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는 세계식량계획, WFP의 대북 식량 지원 요청에 대해 가능한 한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김하중 통일부 장관이 밝혔습니다. 김하중 장관의 발언은 지난 2일 북한의 식량 사정이 지원 결정에서 가장 큰 고려요인이라고 밝힌 데 이어 나온 것인데요, 대북 식량 지원에 대한 한국 정부의 태도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한국의 김하중 통일부 장관이 인도주의 정신에 입각해 적극적으로 대북 식량 지원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 장관은 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10주년 기념식에서 "국제기구에서도 북쪽 식량 사정이 심각하다고 하고, 국내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므로 주무 장관으로서 지금보다는 좀 더 적극적으로 식량 지원을 검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김 장관은 남북관계가 경색국면인 점을 감안해 "현재 북한이 우리의 제의에 의구심을 갖고 있는 만큼 민화협이 북한에 한국 정부의 입장을 잘 전달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지금 북한은 우리 제의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습니다. 저는 민화협이 북한에 대해 우리 정부의 입장에 대해 잘 이해시켜주시길 진심으로 당부드립니다. 앞으로 한국 정부는 대북 인도 지원의 중요성을 충분히 감안해 인도주의적인 정신과 동포애에 입각해서 적극적으로 또 긍정적으로 검토할 생각입니다. "

김 장관의 발언은 한국 정부가 세계식량계획(WFP)의 거듭된 대북 식량 지원 요청에 대해 분명한 태도를 밝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정부 고위 당국자로서는 처음으로 적극적인 태도를 밝힌 것입니다.

그동안 한국 정부는 금강산 총격 살해 사건으로 악화된 국내여론을 의식해 식량 지원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2일 세계식량계획으로부터 거듭 지원 요청을 받으면서 한국 정부는 북한의 식량 사정을 지원 여부의 가장 큰 고려요인이라고 밝혀 입장 변화를 내비쳤었습니다.

지난 한 달 간 세계식량계획이 세 차례에 걸쳐 한국 정부에 대북 식량 지원 동참을 요청했지만 한국 정부는 계속 유보적인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비록 김 장관이 'WFP를 통한 지원'을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북한이 한국 정부의 직접 지원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WFP를 통한 지원 방안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입니다.

통일부 김호년 대변인도 4일 브리핑에서 김 장관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언급한 식량 지원의 방법에는 "WFP를 통한 지원 방법도 당연히 포함된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대북 식량 지원과 관련해서 아직 결정된 것은 없지만 북측의 식량 사정을 감안해서 가능한 한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는 점을 말씀을 다시 한 번 확인해 드립니다."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과 관련해 김하중 장관은 "북한은 이 사건을 정확하게 인식해야 하며, 이 사건으로 남북관계를 걱정하는 많은 분들의 입장이 어려워졌다"며 북한이 남북대화에 나설 것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한편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정세현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 상임의장은 대북 식량 지원 문제와 관련해 정부가 나서기 전에 민간 차원에서라도 활동을 시작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정 의장은 그러나 "가장 바람직한 방식은 정부가 직접 지원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직접 나서기 곤란하면 명의상 대한적십자사나 민화협 등 비정부기구를 통한 지원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자리가 자리인만큼 정부가 나서기 전에 민간이 먼저 지원할 것을 제안합니다. 민간이 앞장서 문을 열고, 정부도 직간접으로 대북 식량 지원에 동참하는 것이 훗날 남북관계를 복원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