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제라블 (Les Miserables)' 프랑스어로 '가엾은 사람들'이란 뜻인데요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가 1862년에 발표한 장편소설 제목입니다. 조각을 훔친 죄로 19 동안 투옥 됐다 풀려난 발장, 비뚤어진 사회정의감에 사로잡혀 집요하게 발장의 뒤를 쫓는 자베르 경감, 혁명가 앙졸라스, 발장의 양녀 코제트와 코제트를 사랑하는 대학생 마리우스 여러 주인공들의 얽히고 설킨 관계가 프랑스 혁명의 혼란기를 배경으로 펼쳐집니다.  

당시 프랑스의 시대적 상황을 반영한 소설로서 세계 명작의 하나로 꼽히고 있는데요, 소설을 토대로 뮤지컬, 그러니까 가무 이야기 '레미제라블' 세계 3 뮤지컬의 하나로 꼽힐 정도로 유명한데요. 최근 새롭게 제작된 뮤지컬 '레미제라블' 워싱턴 인근에 있는 울프트랩 야외 극장에서 선을 보였다고 하네요부지영 기자가 자세히 전해 드립니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세계에서 가장 오랜 공연 기록을 갖고 있는 뮤지컬입니다. 줄여서 보통 '레미즈'라고 불리우는 '레미제라블'은 원래 프랑스 뮤지컬이죠. 프랑스의 클러드-미셸 숀베르 씨가 곡을 쓰고, 알랭 부브릴 씨가 가사를 썼는데요. 1981년 파리에서 초연했을 당시에도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이 뮤지컬이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된 것은 영어판이 제작된 다음 부터입니다.

영국의 캐머론 맥킨토시 씨가 제작을 맡고, 트레버 넌 씨, 존 케어드 씨가 공동으로 연출한 영어판 '레미제라블'은 1985년 10월 런던의 바비칸 극장 무대에 올랐는데요.  그동안 상연 극장이 몇 번 바뀌긴 했지만 거의 23년이 다 되도록 여전히 많은 관객들을 끌어모으고 있구요. 뉴욕 브로드웨이에서도 1987년부터 지난 2003년까지 장장 16년 동안 공연이 계속됐고, 2006년 11월에 다시 재연에 들어가 올해초까지 상연되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 세계 21개 언어로 번역돼 38개 나라 무대에 올랐구요.  지금까지5천4백만명 이상이 관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때는 '뮤지컬 레미제라블에는 해가 지지 않는다', 이런 말이 있을 정도였죠. 한 나라, 한 도시에서 공연이 끝나면 바로 다른 나라, 다른 도시에서 막이 올라가기 때문에 그 순간 세계 어느 곳에선가는 '레미제라블' 공연이 벌어지고 있었다는 거죠. 하루 24시간, 1주일에 7일, '레미제라블' 공연이 계속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닉 매나스 씨는 미국 남부 조지아주 애틀란타에 본부를 둔 'Theatre of the Stars (스타 극단)' 단장인데요. 지난 주 워싱턴 교외 울프트랩 극장 무대에 오른 '레미제라블' 뮤지컬은 스타 극단이 제작한 것입니다. 매나스 씨는 뮤지컬 '레미제라블'이 이처럼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유는 작품에 담긴 보편적인 주제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사랑과 상실, 그리고 용서 등 많은 사람들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한번쯤은 느끼게 되는 것들이 담겨 있거든요. 그런 일들은 어떤 나라 사람이건, 어떤 배경을 가진 사람이건 누구나 다 겪는 문제니까요.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그런 보편적인 주제를 담고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뮤지컬, 북한에서는 가무 이야기라고도 부르죠?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사랑과 용서란 보편적인 주제 외에도 'One More Day (하루만 더)', 'Do You Hear the People Sing (사람들의 노래 소리가 들리나요)', 'I Dreamed a Dream (난 꿈을 꿨네)' 등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노래들이 널리 알려져 유명한데요. 극중에서 학생 혁명가들이 부르는 'Do You Hear the People Sing (사람들의 노래 소리가 들리나요)' 는 1989년 미국의 한 텔레비젼 방송이 중국 텐안먼 사태를 보도하면서 배경 음악으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레미제라블' 하면 무엇보다도 거대한 회전 무대와 강철 장벽을 떠올리게 되는데요. 스타 극단이 새로 제작한 '레미제라블'은 회전 무대나 첨단 기술을 이용한 무대 장치 없이도 관객들을 호응을 끌어냈습니다.

"1985년 런던 초연 때부터 '레미제라블' 무대 장치와 배경은 거의 바뀌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거대한 회전 무대나 자동으로 움직이는 장벽 등의 무대 장치는 첨단 기술을 필요로 하고 돈도 아주 많이 듭니다. 그래서 나온 생각이 배경 그림을 무대 뒷벽에 비춤으로써 관객들에게 사건이 벌어지는 시간과 장소를 알리자는 거였습니다. '레미제라블'의 작가 빅토르 위고는 뛰어난 화가이기도 했는데요. 빅토르 위고가 직접 그린 '레미제라블' 삽화를 이용했구요. 또 오케스트라 단원 수를 더 늘려서 관객들이 더 웅장한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제작했습니다." '스타 극단'은 앞으로 캔사스주 캔사스 시티와 조지아주 애틀란타에서 '레미제라블'을 공연할 예정인데요. 조만간 정식으로 '레미제라블' 순회 공연에  나설 수 있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새 영화 소개 순서인데요. 대학 교수와 제자 간의 격정적인 사랑을 그린 영화가 나왔습니다. 스페인 출신의 여성 감독 이사벨 코이세트 씨가 연출한 '엘레지 (Elegy)'인데요. elegy는 슬픈 심정을 담은 노래란 뜻으로 한국어로는 애가, 또는 비가라고 표현할 수 있겠구요. 그냥 엘레지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얼마나 슬픈 영화이길래 제목부터 애가인지, 김현진 기자에게 소개 부탁하죠.

데이비드 케페쉬는 저명한 대학 교수면서 권위있는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케페쉬는 자타가 공인하는 바람둥인데요. 여자, 특히 젊은 여자를 좋아하지만 단지 즐기기만 할 뿐, 절대로 사랑에는 빠지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쿠바 태생의 옛 제자 콘수엘라 카스티요를 만나면서 모든 것이 달라지게 됩니다.

두 사람은 곧 뜨거운 연인 사이로 발전하는데요. 콘수엘라는 케페쉬 보다 30살이나 나이가 어리지만, 그동안 케페쉬가 사귀었던 여자들 보다는 나이가 많은 편입니다. 콘수엘라는 케페쉬로부터 다른 여자들과 똑같은 취급을 받는 것을 용납하지 않습니다. 

'엘레지', '비가'는 미국 작가 필립 로스 씨가 2001년에 발표한 소설 '죽어가는 동물 (The Dying Animal)'을 영화화한 것인데요. 케페쉬 교수를 주인공으로 하는 3번째 소설입니다. 일부 문학 비평가들은 케페쉬 교수는 바로 작가 로스 씨 자신이란 지적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영화 '엘레지'에는 영국의 오스카상 수상 배우인 벤 킹슬리 씨가 케페쉬 역으로 출연했구요. 상대역 콘수엘라 역은 스페인의 유명 배우 페넬로피 크루즈 씨가 맡고 있습니다.

크루즈 씨는 벤 킹슬리 씨가 역할을 맡고 있는 케페쉬는 콘수엘라가 어떤 사람인지 진정으로 이해하는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콘수엘라가 30살이나 더 젊기 때문에 케페쉬는 겁을 낸다는 겁니다. 크루즈 씨는 킹슬리 씨가 사랑을 두려워하는 케페쉬 역할을 아주 훌륭하게 소화해냈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케페쉬는 영화에서 자신은 콘수엘라에게 단지 새로운 경험일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저 교양을 쌓는데 도움을 줬던 한 나이 많은 남자로 자신을 기억할 것이라고 말하는 겁니다.

케페쉬의 동료 교수이자 절친한 친구 역으로 데니스 하퍼 씨가 나오는데요. 하퍼 씨는 원작자 필립 로스 씨가 남성의 의식을 훌륭하게 표현했다고 말했습니다.

로스 씨 만큼 남성의 의식을 잘 포착한 작가는 별로 없었다고 하퍼 씨는 말했는데요. 매우 단순하면서도 솔직하게 남성을 표현했다는 것입니다.

필립 로스 씨의 소설은 처음부터 확실히 남성의 관점에서 쓰여져 있는데요. 여성 감독이 필립 로스 씨의 소설을 영화로 만든 것은 이사벨 코이세트 감독이 처음입니다. 하지만 코이세트 씨에 따르면 여성들도 로스 씨의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들을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여성이지만 데이비드 케페쉬를 잘 이해할 수 있고, 케페쉬가 하는 행동이나 그가 갖고 있는 두려움, 공포 등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영화 '엘레지'에는 벤 킹슬리 씨와 페넬로페 크루즈 씨 외에도 패트리샤 클락스 씨가, 케페쉬가 한 때 사귀었던 여성 역으로 나오구요. 피터 사가아드 씨가 케페쉬 교수와 의절하고 사는 아들 역으로 출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