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 당국자들은 북한 지도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당장 권좌에서 물러나는 상황을 원하지 않는다는 분석이 미국에서 나왔습니다. 핵무기 통제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큰 이유라는 것인데요,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미국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관련해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미국의 뉴욕타임스 신문이 보도했습니다. 부시 행정부 내 누구도 김 위원장의 쾌유를 기원하지 않고 있지만, 동시에 지금 당장은 김 위원장이 권력을 잃는 상황을 원치 않는다는 것입니다. 

뉴욕타임스는 그동안 핵무기가 특정 국가에서 테러집단에 넘어가는 문제에 초점을 맞췄던 미국 정부 당국자들이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제기된 지금은 북한 내부에서 혼란이 일어날 경우 핵무기 통제권을 누가 갖느냐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정부의 한 정보 당국자는 가장 큰 걱정은 내부의 집단들이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정치적 혼란을 이용해 핵무기를 팔거나 권력투쟁에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무기 감시 당국자들이 독재자인 김 위원장을 마지 못해 선호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라고, 뉴욕타임스는 풀이하면서, 미국의 가장 큰 우려는 북한의 붕괴가 중국과 한국, 러시아, 미국 등을 북한의 핵무기 통제권을 장악하기 위한 다툼으로 몰아넣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부시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면서, 백악관 대변인이나 국방부의 입장을 종합하면, 생존감각이 뛰어난 강력한 북한 군부가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한 걱정할 이유가 별로 없다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고 풀이했습니다.

하버드대학교의 매튜 번 교수는 군부는 테러분자들에게 무기를 판매할 경우 자신들을 제거하는 보복이 가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해군전쟁대학의 북한 전문가인 조나단 폴락 교수는 북한과 관련해 나쁜 소식은 북한의 핵 통제체제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거나 심지어는 그런 체제 자체가 없을지도 모르는 것이라며, 하지만 좋은 소식은 북한의 핵무기가 6개 정도로 아주 소량이라 어느 정도 통제가 가능하다는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시사전문 주간지인 뉴스위크도 최신호에서, 일부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핵무기를 통제하고 있다는 사실보다 더 골치 아픈 것은 김 위원장이 갑자기 핵무기를 통제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는 경우라고 말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같은 우려는 김 위원장이 지난 주 정권수립 60주년 기념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더욱 가중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한국은 북한 붕괴에 대비한 실질적인 비상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 국민대학교의 북한 전문가인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는 한국은 이 문제를 건드리는 것을 금기시하고 있으며,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뉴스위크는 미국 당국자들은 놀랍게도 침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는 당국자들이 김 위원장의 건강이 호전되고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며, 또한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북한이 순조롭게 집단지도체제를 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뉴스위크는 부시 행정부는 북한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난민이 대거 유입되는 사태를 원치 않는 중국과 한국이 상황을 안정시키기 위해 전면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뉴스위크는 또 미국은 북한의 상황이 악화돼도 북한이 핵무기를 투하하거나 판매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면서, 김 위원장 시대의 끝이 큰 재앙은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상황이 순탄하기만 할 것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뉴스위크는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