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초의 국제대학원으로 오는 9월 문을 열 예정이었던 평양과학기술대학의 개교 일정이 또다시 미뤄질 전망입니다. 평양 과기대 건립을 추진 중인 동북아교육문화협력재단은 9월 개교가 사실상 어려워졌다며, 가능한 한 올해 안에 개교를 목표로 관계당국과 계속 협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문: 당초 평양과기대가 올 9월에 문을 열 것이라는 발표가 있었는데, 9월 개교 일정이 미뤄졌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지난달 초만 해도 평양과기대 설립공동위원장인 박찬모 전 포스텍 총장이 9월 중순 개교할 예정이라고 말하면서 기대가 높았었습니다. 하지만 건립의 실무창구인 동북아교육문화협력재단의 최청평 사무총장은 최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인터뷰에서 9월 개교가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문: 개교 일정이 미뤄진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죠?

답: 네. 동북아교육문화협력재단은 지난 2001년부터 남북한 정부의 허가를 받아서 북한 최초의 국제대학원이자, 남북한 첫 합작대학원인 평양과기대 설립을 추진해왔는데요, 한국과 외국의 교수들이 북한에서 직접 정보통신, 농업, 경영, 무역 등을 가르치도록 준비해왔습니다. 하지만 당초 2007년 4월이었던 개교 일정이 2007년 9월로 연기됐구요, 올해 들어서도 계속 일정이 미뤄지고 있습니다.

문: 대학 건물이 완공됐다는 소식도 있었고, 또9월 개교를 목표로 교수진을 선정해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왜 이렇게 어려운 겁니까?

답: 캠퍼스 건물 16개 동은 다 지어졌구요, 지금은 마무리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평양과기대 설립을 추진해온 관계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시설이나 인력 같은 학교와 직접 연관된 사항보다는, 북 핵 문제를 둘러싼 긴장과 남북관계 경색 등 정치 상황이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최청평 사무총장은 당국과의 구체적인 협의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으면서도, 최근들어 이런 정세 때문에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올 초만 해도 남북한 정부가 관심과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설립 사업도 상당히 탄력을 받았고 9월 개교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남북한 관계가 계속 경색 국면을 보이면서 설립 추진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 최 사무총장의 말입니다.

문: 최근 남북한 간의 경색된 분위기 때문에 여러 민간교류 사업들이 주춤하고 있는데, 평양과기대 설립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군요.

답: 그렇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평양과기대는 남북한 합작사업으로 추진되고 있고, 개교를 앞두고 여러 가지 세부적인 준비와 조율들이 필요한데,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문: 그렇군요.

답: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진전이 더딘 북 핵 문제도 걸림돌이 되고 있는데요. 평양과기대는 앞으로 과학기술을 가르치기 위해서 컴퓨터와 첨단장비들을 투입해야 합니다. 그런데 북한은 아직 미국의 테러지원국 목록에 올라있고 관련 제재를 받고있기 때문에 이런 첨단장비의 대북 수출이 금지돼있습니다. 만약 북 핵 검증체계가 마련되고 예정대로 북한이 테러지원국에서 해제됐다면 함께 풀릴 수 있는 문제인데, 여전히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죠.

문: 평양과기대 입장에서는 북한의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가 시급하네요.

답: 네. 또 미국 정부가 인도적 차원에서 수출이 금지된 물품의 북한 반입을 허용한 선례가 있기 때문에, 동북아교육문화협력재단에서도 이 문제를 놓고 계속 미국 국무부와 별도의 협의를 벌이고 있는데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문: 남북관계나, 북 핵 문제나 아직 돌파구가 보이지 않고 있는데. 평양과기대 개교도 당분간 시기를 예측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답: 최청평 사무총장은, 9월은 힘들어졌지만 늦어도 올해 안에는 개교한다는 목표로 남북한 당국과 계속 긴밀하게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진경 설립총장이 이 달 세째 주에 이어 지난 주에도 평양을 방문해서 북한 당국과 협의를 벌였다고 하구요.

최 사무총장은 또, 9월 개교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10월 중에 일부 단과대학만 부분적으로 개교한다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모든 여건이 마련됐을 때 전체적으로 개교를 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