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전에 진출한 북한이 내일 (10일) 중국 상하이에서 한국과 맞대결을 펼칩니다. 북한은 이번 남북 대결에서 승리할 경우 44년만의 월드컵 본선무대 진출에 유리한 고지에 오르게 됩니다. 이연철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 이연철 기자,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이 지난 7일 일제히 시작돼 9개월 간의 열전에 들어갔는데요, 북한의 출발이 아주 좋은 편이죠?

이=네, B조에 속한 북한은 1차전 아랍에미리트연합과의 원정경기에서 2-1로 승리하면서 기분 좋게 출발했습니다. 당초 B조 최약체로 평가되던 북한이 승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많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승리해 승점 3점을 확보하면서 일단 B조 1위로 나섰습니다.

북한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김정훈 감독도 예상 밖 성과에 만족을 표시했는데요, 당초 이번 원정 경기에서 무승부로 승점 1점만 확보해도 행복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승점 3점을 따고 돌아가게 된 것은 정말 좋은 출발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1차전 승리의 여세를 몰아 이번 남북 대결에도 상당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 북한이 내일 한국과의 경기에서도 승리한다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는데 상당히 유리한 고지에 오르게 되겠군요?

이= 그렇습니다. 북한을 비롯해 모두 10개 나라가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전에 진출했는데요, 각각 5개 나라씩 A조와 B조로 나뉘어 있습니다. 북한은 한국,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아랍에미리트연합과 함께 B조에 속해 있는데요, 이들 나라들과 자국과 상대방 국가를 오가며 팀당 8경기를 치뤄 순위를 가리게 됩니다. 조 2위까지 월드컵 본선에 직행하게 되는데요, 이미 승점3점을 확보한 북한이 내일 한국을 물리치고 승점3점을 더 보탠다면 앞으로 남은 경기들에 대한 전략을 짜기가 상당히 수월해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월드컵 본선 7회 연속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도 이번 남북 대결이 최종예선전 초반 판세를 좌우할 수 있는 최대 승부처로 여기고 필승을 다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 양측 모두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는 얘기인데요, 전망은 어떻습니까?

이= 객관적인 전력으로 본다면 한국이 우세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FIFA 랭킹만 봐도 한국이 51위에 올라 있는 반면, 북한은 116위로 B조에서 최하위에 처져 있습니다.

그러나, 올들어 세 번 열린 남북 대결이 모두 무승부로 끝난 데서 알 수 있듯이 역시 이번에도 섣불리 승부를 예측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북한은 3차 예선 6경기를 치루는 동안 아시아 국가들 가운데 유일하게 무실점을 기록했을 정도로 탄탄한 수비를 자랑하고 있는데요, 특히 지난 7일 열린 아랍에미리트연합과의 경기에서는 수비 조직력 이외에도 측면을 통한 빠른 역습이 더욱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국제축구연맹 피파는 최근 월드컵 최종예선 상황을 설명하며 아시아의 경우 북한을 복명으로 지목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피파는 북한 축구의 특징을 끈질김으로 묘사하면서 승리할 수 있는 힘을 지녔기 때문에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상대라고 평가했습니다.

한국의 경우에는 북한과의 세 차례 맞대결에서 항상 공격의 주도권을 잡고도 무승부에 그쳤는데요, 북한의 밀집수비를 돌파하는 문제와 기회가 왔을 때 골을 넣을 수 있는 결정력이 이번 남북 대결에서 승부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 이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은 서로 상대방 국가를 오가며 경기를 치루는 방식을 택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남북 대결이 한국이나 북한이 아닌 중국에서 열리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 국제축구연맹 피파가 주관하는 국가대항전에서는 해당 국가의 국기를 게양하고 국가를 연주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번 경기를 개최하도록 돼 있는 북한은 지난 3차 예선 남북 대결 때와 마찬가지로 평양경기에서 한국의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연주를 허용할 수 없다며 중국 개최를 추진했습니다.

피파는 북한의 그같은 움직임에 대해 규정 위반을 이유로 제재를 가할 수도 있지만, 정치적 논란으로 확산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북한 측 입장을 수용했습니다.

한국은 최종예선 첫 경기를 평양에서 갖기 위해 북한 측과 대화를 시도했지만 결국 합의점을 찾는데 실패했는데요,

아무래도 평양 보다는 중국이 경기하기가 수월하기 때문에 중국 개최에도 크게 반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홈 팀인 북한이 경기장 입장권 가격을 너무 높게 책정해 원성을 사고 있다구요?

이= 네, 이번 경기를 주관하는 북한축구협회는 1등석 입장권을 중국 돈 1천 4백 위안, 미화로 약2백30달러에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2005년을 기준으로 상하이 지역 노동자 평균 월급이 2천4백 위안 임을 감안하면 터무니 없이 높은 가격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2등석이 4백 위안, 3등석이 3백50 위안, 4등석이 2백50위안, 5등석이 2백 위안으로 책정됐습니다.

평소 중국 프로축구 입장권 가격인 20 위안에서 2백 위안에 비해 7배가 넘는 가격이며, 지난 3월 열렸던 3차 예선 남북대결 때 보다도 3배 이상 비싼 가격입니다. 당초 남북 대결에 큰 기대를 걸었던 상하이의 한국 교민들이

상당히 당혹해 하고 있다는 소식인데요, 이와 관련해 북한이 입장권 가격을 높게 책정한 것은 한국 응원단의 숫자를 줄이겠다는 의도라는 분석들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