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개인적 가치 기준을 넘어선 '하나의 미국'은 이번에 공화당이 전당대회에서 내건 의제 중 하나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인을 제외한 소수계 주민의 참여비율은 매우 저조하다고 합니다. 이에 대한 내용을 역시 세인트 폴에서 김근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에서는 민주당에 이어 공화당이 대통령 후보를 지명하기 위한 전당대회를 열고 있습니다. 두 당의 전당대회는 겉으로 드러나는 뚜렷한 차이가 있습니다. 백인을 제외한 소수계 주민의 참여 비율입니다.

지난주 덴버에서 전당대회를 개최한 민주당의 경우 대의원 중 소수계의 비율이 절반에 가까운 43%였습니다. 하지만 세인트 폴에서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 대의원 중 소수계는 13%에 불과합니다. 민주당에 비해 1/3도 안되는 수준입니다.

한국계를 포함한 아시아계 미국인의 참여에도 큰 차이가 납니다. 민주당은 대의원 중 5%가 아시아태평양계지만, 공화당은 1%에 불과합니다.

현재 미국에서는 백인이 아닌 소수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2042년에는 백인 비율이 현재의 70% 정도에서 절반 미만으로 줄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따라서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소수계를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공화당의 경우 소수계 참여가 여전히 부진합니다.

한국계 미국인이며, 버지니아 주 대의원으로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한 헤롤드 변 씨는 소수계 사이에서 공화당에 대한 이해와 정치 참여가 부족한 것을 이유로 꼽습니다.

"공화당에 사람이 없다고 그러는데, 미국은 누가 주는게 아니거든요. 우리가 스스로 찾아야 된다구요. 그래서 민주당도 좋지만 공화당에도 많이 참석해서 어떤 당이 정말 소수계에 이익이 되는지 봐야 하는데, 저는 공화당이라고 생각합니다."

공화당의 공약과 정책을 살펴보면 소수계 주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만, 이보다는 '공화당보다 민주당이 소수계에 유리하다'는 선입견이 더 크게 작용한다는 것입니다.

미국 뉴욕에서 한인 정치참여 운동을 벌이고 있는 '한인유권자센터'의 김동석 소장도 공약 하나하나를 뜯어봤을 때는 오히려 공화당이 한인들에게 더 가까울 수 있지만, 여전히 한인 밀집지역에서는 민주당에 대한 지지가 압도적이라고 말합니다.

"민주당 정책 자체가 일반 중산층 이하, 서민들 위주로 갖는 이슈들이 명백합니다. 따라서 대게 대도시에서 살고 있는 아시안들 등 이민자들은 정서적으로 민주당과 좀 가깝게 지내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정치 참여 폭도 넓고, 4년마다 열리는 전당대회에 참가하는 숫자를 보더라도 소수계, 특히 한인을 통해서 봐도 민주당이 월등히 많죠. 다만 중요한 것은 한국인들이 살아가는 일반 생활 수준이나 정서가 사실 정책적으로 공화당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공화당에 관계된 한인들이 공화당 쪽의 정책을 좀 정확하고 명확하게 한인 사회에 알리고, 공화당 전당대회에도 한인들이 더 많이 참가해서 정치권과 연결하는 역할을 하면 좋겠죠."

이런 가운데 공화당 내에서도 소수계의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빠르게 성장하는 소수계 커뮤니티를 흡수하지 못하면, 시간이 갈 수록 정치적 영향력이 줄어들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번 전당대회에 조지아주 전체 대의원 72명 중 한 명으로 참석한 박선근 씨는, 공화당에서도 소수계 주민에게 당의 가치를 이해시키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우리 이민자들, 특히 아시아에서 온 이민자들은 여기서 태어나도 얼굴 때문에 외국인 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공화당에서 정강정책을 마련할 때나 아니면 회의에서 요구하는 것은 적법하게 미국에서 살고 있는 이민자들에 대한 인식의 폭을 넓혀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공화당도 노력을 하겠다는 입장이구요. 특히 맥케인 상원의원이 대통령이 되면 이민자에 대해 훨씬 적극적인 정책을 펼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