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일린 스캔들'에 대한 언론의 입장들

(문) 김정우 기자, 지난 시간에 페일린 부통령 후보의 17살 먹은 딸이 임신을 한 사실을 두고 미국 안에서 논쟁이 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드렸는데요, 오늘 이 얘기를 좀더 해볼까요?

(답) 네, 어제까지만 해도 제가 미국의 언론들이 이 소식을 어떻게 보고 있나를 살펴보니까, 언론들은 이 소식이 선거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또 이에 대한 일반인들의 반응을 소개하는 것 외는 별다른 견해를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몇몇 언론사들이 이에 대한 나름대로의 견해를 정리하고 본격적으로 자신들의 생각을 밝히기 시작했습니다.

(문) 나름대로의 견해라면 임신 사실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 아니면 이를 감싸주려는 입장이겠죠?

(답) 그렇습니다. 먼저 이를 옹호해주려는 언론사로는 역시 보수파의 생각을 대변하는 신문이죠, 경제전문지인 월스트리트저널지가 있습니다. 이 신문은 지난 9월 2일에 제목이 '17살과 임신'이라는 논평을 실었는데요, 이 기사에서 페일린 부통령 후보와 그녀의 딸을 적극 옹호하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문) 이 기사에서 월스트리트저널지는 어떤 내용으로 페일린 후보 측을 옹호했나요?

(답) 뭐 일반적인 내용입니다. 딸의 임신은 페일린 후보의 사생활에 관한 문제다. 이런 사실은 페일린 후보의 업무수행 능력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 이 신문은 또 이러니 저러니 해도 아이를 낳고 키우는게 인생사에서 가장 중요한 의무다라는 사뭇 훈계조의 주장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기사에서 제 눈길을 끌었던 내용은 정작 이런 것들이 아니라, 이 기사가 인용한 한 통계자료였습니다.

(문) 어떤 내용이죠?

(답) 네, 알랜 굿매쳐 연구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미국에서 15살에서 19살 사이의 소녀들 중에서 거의 절반 가량이 최소한 한 번은 이성과 성관계를 가진 적이 있답니다. 또 이중에서 매년 약 75만 명이 임신을 한다고 하는데요, 이중에서 약 82%가 계획에 없는 임신을 한답니다. 아이를 가진 십대 소녀들 중, 29%는 아이를 지우고요, 14%는 유산을 하고 그리고 57%가 아이를 낳는다고 합니다.

(문) 월스트릿저널 신문이 이런 통계자료를 인용한 이유는 뭘까요?

(답) 아무래도, 미국에서 십대 소녀들이 임신하는 경우가 드문 일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려는 의도겠죠. 페일린 후보의 딸도 이런 평범한 소녀 중에 하나고, 이 아이가 임신을 했다고 해서 크게 나쁘게 볼 게 아니라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문) 월스트리트 저널지에 반해 부정적인 논조를 펴는 언론은 어딥니까?

(답) 아무래도 진보적인 성향을 보이는 뉴욕타임즈 신문입니다. 요즘 부쩍, 뉴욕타임즈지는 많은 면을 배당해서 이 소식을 다루고 있습니다. 물론 이 신문은 페일린 후보의 딸이 임신했다는 것에 대해서 도덕적으로 옳니 그르니 하는 말을 하지는 않습니다. 이보다는 뉴욕타임즈는 우회적으로 비판하는데요, 바로 이번 파문으로 매케인 후보의 부통령 후보에 대한 검증이 얼마나 허술하게 이뤄졌는지를 알 수 있다고 이 신문은 주장했습니다.

(문) 부통령 후보에 대한 검증작업은 오바마, 매케인 후보 진영 모두 철저하게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답) 네, 뉴욕타임즈가 이번 파문과 관련해 매케인 진영을 물고 늘어지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점입니다. 뉴욕타임즈는 과연 매케인 후보측이 페일린 주지사를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기 전에 페일린 주지사의 딸이 임신을 한 사실을 알고 있었는 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즈는 매케인 후보의 선거운동 진영과 페일린 주지사의 주변 인물들을 취재해서, 내린 결론에서 매케인 후보 측이 페일린 주지사를 부통령 후보로 지명할 당시 그녀의 딸이 임신한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라고 조심스럽게 추측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즈는 또 만일 이런 추측이 사실이라면 중요한 문제를 결정하는데 있어서 매케인 후보에 판단력과 능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주장했습니다.

(문) 듣고 보니까, 뉴욕타임즈의 주장대로 매케인 후보가 페일린 주지사를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기 전에 딸의 임신사실을 알았다면, 매케인 후보는 페일린 주지사를 부통령으로 지명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얘기로 들리는데요?

(답) 네, 뭐 기사를 읽고 곰곰히 생각해보면 그런 결론이 나옵니다. 쉽게 말하면 딸이 임신한 것은 페일린 후보 가정 문제라 딱히 뭐라 할 수는 없겠지만, 부통령 후보 검증과정에서는 이 사실을 반드시 고려했어야 한다는 얘기로 들립니다. 한마디로 페일린 후보는 자격미달이란 소리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닌가 싶고요.

(문) 자, 공화당의 페일린 부통령 후보, 딸의 임신 파문, 이 파문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되고 또 앞으로 있을 대선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지켜봐야하겠죠?

 

태풍 대피 명령에 불만인 이재민들

(문) 김정우 기자, 다음 소식은 어떤 소식인가요?

(답) 강력한 태풍, 허리케인 구스타브가 미국 남부 지역을 휩쓴 다음, 대피했던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가고 있는데요, 이렇게 대피했던 사람들 중에서 일부가 이번에 내려졌던 강제 대피 명령에 불만을 표시했다는 소식입니다.

(문) 2005년에 큰 피해를 냈던 허리케인 카트리나 때는 대피명령이 늦었다고 난리가 났었는데, 이번에는 대피 명령을 내렸다고 불만이라니 좀 이상하네요?

(답) 이런 불만은 주로 허리케인의 영향을 조금 덜 받았던 텍사스주 지역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태풍으로 약 200만 명이 대피를 했는데요, 이런 강제대피령으로 대피소에 머물면서 음식이나 물을 포함해 모든 불편을 참아야 했던 텍사스주 지역의 이재민들이 이번 강제대피령은 과잉 조치가 아니었냐고 정부당국을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또 허리케인이 물러가고 난 뒤 루이지애나주는 지난 3일 이재민의 복귀를 허용했지만, 그 이전에 이재민들이 도시에 복귀해도 좋다는 명령이 나오지 않으니까, 루이지애나 주 이재민들도 불만이 높아졌다고 합니다. 이런 걸 보니까 정부에서는 태풍이 오니까 빨리 피하라고 했는데, 태풍이 지나가고 난 뒤에 보니까, 생각했던 것보다 태풍의 위력이나 피해가 적은 걸 보고, 사람들이 불만을 터뜨리는 것 같습니다.

(문) 이런 불만에 대해 자연재해를 관할하는 국토안보부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요?

(답) 마이클 쳐토프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번에 구조활동을 대규모로 벌이지 않았던 것과 또 심각한 위험에 처했던 사람이 적었던 것은 다, 주민들이 신속하게 대피했기 때문이라면서 그같은 조치를 옹호했습니다. 루이지애나주의 재해관리 책임자 팻 그리핀 씨도 주정부가 양치기 소년이 되는 한이 있어도 이번 대피령은 안전을 위해서 취해야 했던 당연한 조치라고 말했습니다.

(문) 강력한 태풍, 한국에서의 태풍과는 좀 다르긴 한데요? 강력한 일종의 돌풍입니다. 미국에서는 허리케인이라고 부르는데요, 이 허리케인이 몰아닥치는 기간, 아직 끝나지 않은거죠?

(답) 미국에 접해 있는 바다인 대서양 지역에서 허리케인이 발생하는 기간이 아직도 3개월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지금도 허리케인으로 변하기 이전 상태인 열대성 폭풍이 세 개가 발생해서 이 지역에 대기하고 있다고 하네요.

(문) 그래도 이번 허리케인 구스타브는 생각보단 피해를 덜 끼쳤죠?

(답) 네, 허리케인 피해 중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이 인명피핸데요, 이번에 사망자는 단 8명 뿐이었습니다. 지난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때는 무려 1600 명이 사망했죠. 또 큰 피해가 가리라고 예상되던 걸프만 연안의 석유시설들도 거의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