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는 18일 중국 등 제3국에 체류하는 탈북자들에 대한 보호와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해 보는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토론회에서는 해외에 체류 중인 탈북자들을 비롯해 북한에서 태어나 자란 화교 출신 탈북자들의 법률 지원에 관한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 국회의원들의 연구단체인 국회인권포럼은 18일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재외 탈북자의 법적 지위'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렸습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중국 등 제 3국에 체류 중인 탈북자들의 신변보호에 관한 법률지원 문제를 둘러싸고 정부와 학계, 법조계 간의 열띤 토론이 벌어졌습니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인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축사를 통해 "탈북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들의 인권 보호는 한국 정부의 몫"이라며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선 법적인 논거를 명확히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재외 탈북자들이 수만에서 10만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들의 인권 보호를 위해 특히 한국 새 정부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 정책을 만들고 추진해야 합니다. 또 탈북자가 한국사회에서 정착할 수 있도록 정부가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저는 이것이 작은 통일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변호사협회의 이광수 변호사도 "헌법 제 2조 2항에 따르면 해외에 있는 한국 국민의 경우 체류 원인과 기간을 불문하고 모두 한국 정부의 보호를 받는다"며 "해외체류 탈북자들도 해외에 있는 한국 국민과 마찬가지로 귀순 등의 특별한 절차 없이 정부의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변호사는 재외 탈북자들의 심각한 인권침해를 막기 위해 단순히 외교적인 노력에만 그치지 말고 이들의 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 보다 적극적인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법무부 심재철 검사는 "제3국에 있는 탈북자를 재외국민처럼 보호할 경우 해당국가와 분쟁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며 해외 체류 탈북자를 재외국민과 동일시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제3국가에게 탈북자와 대한민국 국민이 동일한 권리를 가졌다고 강제하기는 어렵습니다. 재중 탈북자의 경우 중국 정부에선 불법체류자 혹은 범법자로 규정하고 있는데 한국 정부가 만약 이들이 살수 있는 공간과 자금을 지원을 해줄 경우 '범인 은닉'에 해당됩니다. 상당히 어려운 문제이므로 외교적 노력이라는 큰 틀에서만 접근할 수 밖에 없습니다."

심 검사는 다만 "이들의 인권보호를 위해 난민지위를 요청하거나 한국입국을 허용하도록 하는 등 외교적인 노력을 보다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외대 법학과 이장희 교수는 "한국 정부는 지금까지 재외 탈북자 문제에 대해 소극적인 입장을 보여왔다"고 지적한 뒤 "이들에게 난민 지위를 부여하는 국제법적 논거를 보완해 국제사회를 통해 강한 여론을 일으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동안 한국 정부는 남북관계와 한중 관계 중시해서 너무 소극적으로 접근한 측면이 있습니다. 탈북자 문제는 이제 국제사회 문제인 만큼 유엔이나 미국 등 국제사회 여론을 움직이는 것도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봅니다."

북한에서 태어나 자란 화교 출신 탈북자들, 이른바 무국적 탈북자에 대한 법적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선문대 법대 장복희 교수는 "현재 무국적 탈북자들은 보호제도의 미비로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장 교수는 이를 위해 "무국적 탈북자의 경우 사실상 북한에서 거주했던 주민임이 인정되면 별도의 심사를 거쳐 국적을 인정하는 제도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장 교수는 이와 함께 무국적 탈북자의 국적을 최종 판단하는 법무부를 중심으로 국제법과 인권 전문가들로 구성된 '무국적자 인정협의회'를 구성하거나 이들의 보호와 지원을 전담하는 행정기구를 만들 것을 제안했습니다.

심재철 검사는 "현재 무국적 탈북자들의 경우 보호대상자로 결정되기까지 걸리는 상당한 기간 동안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한 채 사실상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며 "이들이 나중에 보호대상자로 결정될 지의 여부와 관계없이 안전하게 정착하기까지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