중단이 곧 원상복구를 의미한다며, 외무성의 성명 내용을 확인했습니다.

" 무력화해서 말하자면 다 떼냈던 설비들을 그대로 놔두면 그게 녹슬고 못쓰게 되면 우리만 손해보겠는데, 그래서 무력화 중단이라고 할 때는 고유한 의미에서 원상대로 복귀한다는 겁니다."

현 부국장은 지난 해 시작된 영변 핵 시설 불능화 작업이 그동안 대략 90% 완료됐다며, 11개 불능화 대상 중 8개 대상이 완전무결하게 끝났다고 밝혔습니다.

현 부국장은 이어 검증 문제와 관련, 미국 측이 합의되지도 않은 사항을 요구하고 있다며, 임의의 장소를 불시에 방문해서 시료도 채취하고 측정기재로 검사한다는 국제적 기준을 적용한 사찰은 강제사찰과 다름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같은 사찰 방법을 적용하면 결국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정세만 긴장된다고 현 부국장은 말했습니다.

한편 북한이 영변 핵 시설 불능화 작업을 중단한 데 이어 결국 원상복구 작업까지 진행함에 따라 앞으로 북 핵 협상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미 국무부는 이번 주 정례브리핑에서 뉴욕채널을 통해 북한 측과 계속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미-북 간 협상은 사실상 중단 상태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