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로 위장한 뒤 이성교제를 미끼로 군 장교 등과 접촉하면서 군사기밀 수집 등 간첩 활동을 해 온 여성이 한국 공안 당국에 체포됐습니다. 한국 내 탈북자가 급증해 온 지난 10년 사이에 탈북자 간첩이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환용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의 수원지방 검찰청과 경기도 경찰청, 국가정보원 등으로 구성된 합동수사본부는 위장탈북한 뒤 국내에 들어와 간첩행위를 해온 34 살 원정화 씨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원 씨는 한국군 장교 3~4명과 탈북자 단체 간부 등에게 접근해 군사기밀 등을 입수한 뒤 북측에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합동수사본부 액트: "탈북자 중 극소수이긴 하지만 간첩이 존재한다는 의심이 있었을 뿐 별다른 확인을 하지 못했었는데, 그 실체가 드러난 남파간첩의 첫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합동수사본부의 김경수 수원지검 2차장 검사는 원 씨와 내연의 관계를 맺고 군 안보 강사로 활동 중인 탈북자 명단 등을 넘겨 준 육군 모 부대 황모 대위도 구속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아울러 원 씨에게 간첩공작을 지시하고 그에게서 넘겨 받은 정보를 북측에 제공한 63살 김 모씨도 붙잡아 구속했습니다.

합동수사본부 조사 결과 원 씨는 북한의 국가안전보위부 소속으로 지난 2001년 10월 조선족을 가장해 한국 남성과 결혼한 뒤 한국으로 들어와 국가정보원에 탈북자로 거짓 자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후 원 씨는 군 부대 반공강연을 하면서 알게 된 황대위 등 경기 북부지역 부대 정훈장교 3-4명에게 이성교제를 미끼로 접근해 군사기밀을 빼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원 씨는 또 탈북자 단체 간부와 군 정보요원들도 접촉해 북한 노동당 비서 출신 귀순자인 황장엽 씨 등 탈북자들의 소재를 파악하고 탈북자 출신 강사들의 명단을 북한으로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원 씨는 한국에 들어온 뒤 경기도에 대북 무역 사업을 하는 회사를 차리고 공작금의 상당 부분을 자체 조달해 온 것으로 조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