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이볜 전 타이완 총통의 비리 혐의에 대한 수사가 본인과 가족은 물론이고 측근들에게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 타이완 검찰은 천 전 총통의 돈세탁을 덮어준 혐의로 정보기관의 전직 책임자를 기소했습니다. 김연호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MC:  타이완 검찰이 이번에 기소한 전 정보조사국장,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천수이벤 전 총통 아래서 정보기관인 정보조사국 국장을 지냈던 예성마오라는 인물인데요, 6년 넘게 국장으로 일하다가 천 총통이 퇴임한 뒤 지난 7월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MC: 타이완 검찰이 예성마오를 기소했는데, 어떤 혐의가 드러난 겁니까?

기자: 검찰에 따르면 예성마오는 정보조사국장 시절, 당시 천 총통과 가족이 해외로 돈을 빼돌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눈감아 줬습니다. 사건 내용을 알고 있는 부하 직원들이 법적 조치를 취하라고 권고했지만, 예 씨는 이를 묵살하고 오히려 관련 서류들을 숨겼다고 검찰은 밝히고 있습니다.

MC: 천 전 총통과 가족이 해외로 돈을 빼돌리고 있다는 혐의는 어떻게 밝혀졌습니까?

기자: 최근 들어 세계 각국은 금융정보 분석 기관을 설치해 수상한 금융거래 정보를 수집 분석하고, 이를 다시 에그몽 그룹이라는 국제기구에 보내서 다른 나라들과 정보를 교류하고 있는데요, 지난 1월 천수이볜 당시 총통과 부인이 며느리의 스위스 은행계좌에 2천만 달러를 송금한 사실이 에그몽 그룹의 정보망에 포착됐습니다. 에그몽 그룹은 이 돈이 여러 나라를 거쳐 스위스 은행에 송금된 사실을 감안할 때 돈세탁 혐의가 짙다고 보고 타이완 정보조사국에 이 사실을 알렸습니다. 정보조사국 요원들은 즉각 예성마오에게 이 사실을 보고했지만, 예 씨는 이 문제가 너무 민감하고 극비를 요하는 사안이라면서 자기가 알아서 처리하겠다고 말하고는 관련 서류들을 감췄다고 검찰은 밝혔습니다.

MC: 예 씨는 혐의 사실을 인정했습니까?

기자: 예 씨는 자기로서는 최대한 할 일을 다했고, 천 전 총통의 돈세탁 혐의를 덮을 생각은 전혀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예 씨는 에그몽 그룹으로부터 전달 받은 내용을 서면보고는 아니지만 구두로 상관에게 보고했고, 그 뒤에는 다른 일 때문에 바빠서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검찰이 예 씨의 집을 전격적으로 압수수색한 지 1주일만에 예 씨를 기소한 것을 보면 혐의 사실을 입증할 증거를 상당히 확보한 것으로 보입니다. 예 씨는 재판에서 혐의 내용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2년 6개월 형을 선고받을 전망입니다.

MC: 검찰의 수사가 천수이볜 전 총통과 가족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없습니까?

기자: 현재 검찰은 스위스로 송금된 돈이 뇌물이나 다른 불법 수단으로 모은 것인지, 그리고 송금 행위가 돈세탁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천 전 총통 부부와 친인척들이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라 있는데요, 이들 모두 검찰에 의해 출국이 금지된 상태입니다. 검찰은 천 전 총통의 자택과 사무실도 압수수색했는데요, 하지만 정식 기소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MC: 천수이벤 전 총통은 스위스 송금 사건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고 있습니까?

기자: 천 전 총통은 돈이 송금된 건 사실이지만, 돈을 보낸 사람은 자기가 아니라 부인인 우수전 씨였고 자기는 이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우 씨도 남편은 모르는 일이라며 모든 책임을 혼자서 지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천 전 총통의 아들 부부도 검찰에 소환돼서 조사를 받았는데요, 말을 맞춘듯 모두 어머니가 시킨대로 했을 뿐이라고 진술했습니다. 돈의 출처와 관련해서는 천 전 총통은 재임 시절 받은 정치헌금 가운데 신고하지 않고 남은 돈이라는 설명을 내놓았습니다. 정치헌금을 모두 신고하지 않은 건 불법이지만 부정한 방법으로 모은 돈은 아니라는 게 천 전 총통의 입장입니다. 타이완의 법 규정상 정치헌금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을 경우 벌금을 많이 물어야 하지만 징역형은 면할 수 있습니다. 천 전 총통의 설명은 이런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입니다.

MC: 천수이벤 전 총통이 상당히 궁지에 몰린 것 같은데, 사실 천 전 총통은 재임 중에도 비리 의혹에 휘말리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천 전 총통은 총통 재직 시절 부인과 함께 5만 달러에 가까운 돈을 특별경비에서 횡령한 혐의가 드러났지만, 면책특권 때문에 수사를 받지 않다가, 지난 5월 총통 자리에서 물러난 뒤 현재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부인 우수전 씨는 이 사건과 관련해 이미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MC: 지금까지 타이완의 천수이볜 전 총통 가족이 비리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