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핵 검증체계에 대한 합의가 선행돼야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할 것이라는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했습니다. 미국 정부의 이같은 발표는 어제 북한 정부가 테러지원국 지정이 해제되지 않은 데 불만을 나타내면서 영변 핵 시설 불능화 조치를 중단한다고 선언한 데 대한 답변으로 나온 것입니다.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백악관의 토니 프래토 부대변인은 26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불능화 활동을 일시 중단했으며 이를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와 연계시키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프래토 부대변인은 미국은 그동안 핵 신고 검증체계가 마련될 때까지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 왔다며, 이는 새로운 요구가 아니며, 미국 뿐 아니라 다른 6자회담 참가국들의 공통된 요구라고 강조했습니다.

대나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도 26일, 북한이 약속을 지키면 미국도 약속을 지킬 것이라며, 북한은 핵 프로그램을 포기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수용할 수 있는 계획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북한의 조치는 6자회담에서 북한이 이행하기로 약속한 의무사항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국무부의 로버트 우드 부대변인은 26일 기자간담회에서,미국 등 6자회담 당사국들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기 위해 북한이 제출한 핵 신고서에 대한 검증체계의 필요성을 요구했고, 북한 역시 이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우드 부대변인은 북한이 영변 핵시설 불능화 작업을 중단한 것은 큰 우려 사안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드 부대변인은 북한이 6자회담 합의에 따라 지난 해 11월부터 시작된 영변 핵 시설 불능화 작업을 중단한 것은 북 핵 협상의 명백한 후퇴라고 지적했습니다.

우드 부 대변인은 북한의 이번 조치를 한시적인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앞으로 몇 주일 동안 다른 6자회담 참가국들과 협의해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중동을 순방 중인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북한이 여전히 이행해야 할 의무가 있음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 국무부는 북한의 영변 핵시설 불능화 중단 발표에도 불구하고, 국무부와 에너지부 관계자들로 구성된 대표단이 영변 핵시설에서 계속 감시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조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27일, 검증 문제로 미-북 간 대립이 격화되면 6자회담에서 합의한 비핵화의 시계바늘이 거꾸로 돌아가는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며, 핵 시설의 원상복구 조치를 고려하게 될 것이라는 북한 측 발표는 헛소리가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보다 앞서 북한은 지난 26일 외무성 대변인 성명을 통해, 미국이 약속한 기일에 자국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지 않은 것은 합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이에 대응해 지난 14일 영변 핵 시설 불능화 작업을 중단했다고 발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